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자의 사진엽서│ 04 숲의 바람을 전합니다

in kr •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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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의 사진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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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바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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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혹시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편지를 보내고 있는 요일 말입니다. 의도적으로 한 요일씩 앞당겨 보내고 있었거든요. 첫 편지는 금요일, 그다음 편지는 목요일, 세 번째 편지는 수요일, 그리고 이번 편지는 화요일에 보내질 예정입니다. 매번 특정 요일에만 보내는 건 무언가 지루하니까요. 매일 편지를 쓸 수는 없지만 모든 요일은 거쳐보고 싶기에 약간의 '질서'를 부여해 보았습니다. 편지 고리들이 어긋남 없이 잘 이어지기를 바라면서요.




지난 금요일 아침 늘 같은 자리에 주차를 하고 집으로 올라가려던 찰나, 무언가 이상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길가 바로 옆에 빼곡한 숲으로 통하는 오솔길이 나 있는 거예요. 이 동네로 이사 온 지 두 달이 훌쩍 넘었는데 이제야 알게 된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언뜻 보면 그저 큰 나무들이 연속적으로 늘어져 있어 사람 손이 닿지 않게 보존된 깊은 숲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통로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였습니다. 어쨌든 저에게는 영화 '트루먼 쇼'에서 트루먼이 바다 수평선 끝에서 '무언가'─당신이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을 수도 있기에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을게요─를 발견한 것과 비슷한 충격이었습니다.




집에 와 카메라를 챙겨 들고 미지의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어귀에서부터 진한 숲 향기에 사로 잡혔어요. 좁은 내리막길이고 진흙탕이 절반이었기 때문에 발을 조심해서 디뎌야 했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 방치된 야생의 기운이 곳곳에서 느껴졌지요. 계속 가면 무엇이 나올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었지만 출구가 나오겠거니 생각하며 끝까지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원초적인 모험 감각이 깨어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길 아래로 흐르는 작은 개울 소리와 여기저기 숨어 낯선 존재의 출입을 알리는 새소리가 한 데 섞여 숲 속 깊은 곳으로 퍼졌습니다.




뉴질랜드에서만 자라는 니카우 야자수의 날렵한 잎새 끝으로 샹들리에의 크리스탈처럼 아침 이슬이 맺혀 있었습니다. 길이 좁아서 옷에 온통 이슬을 묻히며 걸었어요. 머리 위로는 높게 솟은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아래로는 파릇한 잎을 가진 식물들과 이끼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습니다. 숲의 정취에 한창 몰입할 때쯤 출구가 나왔어요. 알고 보니 집 아래 버스 정류장 근처의 놀이터로 연결되어 있더군요. 총 770m에 이르는 작은 숲이었지만 왕복 거리로 잠깐의 산책을 즐기기에는 딱이었습니다. 숲을 곁에 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이제는 숲 산책을 기대하며 매일 아침 눈을 뜨게 되었어요. 숲의 공기는 아무리 맡아도 계속 맡고 싶거든요.




이곳의 맑은 공기를 들이마실 때면 날로 심각해지는 한국의 대기 상태가 생각나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공기 문제가 가장 심각한 중국에서는 캐나다 로키 산맥 공기 7.7리터짜리 한 캔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 만 8천 원에 팔리고 있는데 이 마저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합니다. 물을 사 마시는 게 말도 안되는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는 공기가 물보다 더욱 비싼 값에 팔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맑은 공기는 인간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지만 이런 상태로 시간이 흐른다면 더욱 희소해질 것입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 시점에, 제주 비자림로 삼나무 915그루를 닷새만에 충분한 숙고 없이 무참히 잘라낸 것은 참으로 기계적인 판단이었습니다. 자연과의 공존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자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유일한 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진 것에 만족하고 욕심을 멈춰야하는 지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빠른 속도와 편리한 교통이 없어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건강한 자연 없이는 어떤 생물도 제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 생명의 근원에 자연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어릴 때 배운 걸 왜 우리는 성인이 되면서 다 잊게 될까요. 잘라내야 할 건 나무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자연 훼손을 쉽게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물질적인 가치를 위해 언제까지 우리는 스스로를 착취하며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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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nderholm Regional Park, Waiwera, New Zealand
ⓒchaelinjane, 2018




이번 엽서에는 이곳의 맑은 공기를 가득 담아 보내고 싶지만 사진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쉽기만 합니다. 해가 지는 웬더홈 숲에서 평온을 만끽하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제 곧 9월이네요. 그곳의 계절과 만날 지점이 찾아오고 있답니다. 자연의 생명력을 가득히 느끼는 한 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공기 정화를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을 주위의 풀과 나무들에도 안부를 전해주세요!




