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서의 9년 #10
지난 글 마지막에서 캐러비안의 해적 온라인(Pirates)팀 해체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죠? 원래 디즈니 이미지니어링의 R&D 부서였던 VR Studio는 첫 게임 Toontown Online의 성공으로 온라인 게임부서로 옮겨졌다고 디즈니에서의 9년 #2에서 말씀드렸잖아요? 그리고 그 후속게임이 캐러비안의 해적 온라인이었다고 디즈니에서의 9년 #3에서 말씀드렸죠.
당시에 VR Studio는 어느 정도 자리잡은 Toontown Online에는 소수의 인원만 배정하고, 대부분의 인력을 캐러비안의 해적 온라인에 배정했었거든요. 그리고, 저를 포함한 신규 인력도 이쪽으로 채용했구요. 그 이후에 새로 개발한 Pixie Hollow나 World of Cars Online의 경우는 VR Studio 쪽 인력이 아닌, Disney Internet Group 쪽 인력들과 신규채용 인력들이 주 멤버였어요. 물론 이제는 더 이상 VR Studio는 없으니까 모두가 Disney Online Studios 직원이었지만요.
그런데 이제 캐러비안의 해적 온라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은 없고, 소규모의 팬 유저들을 위한 최소한의 서포트만 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진 거죠. 다행이었던 것은, 이런 구조조정에 따르는 레이오프가 없이 모든 직원들을 다른 게임에 재배치했다는 점이구요. (저는 Toontown Online 팀)
그리고, 지난 글에서 제 잡 타이틀도 Senior Software Engineer라고 바뀌었다고 말씀드렸죠? 그 전까지 제 잡 타이틀은 Tech Staff: Game Systems Programmer였습니다. 이 타이틀은 사실 디즈니 이미지니어링 스타일 타이틀이에요. 뼈속까지 이미지니어링 부서 VR Studio 답지요 ^^ 근데 이제 더 이상 VR Studio는 없으니 잡 타이틀도 일반적인 Senior Software Engineer로 정리가 된 거죠. 근데,
이 타이틀은 전과 달리 Non-exempt여서 초과 근무시 오버타임 수당을 받을 수 있단다. 대신 매일 출퇴근 시간을 입력해야 한다.
라는 부분이 궁금하시지는 않나요? ^^
미국 캘리포니아 노동법에서는 잡 타이틀이 Exempt/Non-exempt로 구분이 되는데, 여기서 무엇으로부터 exempt(면제)되느냐 하면 바로 오버타임 페이로부터의 면제라는 뜻입니다. 원래 생산직/시간제 직원들에게 오버타임을 주고, 관리직/연봉제 직원들은 오버타임으로부터 면제(exempt)된다는 식의 구분인데요. 제 원래 잡 타이틀인 Tech Staff역시 생산직/시간제는 아니기 때문에 오버타임이 없었어요. 그런데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Senior Software Engineer 타이틀은 오버타임을 받게 되는데 여기에는 EA Spouse라고 알려진 일련의 일들이 그 배경이 됩니다.
2004년 11월, live journal이라는 웹사이트에 한 EA 개발자의 아내가 "EA가 오버타임 페이없이 얼마나 개발자들을 혹독하게 일을 시켰는지 고발하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그 뒤에는 집단소송들이 뒤따르게 되지요. EA는 이 소송들의 결과 개발자들에게 밀린 오버타임을 지급하게 되고, 게임 업계에서도 비록 생산직/시간제 근무는 아니더라도 오버타임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된거죠.
그리고, 디즈니에서의 9년 #8에서 언급했던 Playdom 사장이자 이제 DIMG의 게임 부문 사장인 John Pleasant는 EA COO출신이었거든요. 제 생각엔 제가 Senior Software Engineer 타이틀을 달게 되면서 오버타임 수당도 받을 수 있게 된 데는 그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매일 출퇴근 시간을 입력”이라는 부분은 디즈니는 직원들이 출퇴근 정보를 입력하는 내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시간제 직원의 경우 출근/퇴근 시간을 입력해야 하고(오버타임을 계산해야 하니까 당연히), 시간제 직원이 아닌 경우엔, 휴가/병가를 낸 날만 기록하게 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오버타임 수당을 받는 직종이 되었으니 출/퇴근 시간을 입력해야 하게 된 거죠.
이제 새로 Toontown Online팀의 Senior Software Engineer가 된 제게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To be continued…
2+2 is 4 minus 1 thats 3 quick maths.
I smoke trees
앗 잠시 구경 못 온 새에 새 시리즈가 연재되고 있었군요!
내일 출근길에 정독해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ㅎㅎ 진짜 전문가 같아요~ 그러니.. 전무?
ㅎㅎㅎ 미국은 짤리는게 손바닥 뒤집기같은데.. 운이 참 좋았네요~
앞으로도 계속 들려주세요~
^^ 앞으로도 계속 읽어주세요~
오늘도 잘봤어요!
Kr-dev태그는 developer태그인가요...?
네, 그렇게 알고 쓰고 있어요 ㅎㅎ
오랜만에 찾아왔더니 많은 시리즈가 생겼네요. 죄송합니다!!
오버타임 받으실수있게된거 축하드려야겠네요~ 보통 출퇴근시간이 일정한게 미국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직업상 그렇지 못했나봅니다. 그런 규정으로 혹독하게 부려먹는건 안되니까요! 소송이 좋은 결과를 낳아서 다행이었네요.
2010년의 일인데, 디즈니 퇴사할 때(2016년)까지 오버타임 그닥 많이 안했어요 ㅎㅎ
저 여성분 0.1초 김태희인줄 알았네요.ㅎㅎ
한인오너들 잡타이틀로 무급 오버타임 부려먹기도 하죠.T^T
저분 위키피디아에 항목도 있는 유명한 분이에요 ㅎㅎhttps://en.wikipedia.org/wiki/Erin_Hoffman
디즈니에서 근무라니 누군가에겐 꿈같은 일일텐데 멋지십니다 @.@ 저도 자동차 회사보단 레고에서 일해보는 꿈을 꾸곤 합니다 ㅋㅋ
레고도 멋지지만 자동차 회사도 멋져요! ㅎㅎ
짱짱맨호출로왔어요..
감사합니다!
오호.... 그렇군요! EA에서 그런 일이.. 옛날엔 은근 블랙기업이었네요 ㅎㅎ
회사들이 좀 그래요 다들 ^^;
흐~ 대기업이라도 야근에 대한 부분은 비슷하네요~
근데 저는 디즈니 9년동안 야근 거의 안했어요 ^^
와! 원래 없는 건가요 아니면 계도님의 경우만?
"원래" 없는 게 어디있겠어요? 그러면 오버타임이라는 제도도 불필요 ^^ 제가 겪은 제 주변 경험에서는 그렇게 무리하게 스케줄을 잡지 않았어요. 막판에 경험했던 프로젝트에서는 좀 야근도 하고 했어요.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듯 ^^
아하..!! 그 이야기 또 기다려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