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짝] 천년을 사랑하고픈 남자

in #kr-writing7 years ago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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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 포니테일을 한 남자
지난 글 - 테니스 치는 미대 나온 남자
지난 글 - 기도하는 남자


한 여자를 천년동안 사랑하고픈 그 남자는 그 뒤로도 쭉 변함이 없었다. 그와 나, 그리고 교회의 모든 아는 분들 사이에 암묵적인 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내가 가는 곳엔 항상 그가 있는 그림자 같은 관계. 그는 참 꾸준하게 조용히 티를 내고 다녔다.

눈독들이던 자매들도 더 이상 그에게 들이대지 않았고 부목사님도 그에게 더이상 자매들을 언급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모든 눈이 우리를 향해 있었다. 우리보다 그들이 더 애가 타는 것 같았다.
뭔가 짜릿한 연애나 결혼 발표라도 바라는 듯 했으나 우린 아무 변화가 없었다. 나의 무덤덤도 한 몫 한 듯하다.

그저 새벽 기도가 끝나면 같이 아침을 먹고 각자 직장으로 헤어졌다가 수요예배, 금요 예배를 함께 하고 헤어지고를 반복.
주일은 아침 일찍 만나 같이 교회를 가고 끝나면 같이 시간을 보내고. 평범한 일상.

난 나름 독신주의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 때부터 혼자 밥먹고 혼자 영화보고 혼자 노는 연습을 했다. 나름 독립심이 아주 강한 여자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살았다. 도움받는 것에 별로 익숙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참 희한한 것은 이 사람과의 모든 일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쇼핑 가서 내 옷을 골라 사주고, 내가 좋아하는 바다에도 데려다 주고, 내 차 엔진 오일도 갈아주고. 내가 경미한 자동차 접촉 사고를 냈을때도 같이 가서 해결해주고. 뭐든지 척척 알아서 해주는 맥가이버 같은 사람.
그 사람은 참 거부감없이 다가왔다. 자연스레 손을 잡고 자연스레 어깨를 감싸안고 자연스레 뺨에 뽀뽀를 하고.
그냥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들릴때의 반가움과 평안함처럼.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더 설레발을 치는 듯 했다.
나이들도 있는데 무슨 데이트야, 빨리 결혼하던가, 교회에서 연애 오래하면 좀...

뒷얘기 듣기를 싫어하는 나는 하루 날잡아 그에게 정색하고 이야기한다.

"혹시 몰라서 미리 해두는 얘기인데요, 전 결혼 같은 거 생각없거든요. 그러니까 부목사님이 소개해주시는 다른 자매분들 만나셔도 되요."

누가 결혼하재요? 그냥 이렇게 평생 친구하면 되지.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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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달팽이님~ 제목 만으로도 심쿵!!이예요.

그는 참 꾸준하게 조용히 티를 내고 다녔다.

ㅋㅋㅋ 멋있습니다. 학교 다닐때 선생님께서 첫사랑 이야기 해 달라는 고딩 소녀들에게 “결혼은 편안한 사람 하고 해야 한다. ^^ 라고 말씀하셨었죠. 읽다 보니 생각 났어요. ^^

그 분 말씀이 맞네요~ 그런 면에서 전 성공했네요~^^

가진자는 여유가 있는 법이지요^^

디토! 아쉬운 게 없는 사람이 이기는 법이지요~

ㅎㅎ

아쉬운게 없는 사람..

무섭습니다^^

이렇게 드라마 한 편이 시작되는 군요.
그런데 풀보팅 해봐야 찔끔이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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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 님께서 읽어만 주셔도 감사합니다^^ 벌써 중반을 지난 걸요 ㅎㅎ 막장 아침드라마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아....정말....남자분 진짜 대단하신듯..
근데 이건 네이버 웹툰처럼 결제하고 미리보기 같은거 없나요?ㅋㅋㅋㅋㅋㅋㅋ아 궁금해궁금해~

같이 살고 있는 제 눈에만 대단하죠 ㅎㅎ 궁금하면 오백원 ㅋㅋ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정말 두분 모두 되게 담담하시네요ㅋㅋㅋ
주위를 더 안달나게 한 이유 아닐까요:D

둘 다 좀 초연하죠 ㅎㅎ

플로리다에 살고 계신가 봐요.
저도 동부에 있습니다.
교회서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부부가 좀 있는 듯 해요.
교회분들은 나이 적당한 씽글들 보면
저 둘이 어찌 안될까 생각하시더라구요.
암튼 팔로우하며 담 얘기 기대할께요.

저도 팔로우했습니다. 보스턴에 계신가보네요,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뵈요~

천년이 가도 난 너를 잊을 수 없어 사랑했기 때문에~ 혹시 박완규? ㅎㅎ
잘보고 갑니다~

박완규보다 좀 잘 생겼습니다 ㅎㅎ

ㅎㅎ 네 ~ 박완규보다 ^^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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