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살살살 짜증나ㅋㅋ123

in #kr-gazua6 years ago

만들어둔 대문을 걸고 글을 쓸 수 없다. 크기도 너무 크고, 너무 빨간색을 많이 쓴 것이라 눈에 띄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의외로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감정이 크게 요동치거나 치가 떨리는 일이 없다. 나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 문장들은 거짓이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몸무게를 재는 일이다. 하루를 몇키로로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1키로가 왔다갔다 하는 날은 노심초사한다. 몸무게를 정해놨다. 정확하게. 임신을 했다고 해서 많이 먹지 않는다. 몇 주에는 몇키로. 항상 마지막에 무너지지만 오랜시간 버틴덕에 무너져도 금새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습관처럼 잰다. 그리고 줄어든 무게를 보며 만족한다. 강박에 가깝다. 오랜시간 다이어트에 노예가 되어 살아왔는데 임신을 했다고 해서 갑자기 나태해지지 않는다. 그러지 않으려고 계속 신경쓴다.

넌 먹어도 안찌는 체질이라 부럽다는 말은 참 무성의한 말이다. 정말 내 속을 모르네. 지금 상앞에 있는 거 5분내로 다 먹을 수 있어. 입안에 쑤셔넣을 수 있다고. 참는거야.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모르겠지만 육아가 플러스 되면서 틈없는 하루가 많아진다. 그래서 먹는 걸 조절해야 한다. 그런데 서른이 넘으면서 별로 먹지 않아도 옆구리에 살이 붙고 다리가 무거워진다. 달달한것들은 더 좋아지고 한번 늘어난 위는 계속해서 뭔가를 먹어주길 바란다. 몸을 무겁게 하고 살고 싶지 않다. 오늘 하루 쓰는 만큼만 먹는 거야. 라는 생각도 사실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 무너진다.

어느 순간 몸무게 스트레스가 항상 따르면서 부터 먹고 싶어하던 음식이 코앞에 있으면 말을 이어가질 못한다. 마치 이상형의 이성과 마주하는 기분이다. 참 조심스럽다. 저걸 다 먹으면 어떻게 되는 건지 상상하면 금새 아는데 솔직히 운동도 점점 귀찮아져서 남은건 식이조절 뿐이다. 모든걸 놔버리고 며칠 먹으면 하루 1kg씩 찌는것 같다. 끼니를 쪼개서 먹어보면 양치할 틈이 없다. 하루 6번 양치질을 해야 하는데 사실 운동도 귀찮아 하는데 그게 가능이나 할까.

요즘 임산부들은 예전처럼 많이 먹어야 아이가 쑥쑥 큰다는 말을 하는 바보들은 없다. 이제 어느정도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것들도 있고 하니 정말 평소먹던 것에 간식 같은 것만 추가해서 먹는다. 요즘 나와 같이 퇴근하는 언니도 10주가 넘었지만 단1kg도 찌지 않았다. 안먹냐고 하니 아이크기는 고작 이정도 인데 배가 나온다는건 엄마 살이야.하고 단호하게 말한다. 수긍이 간다. 그래서 현재 쪘던 살에서 1kg를 뺐다.

아이가 조금 걱정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날 위해서 그랬다. 8kg이상 찌기 시작하면 하체가 버티지 못하고 다리에 핏줄이 터진다. 원래 하는 일의 특성으로 인해 하지정맥이 있는데 임신은 그야말로 저주를 퍼붓는것 같다. 어디 한번 버텨봐라는 그런 건가. 아마도 다시 물리치료사들을 매일 봐야 할 것 같다. 이번 임신은 출발점이 살이 찐 상태에서부터 시작되서 좀 걱정했는데 조금이라도 살을 덜어놓는걸 성공해서 다행이다. 이런 고민. 남편에게 말한 적 없다.

사실 내가 뭘 먹는지 관심 없을 것이다. 그저 임산부일뿐이다. 속이 터지는건 시어머니 정도? 상 앞에서 밥 덜어내는 꼴을 보면 한소리를 한다. 물론 당신의 고봉밥도 문제라고 일갈해주고 싶지만 반찬을 많이 먹어요 어머니^^)하고 말아버린다. 언제쯤 나는 즐겁게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이런 고민 운동밖에는 답이 없다. 육아로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같기도 하고 진짜 같기도 하고.

아기는 가까이에서 보면 너무 천천히 자란다. 하루 3번 끼니를 챙기다보면 아기가 커간다는 걸 잊어버린다. 그러다가 어느날 조용한 집안에 곤히 잠든 아이곁으로 가서 지그시 바라보면 그땐 이미 너무 많이 커버렸다. 언제 이렇게 커버린 걸까. 작년에 입던 옷들은 입지 못한다. 넌 매일매일 커가는데 왜 나는 몰랐을까. 엄마는 내 걱정만 하느라 너 커가는 걸 모른다. 날이 갈수록 사진찍는 횟수도 동영상 촬영횟수도 줄어든다. 여행을 가도 사진을 찍는 일은 점점 사라져 가고.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레임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이 세상 무슨 풍경을 보든 심드렁 할 것 같아. 놀라는 일도 새로운 일도 없는 그런 인생이다. 모든 영화가 비슷해보이고 어떤 노래를 들어도 그 노래가 그 노래같아.

나 가을타는 건가. 어쩜. 글이 이렇게 암울하냐. 이거 아몰랑일기로 해도 되는걸까. 고민되지만 고민안하고 그냥 올려야겠다. 신경쓰는 것이 많은 요즘 더이상의 선택이나 갈등들은 싫어진다. 남들이 어떻고 저떻든 내 속은 요즘 폭풍같다.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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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땐 좋아하는걸 봐야지.

이사람 정말 장인이야..
돌칼보고 입을 못다물음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113번 $1.166을 보팅해서 $1.641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마음 무게 재는 기계가 난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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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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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 고마워ㅋㅋ되도록 우울글 안올리고 싶은데ㅋㅋㅋ미쳤나바

이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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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탓이예요!!
찡님 잘하고 있어요~~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으니 우리 오늘도 그냥 무사히 견뎌요!!

맞아요^^)!!!요즘 띨띨당보며 웃어여

흐흐흐...
웃음을 드릴 수 있다니 기쁘군요!
똔돈이얌, 엄마 힘들지 않게 부탁해^_^

고민이 많겄네. 나도 아기 잘때 들여다 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그냥ㅋㅋ 가볍게 살면될텐데 닥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스트레스가 9할이라 그런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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띨띨님말이맞는듯
호르몬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셈~^^

마자요
뽀돌님ㅋㅋㅋㅋ감사요

임산부가 되셔서 그런지 놀리기가 조심스럽네요. 놀려도 괜찮을지 조심스레 여쭤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

저것이 예의다

니 입에서 예의란 말이 나올줄 몰랐다 ㅋㅋㅋㅋ 그리고 뭔가 너도 순진한데 저 질문자체가 놀리는거임 ㅋㅋㅋㅋ

예의 바르게 놀려서 정상참작됐습니다

괜차나여ㅋㅋ

성실한 노예

이 또한 지나가리

이 글쓸땐 우울해쏘요
곧 밖에나가서ㅋㅋ다 잊었쓔

괞찮아요. 힘내세요 지나고나면 행복입니다.

정말 그럴꺼라고 믿을려구용
감사해여

우울할 때는 햇살을 좀 보시고요.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면서 잘생기 배우사진 보이면 세상 평화가 내 마음에 있음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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