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속의 여행 - 니스에서 수영하다

in #kr-pen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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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폴 호텔에서 바다로 가는 문




여행 속의 여행



첫 유럽여행은 이탈리아였다. 그때 도시마다 짧은 점을 찍고 다니는 여행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좀 더 오래 머무르고 싶었다. 그래서 그다음 여행부터는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전진하는 것보다는 한 도시를 거점으로 정한 후 양말에 구멍이 나도록 걸어 다녔다. 동시에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나는 여행 중에 또 여행을 떠나는 것을 즐긴다.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숙소가 바뀔 때마다 짐을 풀고 싸는 번거로움을 줄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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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우리는 파리에 도착한 지 며칠 만에 여행을 떠났다. 천 가방 하나에 수영복만 챙기고 니스로 가는 이지젯에 몸을 실었는데, 비행기 안에서 빛나는 니스 바다를 내려다 본 순간 1박2일이란 시간을 무한대로 늘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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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 덧창을 열었다




짐을 풀고, 창 밖을 내다보면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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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앞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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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정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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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산책로

생 폴 호텔에서 니스 해변까지 가려면 요트 정박장을 지나 영국인 산책로를 20분 정도 걸어야 했다. 부유한 영국인들이 우기를 피해 니스로 휴양을 왔다가 이 길을 조성하는데 많은 돈을 기부해서 영국인 산책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니스 바닷가는 반질반질한 자갈 해변이라 흙이 묻지 않는다. 수영하다가 물로 샤워하고 대충 닦아도 불쾌감이 없는 건 건조한 공기와 낮은 습도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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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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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상점, Ponte Vecch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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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바, Les Distilleries Idéa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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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ne's Bar에서 맥주 한잔



수영을 한 후 니스의 구시가지를 걸었다. 빵집에서 갓 구운 브리오슈를 사 먹고 가죽 공방의 물건을 구경하고 다리가 아프면 노천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했다.
노을로 물드는 바다를 보며 저녁식사를 하고 싶었다. 돈이 부족하기만 하던 시절이라 프라이빗 비치의 식당은 가격이 엄청나게 비쌀까봐 망설였다. 주머니에 10유로와 팁으로 줄 동전 몇 개만 있었던 우린 카드를 그을 걸 각오하고 흰 식탁보에 작은 캔들이 타오르는 식탁에 앉았다.
처음으로 맛 본 소고기 타르타르를 거의 다 남겨버렸다. 그것조차 재미있어서 우리는 웃었고 미쉘양은 자기의 봉골레 파스타를 나눠주었다. 모히토 한 잔을 마시고도 호텔에 돌아가기가 아쉬워서 펍에 들어갔는데, 마침 락밴드가 연주하고 있었다. 살짝 취기가 오른 상태로 다시 영국인 산책로와 요트정박장을 지나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오후, 생 폴 호텔에서 공항까지 태워준 기사님이 니스에 살아서 자신이 '럭키맨'인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나 역시 그 때 호텔 창에 걸어놓은 수영복이 천천히 말라가는 시간을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 짓게 된다. 은발 머리카락을 곱게 빗은 그 때의 기사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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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파리의 인상들


끝과 시작을 붙여볼까?
먹고 산책하고 노을을 본다
단골이 되고 싶은 가게를 나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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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네요 ㅎㅎ

사진속에 문득문득 뒷모습으로 등장하는 짧은 단발의 여성은 왠지 제가 좋아하는 아멜리에 같이 예쁘세요. ^-^

반님 관찰력이 대단하시네요. 단발머리 미쉘양은 하우스메이트이자 친구예요:)

아- 보얀님 너무 예쁜 파리 여행기,,, 감사해요-! 니스 여행은 꿈만 꾸고 있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얀님의 글로 만나니 참 좋네요 :-)

두두님과 리리님이라면 정말 니스를 좋아하실 것 같아요. 세상의 아름다운 도시를 다 걸어보시길 바래요:)

호텔앞 바다사진 색감이 참 이쁘네요 일러스트 같아요. 니스는 누드비치에서 혼자 넋 놓고 있다가 온몸에 화상입은 기억밖에 없네요 부끄러워라 ㅎㅎ

니스는 아무래도 연인과 같이 가면 좀 더 로맨틱할 것 같아요. 혼자 누드비치에서 화상이라니.. ㅠㅠ

니스 아름답죠. 덕분에 미소지었습니다.

니스 또가고 싶어요:)

저는 있잖아요
아무 대꾸 없이 그냥 읽고 가만 있고만 있어요

◟̊◞̊ 미쉘님 뒷모습 찾는 재미가 쏠쏠한데용?
사진이 여행잡지에 나올 것 같아요 멋져요!
전 늘 점만 찍는 여행만 했는데 저도 한 곳에 오래 머물다 그 속에서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요!

사진 하나하나가 전부 예뻐요 ㅎㅎ

저와 여행다닌 코스가 많이 비슷하세요.
저도 몇년 전 니스에서 열흘인가 머문 적이 있었어요.
겨울인데도 바다에 들어가 수영하는 사람이 가끔 있었고, 한낮에는 일광욕을 하는 사람도 있는 아주 따뜻한 도시지요.
구시가지도 비슷한 곳을 거닐었을 것 같은 느낌의 사진도 보이네요.^^

니스는 1월에 꽃축제를 한다고 그러던데 정말 겨울에도 수영을 하는군요. 열흘이나 머물렀다니 저도 다음에는 니스에서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싶어요. ^^

니스 해변은 젊은 남성들의 로망이라죠? 아마도.

니스는 이런 풍경이군요. 니스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생각했던것 보다 더 활기가 있는 느낌이네요. 왜그런지 모르겠는데, 이탈리아의 항구도시를 생각하면 상당히 한적하고 낡은 느낌의 풍경이 떠올랐거든요~!!^^ 탁 트인 바다 사진과 일광욕하는 사람들의 사진 참 좋습니다.

팔로우하고 놀러왔습니다 :)
유럽국가별로 못 가본 도시들이 하나씩 미련이 남곤 하는데 프랑스에서는 니스가 저에게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felixsuh님 반갑습니다:) 저도 늘 가보지 못한 도시를 상상하곤 해요.

하... 정말 여유로워 보이네요 ㅠㅠ
힐링 그 자체인것 같습니다.

아주 낭만적이고 즐겁게만 보이는 곳이네요.

(╹◡╹)제가 갔던 곳들도 보이니 기분이 새롭네요~ 언젠가 다시 가보고 싶은곳이에요~

아.. 저의 추억을 되 살려주셔서 감사해요 :)
진짜 니스하면 끝없이 펼처진 해변에 줄지어진 나무들.. ㅜㅜ
저도 다시한번 갈 수 있다면 참 좋겠어요..
제가 갔을땐 참 어릴땐지라 느긋하게 즐기는것보단
이것저것 구경하고 사진찍는데 급급했던것 같아
뒤돌아 보니 좀 아쉽네요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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