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디자인 2. 열댓번 읽어도 이해 안 되는 문장 고치기
내가 수십번을 읽고 겨우 이해한 문장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신경숙의 <외딴방> 111쪽에 있는 내용이다.
'옆집 아주머니가 쌓아놓은 우편물이 담긴 현관문 앞의 박스를 베란다에 내놓은 이인용 탁자 위에 옮겨다 놓고 구문을 추려냈다.'
난 이 문장을 이해하는 데도 한 참이나 걸렸지만, 이 문장을 바꿔보다가 너무 긴 시간을 보냈다.
사실, 이 문장을 접했을 땐 책을 덮고 싶었다. 읽는 걸 포기하고 싶었다.
오직 모임에 나가야겠다고 계속 읽었다.
난 한 문장이 3줄 이상 넘어가면, 읽다가 주어를 잊어버리는 장애가 있다.
그런데 이 책 문장들은 대부분 3~4줄. 이런... 젠장...
그래서 [외딴방]을 완독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나보다.
위 문장은 이 소설 문장들의 평균 길이보다 짧은데도 읽히지 않았다.
내가 왜 이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생각해봤다.
- 주어와 서술어를 연결하지 못했다.
- 한 문장에 너무 많은 내용이 들어 있다.
우선 1번 항목에 대해 생각해봤다.
이 문장에서 주어는 도대체 뭘까?
생략되어 있지 않을까?
나는 주어가 생략되면 이해를 못 하는 치명적인 장애가 있다.
그렇다. 그래서 내가 이 문장을 이해하는 데 어려워했던 것이다.
이 문장의 서술어는 '추려냈다' 이다.
무엇을? '구문을'
빠진 주어를 넣어 문장을 만들어 보면
'나는 구문을 추려냈다.' 가 된다.
문장을 다시 만들어 보면
'나는 우편물 박스에서 구문을 추려냈다.' 가 된다.
이렇게 간단한 걸 가지고 수십번 읽고서야 이해한 나도 문제지만 글 쓴 사람도 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럼 이 문장엔 몇 가지의 내용이 들어 있는 걸까?
- 옆집 아주머니가 우편물을 현관문 앞 박스에 모아놨다.
- 우편물 박스를 베란다에 내놓은 이인용 탁자 위로 옮겨다 놓고 구문을 추려냈다.
이 두 문장을 합쳐보자.
'난 옆집 아주머니가 현관문 앞 박스에 모아놓은 우편물을 베란다에 내놓은 이인용 탁자 위로 옮겨다 놓고 구문을 추려냈다.'
음... 이상하다. 다시 고쳐보자.
'현관문 앞에서 나를 맞아준 건 박스 안에 쌓여 있는 우편물들이었다. 옆집 아줌마의 배려였다. 난 박스를 베란다의 이인용 탁자 위에 올려놓고 구문을 추려냈다.'
아무리 고쳐봐도 어렵다. 여기 스티미언분들도 도전해보길 바란다.
진짜 글고치기 최상급 문제다.
이 문장 탁월하게 고친 분에게 1스달 쏜다.
물론, 내가 고친 글이 맞다는 건 아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글을 평가하는 기준도 다르니까.
암튼 난 이 책 이후로 신경숙 소설은 절대 안 읽는다.
난 한국문학이 이지경이 된 건,
썩은 등단제도와 문장을 어렵게 쓰는 기성작가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왜 책을 집어 던지고 싶게 만드는 문장을 쓰는지 모르겠다.
물론, 내가 난독증이라서 저런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2010년에 쓴 글을 수정하여 재작성한 글입니다.)
글디자인 0. 한 문장 읽고는 '어? 뭐라고?'라고 생각하며 다시 읽는다면 잘못된 문장.
글디자인 1. 문장의 리듬감
호흡이 긴 문장이긴 하네요^^;
저는 구문이라는 단어가 어떤 뜻인지 몰라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도요ㅋㅋㄱ문장은잘이해했는데 구문이뭐지?싶었습니다ㅋㅋ
와~~ 어려운 문장도 이해 잘하는 분이 너무 부러워요. 저는 어려운 문장으로 된 소설은 손도 못 대거든요. ㅠㅠ
ㅋㅋㅋㅋ 아니 저도 잘 이해하진 못해요..... 그죠 근데 어려운 문장보다도, 복잡하고 조리없게 쓰인 문장 보면 진짜 짜증나요...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두 세 번 봐야 하고... ... 다들 쉽게 쓰면 좋겠네요!!
