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지는 밤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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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겨울 이불을 다시 꺼냈다.

저번 여름은 지독히도 더웠다. 올여름을 어떻게 나야 할지 두려운 마음에 이른 여름맞이를 했다. 작년에 동생이 사준, 덮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여름 이불을 꺼내 요 며칠 그 이불을 덮고 잤다.

몇 달 만에 에어컨을 틀었더니 냄새가 났다. 필터 청소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이제 곧 이사를 가야 해 업체를 부를지 고민이 됐다. 에어컨을 안 틀다 보니 창문을 열 일이 많았다. 요즘은 제법 더웠기 때문에 창문을 활짝 열어야 겨우 땀이 식었다.

며칠 창문을 열고 지내보니 제법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잘 때도 창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창문 너머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좋아서였는데, 새벽바람이 생각보다 매서웠다. 내가 모르는 잠버릇이 있는지 자고 일어나면 얇은 이불이 침대 밑에 떨어져 있기 일쑤였다. 어떤 날엔 너무 추워 얇은 이불을 몸에 둘둘 말고 잔 적도 있다. 어젯밤도 덜덜 떨다 새벽 늦게야 잠들었다.

요즘 나를 감싸고 있는 것이 얇고 얇은, 이른 때의 여름 이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뒤척임에도 금방 떨어져 나가는, 주섬주섬 올려야만 겨우 내 몸을 덮을 수 있는 그런 이불 말이다.

결국, 참지 못하고 두꺼운 겨울 이불을 다시 꺼냈다. 아직 창고에 들여놓지 않은 전기장판도 틀었다. 6월 중순에 전기장판을 틀고, 두꺼운 극세사 이불에 들어간다. 너무 좋다. 녹아버릴 것 같다.

얼마 안가 다시 여름 이불을 꺼내게 되겠지만, 이 두껍고 묵직하고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 이불로 여름을 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계절을 거스르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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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동생이 밤에 춥다고, 날씨 이상하다고 하더니 사실인가 봅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그쵸? 요즘 날씨가 이상한 거죠? 제 생각에도 엄청 더워야 할 것 같은데 새벽엔 가을처럼 추워요 ㅋㅋ 작가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여름이긴 하지만 밤에는 열대야가 아니라서 추울수도 있겠군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편안한 밤 되세요~

까불다 결국 감기 걸려서 골골대고 있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저흰 아직 겨울 이불 덮어요.. 새벽녘에는 많이 추워서요.. 문을 닫으면 될텐데 또 그게 너무 답답함이 느껴져서 ^^
겨울이불의 포근함이 아직도 좋습니다.

그러니까요. 너무 추워요. 한 번 문을 열기 시작하니까 닫기가 싫더라고요. 닫으면 왠지 꽉 막힌 기분도 들고... 얼른 일 끝내고 포근한 이불로 들어가서 쉬고 싶어요 ㅎㅎ

억지로 날 감싸려고 하지도 마시고, 날 감싸는 것을 더 단단하게 할 생각도 마시고, 그냥 놔두면 자연스레 단단해지지 않을까용...? 저는 애를 쓰면 오히려 안되더라구요ㅎㅎ

그건 그렇고 여름에 전기장판이라니?;;;

크크. 좋은 말씀이에요. 그래도 조금의 덮을 거리는 있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전기장판이 좀 덥긴 했는데... 알고 보니 감기에 걸렸더라고요. 오늘까지만 땀 뻘뻘 흘리면서 자려구요.

여름이불
겨울이불 동시에 쓰고 있습니다
감기 조심해야하는 타이밍이네요 ㅎㅎ

앗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더울 땐 여름 이불로 들어갔다가, 추우면 다시 겨울 이불로...! 천잰데요?!

저도 여름 이불을 꺼냈다가 다시 겨울 이불까지는 아니고 적당히 두꺼운 이불을 덮고 지내고 있어요. 창문은 활짝 열고 자야하니까요. ㅎㅎㅎ

창문 활짝 열고 주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군요. 역시 적당한 게 제일이죠! 그래도 새벽엔 추우니 감기 조심하셔요 :)

전기장판과 두꺼운 극세사 이불! 땀띠 경보가 울립니다ㅋ
마음엔 두터운 이불을 덮으시길 바랍니다^^

쏠메님의 따뜻한 댓글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역시 전기장판은 좀 덥긴 하더라고요 ㅎㅎ

저희 동네도 지난주말에 조금 기온이 내려갔어요.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계도님 계신 곳도 쌀쌀해졌군요. 왜 감기에 걸렸나 하고 생각해보니 환절기더라고요. 계도님도 감기 조심하셔요:)

요즘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정말 크지요.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이 글을 하루만 더 일찍 올릴 걸 그랬나 봐요. 환절기 무시하다 감기 걸려 골골대고 있습니다. 카일님이 보내주신 링크로 글 틈틈이 읽고 있어요. 뭔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기분이랄까요? ㅎㅎ 바쁘신 와중에도 건강 유의하셔요!

에구ㅠㅠ 고생하시겠어요..! 얼른 나으시길 바랍니다!!!

전 오늘 일찍 퇴근해서 여태껏 자다가 이제 일어났어요ㅎㅎㅎ 내일은 집에서 일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왔으니 내일은 늦잠을 좀 자려구요~!!

백수 남편의 일기... 부족하고 부끄러운 글이지만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ㅎㅎ 혹시나 하고 드린 링크였는데, 진짜로 읽어주시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부끄럽기도 하구요ㅎㅎㅎㅎㅎ

나루님은 moon lover

나는 moon liver

오드리는 moon river

피터님 라임이 대단하신데요! 저는 실은 달보다 나무와 풀을 더 좋아한답니다. ㅎㅎ 좋은 밤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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