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제 이야기.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효미닛입니다.

이 글은 @isis-lee님의 힐링이벤트 #3-1 자기 치유 "내 생에 최초의 기억은?" ....소식알림에 새소식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를 보고 작성 한 글입니다.

저는 어렸을 적, 매우 조용한 아이였어요. 누군가에게 말 하는 것도 매우 부끄러워했고 또, 무섭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지요. 그래서 나서서 하는 일 자체가 별로 없었어요.

학교에서도 매우 조용한 편이었고, 체격도 외소하다보니 조용히 자리에 앉아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했었어요. 그 때는 그걸로 매우 좋았어요. 누군가에게 신경쓰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 가 말이에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와 어울려야하고, 함께 해야하는 것들이 매우 많아졌어요. 그래서 반 내에 조용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게임도 하고, 책도 돌려보고 하는 그런 시간들을 보냈죠.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 고등학교에 입학했어요. 그런데 아버지 회사가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시는 바람에 지방에 살던 저는 서울로 이사를 했답니다. 매우 멀었죠. 거기다 방학기간이라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수단도 없었어요. 집에서 퍼즐이나 맞추기 일수였습니다.

그러다, 인터넷에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음악방송을 들었어요. 당시 세이클럽이라고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윈앰프로 음악방송을 할 수 있었어요. 음악방송안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누구나 쉽게 얼굴을 보지 않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그에 용기를 내서 나도 방송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방송을 시작해봤어요.

인터넷 음악방송은 제 성격을 모조리 변화시켰어요.

너무나 재미있었어요.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듣는 사람들이 도와줬어요. 그렇게 하면 된다고, 이렇게 해보는건 어떨까? 라고 하면서 계속 저에게 용기를 북돋아 줬어요. 나름 저만의 방송 스타일이 정해지면서 인터넷 음악방송국에도 들어가게 되어 저만의 방송시간을 받아 열심히 준비하고 방송했어요.

ㅇㅇ캐스트, ㅇㅇ캐스트 등 다양한 방송국을 오가며 제 이야기를 했고, 4,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 방송을 들어줬어요. 그리고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어요. 용기가 났어요. 누군가를 만나서도 지금 방송에서 하는 것처럼 자신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 그리고 여자 사람에게도 자신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라고 말이죠.

방송국에서 정모를 한다는 소식을 접해 듣고 청취자들과 방송국 디제이들이 함께하는 정모에 참여하게 됐어요. 방송에서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해봤어요. 되더라구요. 어렵지 않더라구요. 이렇게 한 번 해보면 될 것을 왜이리도 주저 주저 하고 망설였는지. 그때가 제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조용한 성격에서 매우 활달한 성격으로서의 변화 말이에요.

이러한 성격의 변화로 여자친구도 만나게 되고, 음악이 너무 좋아져서 음대로 진학도 했었어요. 행복한 순간의 연속이었어요. 이제 대학생활도 더욱 행복한 시간들만 가득할것이라고 생각 했었어요.

그런데 또다른 불행이 찾아왔어요.

대학 시절, 누구나 하기 꺼려했던 과대를 맡게 되었어요. 그런데 음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 말로 똥군기라는 것이 있었어요.

저는 그게 너무 싫었어요. 같은 과 친구들에게 집합 공지를 하는 것도, 학회비 수납 독촉을 하는 것도 말이에요. 저희 과는 신설과라 선배가 없었지만, 학부제였기 때문에 다른 과 선배들이 자꾸 저에게 연락을 해왔어요. 집합공지 또는 욕설, 학회비 수납독촉 등 말이에요.

어쩔 수 없이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친구들에게 공지 하고 문자 보내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과 친구들과는 거리가 생겨버렸어요. 저에게 연락만 오면 보기 싫은 공지들이 오다보니, 싫어할 수 밖에요.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 혼자가 됐어요. 그렇게 재밌을거라고 생각했던 학교가 가기 싫어졌고, 가지 않았어요. 부모님께는 학교 간다고 나와서 PC방이나 전전했고 그러던 중, 전임 교수님이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학교에 나오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셨어요. 부모님은 저에게 전화하셨어요.

그냥 아무말 없이 집으로 들어가니, 아버지가 성난 표정으로 일단 맞고 이야기를 들어주겠다 하셨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사랑의 매를 맞았어요.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요. 그리고 무릎을 꿇은 채로 이때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해 전부다 말씀드렸어요.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어요. 부모님께 너무 죄송했고 내가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에 대해서도 너무 슬펐어요. 모두 다 듣고 나신 아버지가 저에게 말씀 하셨어요.

