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서의 9년 #4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나름 긴장감을 드리려고 지난 글, 디즈니에서의 9년 #3그런데라고 끝냈는데요. 정말 큰 일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입사한 지 2개월 뒤인 2007년 8월, 디즈니는 캐나다의 어린이용 온라인 게임 사이트, Club Penguin을 인수하게 됩니다. 디즈니의 Toontown Online(2003년 서비스 시작)보다 조금 늦은 2005년 10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Club Penguin은 당시에 이미 70만명의 유료 가입자, 1200만명의 액티브 유저를 가지고 있던, 당시 디즈니 인터넷 그룹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라이벌이었거든요.

당시에 Toontown Online이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조금은 높은 컴퓨터 사양을 요구하고, 저희가 개발한 게임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아 설치해야 하는 3D 게임인 Toontown Online보다 Flash로 제작되어 웹브라우저에서 실행되는 2D 게임인 Club Penguin이 아이들 사이에서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디즈니 인터넷 그룹도 Toontown Online, Pirates of the Caribbean Online 다음에 개발하던 FairiesCars에 기반한 게임은 웹브라우저에서 실행되도록 클라이언트를 Flash로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 개발팀의 노력과는 별도로 짧은 시간에 더 큰 성과를 원했던 디즈니 인터넷 그룹의 경영진은 Club Penguin인수라는 공격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지요. 이건 어떻게 보면, 디즈니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인수했던 것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처음엔 디즈니가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배급만 했었죠. 그런데, 당시에 픽사 애니메이션은 계속 승승장구하고, 치킨 리틀, 로빈슨 가족(Meet the Robinsons)과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계속 실패하자 디즈니가 전격적으로 픽사를 인수했었죠. 게다가 단지 픽사 인수에 그친 것이 아니라, 픽사의 Ed Catmull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사장으로, John Lasseter가 디즈니 전체의 Chief Creative Officer로 임명되는 누가 누구를 인수한지 모르겠다 스타일의 인수였거든요.

클럽 펭귄의 인수 역시 비슷했습니다. 클럽 펭귄의 창업자인 Lane Merrifield가 Disney Internet Group의 Executive Vice President가 되면서, 클럽 펭귄 뿐 아니라, Toontown Online, Pirates of the Caribbean Online, 그리고 개발중이던 FairiesCars에 기반한 게임까지도 담당하게 되었거든요.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어린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디즈니라는 이름으로 승승장구를 기대"하던 VR Studio 입장에서는 이 인수가 결코 달갑지 않았습니다. (역시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 회사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 그래도 어쩌겠어요. 그저 열심히 Pirates of the Carribean Online을 개발해서 출시해야죠. 어차피 대부분의 M&A가 그러하듯이, 초기에는 캐나다의 클럽펭귄과 미국 LA의 온라인 게임들이 거의 서로 간섭없이 따로 개발, 운영되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 12월, Pirates of the Carribean Online은 예정대로 출시되게 됩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2008년 2월, Disney Internet Group은 VR Studio를, Disney Online Studios라는 새로운 조직으로 통폐합시킵니다. 캐나다의 클럽펭귄 팀은 Disney Online Studios Canada, 줄여서 DOS CA, 미국 팀은 Disney Online Studios Los Angeles, 줄여서 DOS LA라고 부르고, 이 Disney Online Studios의 운영이 클럽 펭귄 창업자인 Lane Merrifield에게 맡겨지게 되지요. 그리고, VR Studio에서 Toontown Online을 개발하고, Pirates of the Caribbean Online 개발을 이끌었던 임원들은 디즈니를 떠나게 됩니다. 이렇게 1992년부터 시작된 Disney VR Studio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죠. 물론, VR Studio 초기 멤버중에 Toontown Online과 함께 Disney Internet Group으로 옮겨오지 않고 여전히 Disney Imagineering에 남아있던 직원들에 의해서 그 명맥이 이어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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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Disney Internet Group의 격랑(?)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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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가족, 좋아합니다.
큰 애가 요즘도 가끔 봐요~ ^^

ㅎㅎ 저도 재밌게 봤어요

다음 이야기도 흥미진진해집니다.
마지막 타이틀 사진이 멋지네요 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사진은, Disney Online Studios 시절 제 자리 이름표에요 ^^

@gyedo님 안녕하세요. 개과장 입니다. @floridasnail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고미워요 TT

와~~저도 디즈니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비하인드 얘기를 듣는 것 같아 흥미진진합니다!

나름 비하인드 스토리죠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발견하고 첫 글부터 정독하고 왔습니다!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갑니다!

디즈니가 단순한 기업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는데 새삼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개발자로서의 이야기도 써주시면 좋겠다는 욕심을 내봅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개발자 이야기는 어떤 걸 다루면 좋으려나요? ^^

앗 의견 수렴이 되는건가요. ㅎㅎ

개발자의 대우나 개발 문화같은 것이 궁금하네요. :)

초반의 적응기라던지요. 디즈니라는 회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거든요.

아, 지극히 저 개인적인 호기심이니 무시하셔도 괜찮습니다.

제가 오늘에서야 @gyedo님을 알게 되어 이전 글들에 이미 쓰신 것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

아 의견 감사해요. 전에 그런 주제로 써본 적이 없어서요. 한번 기회가 되면 이야기해볼게요. ^^

감사합니다!

gyedo 이게 이름이셧다니;; 몰라봣습니다. 치킨리틀은 정말 너무오랫만에 들어보는군요

아 제 이름이 좀 독특하죠 ㅎㅎ

다음이야기도너무 기대되는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 부담되네요 ㅎㅎ

잘 읽고 있습니다.^^ 흥미진진해요.

관심 감사합니다!

오오오!!! 저 디즈니 엄청 좋아하는뎁!!!
뭔가 흥미롭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디즈니 좋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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