호흡이 길어도 너~~무 길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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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주머니가 현관문앞에 놓아두신 쌓인 우편물을 베란다에 내놓은 이인용 탁자위에 옮긴 후 구문을 추려냈다.
음... 이것도 뭔가 이상한데요.. 왠지 도전하고 싶어지는 문장이라 도전은 했지만, 잘 안되는군요.. 저는 장르소설을 무지하게 좋아하는지라 저런 어려운 문구는 이해가 잘 ^^;;
잘보고 갑니다.~~
저 문장 고치는 데 몇일 걸렸어요. 도저히 고칠 수가 없는 문장인 것 같아요.
정말 최악.
하~ 제가 왜 읽었을까요? 뭔가 숙제를 받은든 기분.... 아! 몰라요~ ㅋㅋ
아핫,,, 도전 안 하시길 잘 하셨습니다.
저는 저 문장 고쳐보려고 몇일을 고생만 했거든요. ㅠㅠ
고치고 말고를 떠나서 짜증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으세용
북키퍼 님이 댓글을 다셔서 저 문장을 또 보게 만들었네요. 아, 돌아버리겠네여. 보면 볼 수록 몸이 베베 꼬이고, 식은 땀도 흐르고...저렇게 쓰는 것도 능력인 거 같네여. 아, 댓글 다는데 손가락 끝도 마구 떨리네여
헛... 제가 원인입니다. 죄송해요. ^^
ㅋㅋㅋㅋㅋ
그냥 짜증 그 자체입니다. 저 문장은. ^^
저도 한~참 걸렸어요ㅜ 신경숙 별로 안좋아한다는 ㅜ
정말이지 신경숙 소설은 저 한 권으로 끝. ^^
1.옆집 아주머니가 있다.
2.현관문 앞의 박스에는 우편물이 담겨져 있다.
3.베란다에는 이인용 탁자가 내놓아져 있다.
4.1번의 아주머니가 2번의 박스를 3번의 탁자에 두었다.
5.그리고 구문을 추려냈다.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한호흡에 담아서 그런거였군요~
글 쓸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인것 같습니다.
앗,,, ㅎㅎㅎㅎㅎ 혹시 직업이 개발자세요? ^^ 코딩을 저런 식으로 하는 것 같던데... ^^
만약 그렇다면 객체로 나눴다고 볼수 있겠네요 ㅋㅋㅋ
개발은 손놓은지 오래됬네요.. 대학시절에 소프트웨어 공학 전공이라
학교 숙제 때문에 게임부터 어플리케이션 웹 크롤링 도구 안만들어본게 없는데
그 뒤로는 만들어본게 없네요 ㅋㅋㅋㅋㅋ
나하님은 기구설계 엔지니어면 임베디드 쪽이신가요??ㄷㄷ 능력자시네요;;
아핫,,, 공부를 하셨군요. 어쩐지요. ^^
저는 디자인쪽에 가깝습니다. 플라스틱 사출물로 된 가전제품을 주로 설계했어요. ^^
전... 이해가 되는데....
제가 글을 저렇게 쓰는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문장을 짧게 가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말도 저렇게 해서 신랑이 맨날 무슨 말 하는 지 모르겠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대충 그림은 그려지는 문장인거 같아요. ㅎㅎ
개인차겠죠?
개인차이 맞아요. 누군 영어 잘하고 누군 수학 잘하고 그러잖아요. 누군 운전도 하루면 배우고 누군 백날 운전해도 실력 안 늘고. ^^
'현관문 앞에 옆집 아주머니가 쌓아놓은 우편물이 담긴 박스를
베란다에 내놓은 이인용 탁자 위에 옮겨 놓고 구문을 추려냈다.'
최대한 원문을 유지하다보니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구문이라는 용어는 배경에 따라 쓰이기는 하지만
헌 신문으로 바꾸는 게 적당하지 않을까요
더 간단하게 뼈대만 발라내면,
"우편물 박스를 탁자 위에 옮겨놓고 구문을 추려냈다." 이지요.
이 중심 문법 사이에 살점(?)이 발리는 것이구요.ㅎㅎ
살점이 너~~~무 많이 붙었죠. ^^
정말이지 대단한 문장이에요. ㅡ.ㅡ
책의 문장구조가 읽기 어려우면 저도 잘 안읽게 되더라구요. 느낌에 이야기 진행도 너무 느려지는것같고.. ㅠㅠ
제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문장이 세 줄 이상 넘어가면 주어를 잊어버려요. 저 같은 사람은 정말 긴 문장은 못 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