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cid Dream - 3. 신들의 고향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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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차는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았다. 바람이 뺨을 때렸다. 백마의 갈기와 신의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파동을 그리며 휘날리는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지상의 군중들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단아한 신의 이마를 보면서 함께 하늘을 날고 있다는 기쁨에 들떴다. 그러나 그 기쁨은 금방 슬픔으로 바뀌었다. '내가 과연 그럴 자격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분명한 사실은 내가 곧 신들이 사는 곳에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마차에서 내린 순간 여기가 바로 수많은 종교화가들이 묘사하려고 했던 천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건물 양식은 그리스 신전과 흡사했다. 거대한 대리석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대고 그 주위를 푸른 나무와 만발한 꽃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모든 형상이 미세한 금빛 입자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곳은 신들의 도시였다.

 신들은 분수 주위에 앉아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음식을 먹고 있었다. 나머지는 노래를 하거나 춤을 췄다. 모두 맨발에 느슨한 옷차림이다.
 그들의 외모는 사람과 비슷했다. 그러나 표정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한없이 자유로운 동시에 단호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물론 사람도 단호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숨어 있는 여러가지 고민과 갈등의 흔적을 읽어낼 수 있다. 신의 단호한 표정속에는 그 어떤 감정도 들어있지 않았다. 그들이 웃음을 멈추고 정색을 하면 눈동자에서 강렬한 빛이 났다. 그 푸른 섬광에 노출될 때마다 내 생각 전체가 관통되는 기분을 느껴야했다.


 나의 손을 끌었던 신이 나를 남겨두고 떠나려고 했다. 그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전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요?"

 그는 내 질문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그가 나에게 한 말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놀아라."

 '뭐..뭐라구요?'

 심장이 급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난 일개 인간일 뿐인데 이렇게 고귀한 신들과 같이 유유자적 놀고 있으라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에게 일을 주세요. 당신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그 당시 내 잠재의식이 형편없었음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신분 높은 그들을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그는 대답없이 푸른 눈으로 나를 쏘아봤다. 아.. 드디어 신의 노여움을 산 모양이었다. 물론 그가 화난 표정을 짓거나 큰 목소리로 호통을 친 것은 아니었다. 나는 꼭 다문 그의 입매만 보고 그가 화가 났다고 판단했다.

 그는 잠시 나를 응시하더니 입을 열었다.

 "당신이 그렇게 원하는 게 일하는 것인가?"

 '아니요. 난 당신들과 놀고 싶어요. 아름다운 당신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하프나 퉁기고 싶어요!'

 "네."

 대답을 들은 그는 나에게 따라오라는 말을 했다. 난 비참한 기분이 되어 그의 뒤를 따라갔다.





Rucid Dream


Rucid Dream - 1. 빛나면서 감추고 있는 것
Rucid Dream - 2. 올로이드는 꿈의 안내자
Rucid Dream - 3. 신들의 고향
Rucid Dream - 4. 베일은 벗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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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 잠재의식은 어떤 생각이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그래서 다음화 어떻게 되는거죵??!!!ㅋㅋ)

다음편이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이예요^^
잠재의식은 뒤통수 여러번 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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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놀아라" 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죄책감없이 놀수 있을텐데 말이죠...ㅎㅎㅎ 다음 편이 기다려집니다.

thelump님은 그러셨을 것 같아요 ㅎㅎ

몇부작의 작품인가요? 감질맛나는데요.

이번 에피소드는 오늘밤에 끝이 납니다:)

어머나... 어서 다음 이야기를 !!
정말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넘 좋아요 !! 사랑해요!!!

라나님 오셨군요!
저도 사랑하는 거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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