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짝] 테니스 치는 미대 나온 남자

in #kr-writing7 years ago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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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 : 포니테일을 한 남자


테니스 치는 미대 나온 남자

내가 절대 전화를 기다리지 않았던 그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주일이 돌아왔다.
교회에 간 나는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나의 눈은 온 예배당을 훑고 있었고, 나의 귀는 어딘가에 쫑긋거렸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날 그는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그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는 미대를 나왔고, 테니스도 잘 친다는 이야기들.
그를 마음에 두는 듯한 자매님들이 있다고도 하고, 부목사님도 인연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신다는 이야기들.

그래, 역시 그랬구나. 꾼이야. 바람둥이인거야. 제비일지도 모르지.
얼굴도 반반하고 포니테일인 남자, 자매들에게 인기많은 남자. 절대 내 스타일은 아니야.
난 미술하는 사람도 싫고... 뭐, 운동 잘하는 건 괜찮네.

나는 지극히 이성적인 이과 타입의 사람이었고, 머리 긴 남자를 싫어하듯 미술하는 사람은 자유분방한 것 같아 싫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사람은 나와는 관계없다 결론 지었다. 다른 세상의 사람이었다.


그 당시 나는 아주 꽉 짜여진 생활을 하고 있었다.
미국에 온 지 몇달 되지 않았으며, H-1 신분으로 약국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었고, 일주일 중 화,목은 약사 시험 준비 학원, 수요일엔 수요예배, 금요일에 금요 철야 예배, 토요일엔 TSE 영어학원과 가정목장 예배로 일주일을 꽉 채우고 있었다. 매일 아침, 새벽 기도회까지.
나의 머리에, 나의 공간에, 나의 시간에 누군가가 들어올 여유는 없어보였다.


그 주 중의 하루, 전화 메세지가 들어와 있었다. 자기 전화번호를 남기며 약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다고 꼭 좀 전화해줬으면 좋겠다는 간단한 메세지. 뭐지? 왜? 이제와서? 교회와서 물어보면 되지않나?
괜히 바쁜 척 하루를 일부러 넘기고 조심스레 전화 번호를 눌렀다.
없는 번호... 이건 또 뭐지? 두세번 확인하고 다시 눌러봤는데 역시나...
허탈을 넘어 허망... 고수인거야, 바보인거야?
이때 그의 허당끼를 진즉에 알아챘어야 했는데...

또 다시 돌아온 일요일.
예배 후 마당에서 그는 아주 환히 웃으면서 내게 다가온다.

왜 전화 안했어요?
틀린 번호던데요.
아, 그랬어요? 언제 시간 돼요?

항상 그는 그랬다. 뭐든지 무사통과인 것 같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 다음 날은 나의 유일한 여유 시간인 월요일이었고, 저녁에 그가 결국 나를 만나러 왔다.
두 세시간의 대화는 뻔한 호구조사였다.
미국엔 언제 왔나, 왜 왔나, 지금은 뭘 하고 있나, 여기서 앞으로의 계획이 뭔가 등등
새벽 기도를 가기위해 일찍 자야한다는 이유로 일찍 헤어졌다.
그 만남은 그렇게 담백했다. 그저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는 잔잔한 재미.
난 그렇게 담백한 게 좋다. 그냥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편안함.

다음 날 새로운 하루를 여전히 새벽 기도로 시작한다.
침묵 기도인지 꿈결인지 모르던 순간 갑자기 내 뒤에서 Calvin Klein 의 Escape 향이 훅 하고 다가온다.

도대체 어떤 남자가 이 꼭두새벽부터 화장품 냄새 풍기며 새벽기도하러 온거야?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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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주사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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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tip! 0.479

잼있는 연애 이야기네요.
오래되어 보팅 못해 아쉽네요.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미약하나마 대신 여기 인사드립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흥미로움이 기대감을 주는데요~
궁금증폭 ... 다음편에 ㅎㅎ
다음 새벽기도 기다려져요 ^^

감사합니다. 그냥 옛날 이야기예요~ㅎㅎ

오이게뭐에요:? 재밌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점점 빠져 듭니다.. ^^;

저 어느샌가.. 다음편~ 다음편~ 을 외치치고 있어요~ ^^;

보팅주사위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tip! 0.479

그러나 낭떠러지로 갈수도 ㅋㅋ

음향효과 향기효과 심리묘사-아주 좋은데요? 관객과의 밀당도 넘 잘하시고!^^

@tata1 님의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은데요~ 감사합니다.

ㅋㅋ 집중하며 쭉 읽어 내려 오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ㅎㅎ
새벽기도 나오셨군요 ^^ 크~~

뭐, 행동력 하나는 대단한 사람이니까요~ ㅋㅋ

제목에서부터 먼가 영화에서 보던 그런 미소년의 이미지가...

ㅋㅋ 미소년 스타일은 아닙니다. 카리스마는 좀 있죠 ㅎㅎ

우와...대박...뭔가 영화같은 스토리 진행인데요ㅋㅋ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이거 한편도 빼먹을수없겠어요ㅎㅎ

계속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별 거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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