다 괜찮으니, 우선은 휴학하자. 왜 미리 말을 하지 않았니..?

아버지의 그 따뜻한 말 한마디에 또 한번 눈물이 터졌어요. 그리고는 학기 중에 휴학을 하게 됐어요. 그 사실은 교수님께 그대로 전해졌고, 학교 내 똥군기가 사라지는 계기가 됐어요. 잘 된 일이었죠.

저는 휴학 후, 나 혼자 살아보겠다며, 집을 나와 방을 잡고 사회 생활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해봤어요. 돈을 벌어보지 못하면 아까운줄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직접 돈을 벌고, 방값을 내며 생활해 봤어요. 그 때의 경험이 제가 가장 돈이란 부분에 대해 집착? 아니..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부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요.

시간이 흘러, 군대를 다녀오게 됐고, 다시 학교로 복학하게 됐어요. 솔직히 무서웠어요. 다시 또 그런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런데 4년이 지난 후 복학하고 나니, 모든 것이 변해있었어요.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후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졸업할 수 있었어요.

그 이후 저는 크게 문제 없이 살아왔고, 결혼을 하고 알콩달콩 멋진 가정을 꾸려가고 있어요. 내 성격에 대한 전환점, 그리고 부모님의 사랑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다 지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버지의 그 한마디는 아직도 울컥하는 그런게 있더라구요. 글 쓰면서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네요.

세상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요. 그 사람들이 있기에 나를 조금 더 많이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주위를 둘러보고 사랑하세요. 그 사람들이 당신에게 많은 힘이 되어 줄거에요.

덕분에 저는 제 자신을 더욱 많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길었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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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왜 효님이 여자분이라고 생각했을까요 ^^;;; 건장한 아저씨셨군요. ^^

ㅎㅎ 이름 때문에 그럴지도.. 모릅니다^^; 건장한 아제입니다 ㅋㅋ

누군가에게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꺼내신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 되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또 감사해요^^ 가장 행복한 날로 만들어볼게요!

고생하셨어요ㅎㅎ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거에요. 자도 주변에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않고 화이팅하겠습니다!! 효미닛님도 화이팅!!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ㅎㅎ
다 지난 일이니까요. 좋은 댓글 감사드려요^^

^^참잘했어요 이제 표현했고 밖으로 내뱉았으니 상처가 추억이되고 있을거예요 홧팅

감사합니다^^ 뱉고나니 후련하네요 ㅎㅎ

어려운 일을 통해 성장하고 그렇게 어른이 되는 것 같아요. ^^

그런거겠지요^^? 지금은 아내 덕분에 매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똥군기 저도 정말 싫어했었네요. 후배들에게 군기 한 번 잡은 적도 없네요. 군대에서도 그랬던 것 같아요.

정말 없어져야 할 문화입니다.. ㅎㅎ ^^; 사회적으로 이슈가 많이 되서 요즘은 많이 사라지는 추세지요~

좋은 경험을 얘기해 주셨네요~
학교에서 삐걱대지만 않았더라면 그대로 쭈욱 더 큰 분으로 성장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그래도 지금은 모두 극복해서 잘 살고 있으니 다행이지요 ㅎㅎ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조용한 그런 아이였는데 계속해서 조용하게 살고 있는 중이죠.ㅎ
저와는 달리 전환점도 있으셨군요.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 있지만 지나고 보면 다 추억할 이야기들이죠.ㅎ
지금 알콩달콩 멋진 가정 꾸리는 그게 행복이 아닐까 해요.ㅎ

ㅎㅎ 맞습니다^^ 지금 현재가 좋다면 그게 좋은 것 아닐까요?

으.. 힘든 시기를 겪으셨었군요ㅠㅠ
그래도 그 시기를 거치셨기에 지금의 효미닛님이 있으신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ㅎㅎ

감사해요^^ 지금이 행복해서 다행입니다 ㅎㅎ

저는 행복총량제를 믿고 사는 사람인데요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사람마다 그 양은 정해져있어서 나쁜 걸 썼다면 이제 좋은 것을 쓸 차례입니다. 홧팅!

앗!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제 좋은일들만 파파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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