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일기 (추가)

in #kr-diary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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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써야겠다고 느꼈다. 원래는 네이버 블로그에 비공개로 종종 근황을 써왔다. 잊지 않으려고. 우스운 일이다. 그리울까봐 다신 보지도 못하는 사진을 열심히 찍고, 기억에 사로잡힐까 읽지도 못하는 일기를 구태여 쓰다니. 찍어놓고 다시 본 적 없는 사진들의 일부는 스팀잇에 여행기를 올리는 덕분에 처음 재회했다. 반갑고 쑥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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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again.. 그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보고 나는 일부러 더 미소 지으며 쿨하게 돌아섰다. 그리고는 출국심사대 줄에 서자마자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마치 데자뷰인 것만 같다. 아, 이번엔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 아직도 눈물이 나와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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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 LA로 가는 비행기였다. 너 스페인어 할 줄 알아? 옆 좌석에 앉은 여자가 묻길래 응, 조금 했더니 바로 하소연을 한다. 알아들은 것은 ‘내 남편’, ‘따로’, ‘바꿔줄 수 있겠니?’ 남편과 좌석이 떨어졌으니 나와 자리를 바꿔달라는 얘기다. 니 남편 어디에 있는데? 내가 물으니 그녀가 화색을 하며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 멀리서 내게 반갑게 손짓한다. 좌석은 그렇다 치고.... 그 남편 옆에 앉은 승객들이 아까 본 뚱한 표정의 한국인 둘이다. 아, 싫은데. 그래도 14시간짜리 비행인데 부부가 함께 앉아야지. 나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으로 주섬주섬 일어섰다. 저 둘에게는 내가 한국인인 것을 절대 들키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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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은 정확했다. 그들은 비행 내내 불만을 터뜨리고 한국어로 심한 욕설을 했다. 앞에 앉은 칠레 여자가 의자를 뒤로 눕혔다는 이유로,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욕을 하고 앞좌석을 치는 통에, 일행도 아닌 내가 그녀에게 의자를 다시 당겨줄 것을 부탁했다. 그 이후로도 비행기가 왜 대한항공만 못하냐면서 욕을 하고, 왜 자기 스페인어를 못알아 듣냐며 욕을 하는 등 (무슨 음료와 식사를 하겠냐는 스튜어디스 질문에 개미 목소리로 더듬거리며 말해서 옆에 앉은 나도 못알아들었다) 몇 시간을 노여워 하는 그들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불만은 많은데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비행기 통로쪽에 앉아있는 내게 excuse me. 하면서 화장실을 가는 그에게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저 한국 사람이예요. 나는 평화를 얻었다. 숨기지 않고 밝혀야 해결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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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한국 오는 비행기에서는 아기 하나가 쉬지 않고 울었다. 그런데 우는 소리가 짜증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욕보다는 낫더라. 그래도 다른 승객들은 꽤 힘들어하는 눈치였다. 12시간을 울었으니까.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 곁엔 친정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서 내내 NO! 만 외치는 큰 손주를 담당하고 계셨다. 이륙 때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서있겠다고 NO!! 를 외치며 버티는 바람에 스튜어디스들이 진땀을 뺐다. 나는 우는 아기의 엄마 옆에 앉은 통로쪽 남자 승객이 걱정이 되었다. ‘저 사람은 무슨 죄람..’ 그 승객은 내내 그들을 등지고 통로 바닥을 쳐다 보고 있거나 눈을 감고 모자를 눌러쓴 채 신경쓰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내 조명이 모두 꺼지고도 두 여성은 독서등을 켜놓고 보채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북새통에도 다행히 남자승객은 골아 떨어져 있었다. 나도 살기 위해 귀마개를 틀어막기는 했지만 울음을 멈추지 않는 아기가 염려되었다. 어디 아픈 건 아닐 지 엄마 마음은 오죽하랴. 마침내 비행기가 착륙을 하고 기내를 빠져 나가는데.. 나는 조금 황당했다. 내내 그 두여성과 아이들을 모른 척하던 남성이 바로 남편이자 아빠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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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는 길에 슬픔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마땅히 그럴 기회가 없었다. 화룡점정은 다른 승객들은 모두 짐을 찾아가고 떠난 뒤 홀연히 등장한 내 부서진 캐리어. 왠지 부끄러워 서둘러 캐리어를 카트에 옮기고 공항 측에서 보상을 받았다. 돈으로 받는 것은 서류 몇장을 더 써야하길래, 게이트 밖에서 2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있을 가족 때문에 새 캐리어를 받는 것으로 퉁쳤다. 역시나 집에 오니 캐리어가 남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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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표정을 해야할까? 아무래도 반갑게 웃어야겠지? 자동으로 열리는 입국 게이트 문을 통과하며 씩씩하게 카트를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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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지만 이 곳엔 읽는 분들이 계시니 짧게 쓰려고 했는데 벌써 번호 8이다. 한국에 온 뒤의 일주일간의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도착한 날 일기만으로도 이렇게 길어졌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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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면 나는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내 스케줄은 매니저들이 알려준다. 가끔은 그 스케줄을 독심술로 알아내야 한다. 평생 ‘대화’ 하는 법을 모르시는 아빠는 아침부터 소리를 지르며 우리들을 깨우셨다. 아침 일찍 할머니댁을 갈 건데 왜 안 일어나냐고. 갑작스런 고함소리와 문을 시끄럽게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서 잠에서 깨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금시초문이었지만 얼른 외출준비를 했다. 