[TRAVEL] INDIA - #5. 디우 인도인의 휴양지 (2)

in #kr7 years ago (edited)


디우 - 인도인들의 휴양지 (2)



디우에 도착한 첫날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인도에서 맡아 보지 못했던 바다 냄새도 맡을 수 있었고 마을 사람들도 외국인들을 신기한 동물 보듯이 쳐다보지도 않는 그런 한적한 어촌 마을.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을 당시 지어졌던 디우성에 올라갈 수 있다.

성의 꼭대기에 올라가 문을 닫을때까지 멍하니 있다가 내려오는것도 그저 좋았다. 꼭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몇시간씩 노닥거리면서 수평선의 해가 떨어지는걸 볼때면 세상 모든 걱정이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Fish Market 이라는 한국의 공판장 같은 느낌의 시장
저 정도 새우가 500루피정도 타이거새우라는데 입이 막입이라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요리는 어떻게? 게스트 하우스 루프탑에 있는 식당에 가져가면 100-200루피 정도를 받고 요리를 해준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루하루 노닥거리고 새우 먹는걸로 만족했으면 좋았을텐데... 디우에 있는 한국인들이 다 스쿠터를 빌려 해변가를 드라이브 하길래 면허도 없으면서 스쿠터를 빌린게 화근이었다.

처음엔 좋았지...ㅠㅠ

디우는 인도답지 않게 해변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스쿠터를 타고 달리면서 섬을 한바퀴 일주할 수가 있게 되어있다. 반짝이는 바다와 스치는 바람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도로가 좋으면 뭐하나 스쿠터 정비 상태가 엉망인것을. 빌린 스쿠터 바퀴가 이미 닳을대로 닳아서 코너를 꺽다가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났다. 다행히 혼자 넘어진거라 사람을 치진 않았지만 속도가 조금만 빨랐으면 다리가 다 갈려나갈뻔 했다.

가벼운 찰과상인줄 알고 스쿠터를 일으켜세워 일단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하지만 물로 씻고 보니 상태가 영 좋지 않아 게스트 하우스 주인에게 물어 오토릭샤 한대를 불러 일단 병원으로... 다행히 디우 안에 병원도 있고 시간도 늦지 않아 섬 밖으로 나가 병원을 가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현대적?인 인도 진료실
인도 국립 병원은 외국인에게 무료다.

병원비 걱정을 했는데 관광대국답게 국립병원에서 외국인은 병원비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보험을 들어놓고 오긴 했지만 병원비를 내고 서류를 챙겨 이것저것 제출했을 생각을 하면 으...

고마운건 내 앞에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상처를 보자마자 바로 진료를 봐주겠다고 하더니 진료실로 데리고 들어가줬다. 델리에선 사기치는 인도인들만 보다가 여기와서 이런 배려도 받다니 ㅠ 눈물이 찔끔 날려는데 너무 아파서 눈물도 안나오더라.

스쿠터를 타다가 다쳐서 오는 사람이 꽤 많은지 보자마자 Motorcycle? 을 물어보더니 껄껄 웃으면서 그래도 심하지 않은편이라고 매일 소독만 잘해주라며 간단한 처치를 해줬다. 한국에서도 맞아본적 없는 파상풍 주사도 인도와서 처음 맞아봤다.

심하지 않은거 맞나?

이 일 이후로 한국에서도 스쿠터는 누가 태워준대도 절대 타지 않게 되었다. 스쿠터 뿐만 아니라 바퀴 두개 달린건 전부 다. 자전거 빼고.

디우 일정이 4일정도 더 남아있었는데 매일 병원에 가서 소독을 받고 절뚝거리면서 돌아오는게 일과가 되었다. 그래도 하루가 다르게 상처가 아물어서 금방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됐다. 떠나기 하루 전에는 의사 선생님에게 성의표시는 해야겠다 싶어서 시장에서 나름 제일 비싼 파인애플과 몇몇 과일들을 사서 병원으로 가져다 드렸다.

쩔뚝거리면서도 또 해변가는 갔다.

처음 다쳤을땐 놀러와서 다치기나 하고 우울해졌었는데 매일매일 상태를 물어봐주는 게스트 하우스과 다른 한국인 동행들 덕분에 우울함은 어느새 날아가버렸다. 이튿날 부터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또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잘 먹고 다녔다. 새우도 세번은 더 먹었고 오콰이로(O'coqueiro) 라는 식당에서는 거의 모든 메뉴를 먹어보고 디우 여행을 마무리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게 된 디우에서의 5박6일이 되었다. 혹시나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다쳤다는 말도 가족들에게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어디 부러지거나 죽지 않았으니까 다행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대망의 바라나시로 출발~


#1.시작부터 사기꾼이라니
#2.사막에서의 하룻밤 (feat.Jaisalmer)
#3. 우다이뿌르 호수의 도시
#4. 디우 인도인의 휴양지 (1)

Sort:  

타이거 새우 크기가 정말 대단하네요!

막입이라 ㅎ.ㅎ 대하를 먹나 딴 새우를 먹나 맛있는건 똑같더라구요. 커서 입에 가득 차는 느낌이었습니다.

몸조심하셔요! ㅎㅎ 재밌게 봤습니다
보팅,팔로우 하고 갈게요 자주 소통해요^^

감사합니다 ^^!

Nice picture, I’m following you now.

thank you : )

✈ 타이거 새우 보면서 우와 맛있겠다 했는데 많이 다치셨네요 ㅠㅠ 빨리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ㅋㅋㅋ 감사합니닷 사실 예전에 다녀온거라 이미 다 나았어요 ^ㅛ^

큰일날뻔 하셨네요. 타이거 새우는 정말 크긴하네요. 잘 보고갑니다.

정말 뼈라도 부러지거나 그랬으면 디우 공항에서 바로 델리 공항으로 비행기 타고 가서 한국으로 올뻔했죠 ^^;; 10년 감수했습니다.

오오 새우 엄청 맛있겠네요!!! 그 앞에 있는 랍스터도... 어허허허
다리 엄청 심하게 다치셨는데...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도는 의료가 무료라는걸 처음알았습니다!!!
항상 사기만 치는줄알았는데... 좋은일도 하네요 어허허허 ㅎㅎㅎ

모두 무료는 아니고 국립병원 한정 '외국인'만 무료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크다보니 이런 정책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여행중 다치셔서 힘드셨겠습니다. 그래도 치료를 바로 하셨군요. 병원에서 사람들이 순서를 양보해줬다니 참 사람들이 사람들 마음씨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인도 사람들 정말 순박한 사람들은 한없이 순박하더라구요.슬프게도 몇몇 나쁜 사람들이 이미지를 망쳐놔서 그렇지요.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3
JST 0.027
BTC 57483.44
ETH 2574.21
USDT 1.00
SBD 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