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기 9. 비 내리는 강
현금만 여권만 있으면 아무 문제도 없다는걸 알면서도, 간단하게 택시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나는 Han River Bridge와 Dragon Bridge 사이 1km 남짓한 길에서만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그 길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불안감을 주었다. 그 비이성적인 불안감이 어디서 나온 것인가를 어렴풋이는 짐작하고 있지만, 깔끔하게 설명할 자신도, 그 설명이 옳은 설명인지에 대해 확신도 없기에. 그 비이성적인 불안감이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는 사실만 두고 지나간다.
투어는 그 비이성적인 불안감을 애써 이겨내지 않고서도 그 길을 벗어나게 해주는 좋은 수단이었다. 자율로는 그 길을 벗어날 수 없었지만, 타율로는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일단 길을 벗어나고 나면 더 이상은 두렵지 않았다. 나는 다른 장소들을 두려워하는게 아니라, 그 길을 벗어날 용기가 없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시 타율에 내 몸을 맡겨서 그 길을 벗어나기 위해서 이번에는 미썬(My Son) 유적 투어를 신청했다.
투어 신청을 하고는 술을 마시고 싶어서 저녁을 먹지 않고 펍에 갔다. 해피 아워라서 칵테일을 두잔을 마시면 한잔이 공짜였다. 그 말은 오늘은 세잔을 마시는 날이라는 뜻이다. 한잔은 부족하고, 두잔을 마시면 공짜로 한잔을 더 주는데 공짜술을 마다할 사람은 또 어디있는가? 주문한 케사디야가 나오기도 전에 한잔을 해치우고, 케사디야와 함께 두번째 잔을 비우는 사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잔은 비 내리는 강을 보며 마시겠다고 야외 테이블로 나왔다. 옆 테이블에서 풍겨오는 담배 냄새에 옛날 생각들이 났다. 나는 비를 맞는걸 좋아했고, 비를 맞으며 담배를 피우는걸 특히 좋아했다. 베트남에서는 모든 곳에서 흡연자를 볼 수 있다. 아마 내가 금연을 하지 않았다면 엄청나게 피우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비를 맞으며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는 정말로 담배가 피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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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임에도 분량이 적습니다. 이제 완결까지는 휴재 없이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도 베트남 가고 싶은데
방콕 방글라데시만 가고있네요
ㅎㅎ 타지에서 비오는 날이라니.... 정말 담배가 그립긴 하셨을 것 같네요
그곳의 비는 아직 아무리 맞아도 탈모 걱정은 없겠지요?
문득 그런 생각이..ㅎ
동남아도 대기오염이 심하다고 해요. 오토바이가 그렇게 많으니 당연한거 같아요. 하지만 산성비와 탈모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금연 파이팅 입니다!
마지막으로 갈 수록 편해지셨네요.
마음을 비워서 그런가...
저도 담배를 끊은지 한 참이나 되었는데, 비오는 날 술 한잔 하면 가끔씩 피고 싶더라고요. 딱 그 그림이 그려집니다.
비내리는 날 펍에서 술한잔 하며 비구경 하는 기분 상상해봤는데 기분 좋은데요 :)
금연자에게 가장 유혹적인 순간이네요. 여행지에서 내리는 비와 술.. 저도 여행지에서 금연 여러번 실패했었습니다. 킴리님 그걸 참아내시다니 대단하십니다 ㅎㅎ
저도 비 오는 날은 담배가 엄청 피우고 싶죠.. 잘 읽고 갑니다.
비올때 비맞으며 걸어도 정말 좋습니다.
때론 청승맞다 할수도 있지만,
비를 맞으며 걷다 보면 마음까지 시원해 집니다.
요즘엔 한국에도 금연구역이 많지만, 전엔 어디서나 흡연하는 사람이 많았었지요.
근데 비 맞으면서 담배를 피우면 담뱃불이 꺼지지 않나요?
궁금하네요.ㅋ
생각보다 잘 안 꺼지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