(2018년 8월 28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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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의 사진엽서 │ 우편함

2018년 8월 10일 금요일, 첫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2018년 8월 16일 목요일, 조절 가능한 불행에 대하여
2018년 8월 22일 수요일, 사진과 글로 호흡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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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elinj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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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들리에의 크리스탈 같은 아침 이슬. 크..
눈 앞에서 보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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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딱 그런 이미지였답니다 :)
오늘은 비가 와서 숲 산책을 즐기지 못했어요 ㅠ 괜히 기운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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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리리님은 그곳의 공기를 못 전해줘서 안타깝다고 하셨지만, 이미 글에서 니카우 야자수 숲의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모험심이 리리님을 그곳으로 이끈거군요..
아침을 설레게 만들어줄 숲을 찾은걸 축하해요...
요즘은 아침 산책을 즐기지 못하는 바쁜 사람들이 대부분
이라 아침산책 그것도 숲길 산책은 대단한 행운인거 같네요~~~
한국의 공기는 정말 걱정됩니다...
저도 제주의 역행하는 처사 소식을 접하고 살짝 분노 했더라지요...

오늘도 산들바람 같은 소식 잘 전해 들엇어요...
부디 건강 유의하시고 다음 소식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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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 케이티님 안부 감사합니다! :)
두 달동안 아쉽게 숲 산책을 즐기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부지런히 걷고 숨 쉬어보려구요. :)
어쩌면 천연 공기를 마시기 위해 이곳에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ㅎㅎ
내일도 방긋 웃는 하루 보내셔요-! 케이티님의 안부 인사 덕분에 마음 따뜻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

맑은 공기가 담기진 못했지만, 글을 읽으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청량하고 감각적인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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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ㅠㅠ 영광입니다. 소울메이트님, 편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평온한 밤 보내셔요 ^^

저는 제주와 서울을 오가는데, 제주에서 가장 안타까운 때가 곶자왈을 산책할 때에요. 특히, 천혜의 숲 한가운데 조성된 국제영어도시를 지나갈 때면 더더욱...... 제주의 생명수가 만들어지는 제주의 허파. 제주의 숨골을 곶자왈이라고 한답니다. 실제로 숲속 산책길에 땅 곳곳의 숨구멍이 참 신비롭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오염되고 숲은 밀어버리고 휴우~ 몇년 뒤를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ㅜㅜ

공기를 사서 마실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구절에 절대 공감하다보니 넘 무거웠나요 ㅎ 저도, 자연과 이야기 나누러 조만간 산책길에 다시 나서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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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정님, 제주-서울살이를 하고 계셨군요-!
곶자왈이 그렇게 소중한 존재인데 이미 국제영어도시를 조성할 때 숲을 한 번 밀었었군요ㄷㄷ
숲 한 가운데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구. 제주도마저 척박해지는 건 두고 볼 수가 없네요ㅠㅠㅠㅠ

오늘은 아침에 꽤 오랫동안 폭우가 쏟아져서 숲길을 걸을 수 없을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 창문이라도 열고 있어야겠습니다 ㅎㅎㅎㅎ 아정님 오늘도 힘내시는 하루 보내셔요!!!

서울의 하늘 구름
뉴질랜드의 숲 바람

우리는 함께 스팀월드에 있습니당~ ^^

반가워용~!
팔뤄와 보팅 응원해주셔
샤샤샤샤샤~샥~ 집들이 왔어용~ ^^

집들이에
팔뤄 풀봇 댓글 리스팀 4종 좋합세트 선물
남기고 갑니당~!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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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블루엔젤님! :)) 감사합니다 :))
맞아요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 스팀월드에 평화롭게 지내고 있네요 ㅎㅎㅎㅎ
한결 같은 에너지가 대단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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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당~ ^^
폰이 빨라지니 컴이 느무느무 느린거 같은 착각이 ㅋㅋㅋㅋㅋ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