집을 나서려니까 할머니댁을 간 다음 바로 터미널에 우릴 내려줄테니 엄마를 모시고 큰이모댁에 가라고 하신다. 서둘러 짐을 쌌다. 그런데 심지어 거기서 한 밤 자고 오라신다. 마침내 동생은 불만이 터졌다. 우리가 무슨 애예요? 이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또 시작이다. 내가 할게, 내가 할게 심장이 벌렁거려서 그 둘을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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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여전하시다. 따로 살아서 너무 좋다 하신다. 한 번도 같이 사신 적이 없는데.. 안 그래도 차 안에서 아빠가 두 딸들에게 제발 내 집에서 좀 나가라 라고 말씀하신 것과 오버랩 되어 ‘모전자전이군’ 싶었다. 내 동생은 따로 사니 나에게 하신 말씀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난 어제 집에 왔는데? 사실 참으로 감사한 말씀이다. 제 정신으로 살려면 따로 사는 것이 맞다. 물귀신이 되고 싶지 않으신 아빠의 속내도 안다. 하지만 내가 죄책감을 견딜 수 있겠는가? 아, 물론 당장 나가서 살 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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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10까지만 쓰려고 했는데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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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친척들과 재회했다. 이모들은 하나같이 내 얼굴이 (더) 망가졌다고 했다. 우리가족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기에 나를 딸처럼 생각해주신다. 너 한국에서 6개월은 푹 쉬어야겠다. 아르헨티나에서 여적 쉬다가 왔는데 또 쉬라고? 그보다 지난 번과는 너무 다른 분위기다. 나에게 훈수두려고 바빴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내 편이 된 것 같다. 내 얼굴이 그렇게 망가졌나? 지금 생각하면 내게 스트레스 주지 않으려는 그들의 노력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나는 오히려 잘됐다고 담담하게 생각하는데도, 내가 일하지 못하게 된 것을 딱하게 여기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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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해명. 사실 나는 물 알러지가 아니다(두둥)! 물에 닿으면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맞다. 오른손을 포함한 신체의 몇 군데가 그렇다. 이것의 시작은 갑자기 재발한 아토피다. 하지만 손의 경우는 습진 외 감염으로 피부장벽이 훼손되어 물 뿐만 아니라 간장, 레몬즙 같은 액체류가 닿으면 가려움 발진 같은 알러지 반응이 일어난다. 먼지같은 것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닦아내면 또 악순환이니 도통 낫지를 않는 것인데, 가만히 내버려두면 괜찮아질 것이다. 그리고 나는 요리 유망주도 아니었다. 유망주 친구들을 두었고 그들이 제 갈길을 잘 걸은 것 뿐이다. 그리고 지난 번 글에서 예고없이 부모님 언급을 하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당황하신 것으로 안다. 나에게는 일상이며 우리끼린 심지어 개그소재로 쓰는 일들이니 마음쓰지 않으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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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곳에서 꽁꽁 싸매고 익명성을 지키려고 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내 바닥을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불킥 흑역사와 누워서 침뱉기인 이야기들을 이 곳에 토해내면서. 그런데 지인들이 스팀잇에서 나를 찾아냈다. ‘아르헨티나’ 같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본 모양이다. 스팀잇을 소개한 건 나였으니.. 내가 어디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겠지. 숨어 있기엔 꼬리모양이 좀 튀는 것 같기도 하다. 차라리 잘되었다. 어디서나 나답게, 나인 채로 살 계기가 되었다. 그런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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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면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를 써야지 했다. 첫째, 한국에 일기장이 있었고 둘째, 한국에 있는 동안 남미 이야기는 못할 것 같았고(근데 막상 와보니 할 수 있겠다) 셋째, 바빠도 꾸준히 스팀잇에 글을 쓰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유가 더 생겼다. 나중에 스팀잇이 더 유명해지면 못쓸 것 같다. 지금 나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도 될 것 같은데. 그래놓고는 아직도 쓰지 못하고 있다. 내 이렇게 망설일까봐 도망가지 못하게 프롤로그를 올렸지.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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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친구와 대학교때 친구들을 만났다. 모두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여성으로 따로 총 다섯을 만났는데 다들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성 정체성을 거스르고 결혼을 감행하는 친구,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8년짜리 유학을 떠나는 친구.. 나는 또 어떠한가? 세상에 평범한 사람이 있기는 한걸까? 평범함도 다 허상같다. 아무튼 유쾌한 만남이었다. 지난 번에는 만나기만 하면 울었는데(주로 내가..). 예상하기는 했지만 한국에 오니 아르헨티나에서와 정반대의 생활을 하고 있다. 집 밖에 나가지를 않았었는데.. 이젠 집에 붙어 있을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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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쓰던 글을 이어 쓰려고 했는데 깜짝 연락이 와있다. 혼자있는 것만큼 사람을 좋아하지만, 온라인에서 만난 인연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가는 것은 걱정이 앞선다. 스타킹을 쓰고 만나자고 넌지시 얘기해보았지만 다들 흘려들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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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쓰던 일기처럼 써보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똑같지는 않은 것 같다. 일단 글이 길어지는 것이 몹시 신경쓰인다. 쓰는 내내 ‘이걸 누가 읽는담’ 하고 몇 번이나 회의감을 느꼈다. 그래도 쓴다. 이 곳에 일기를 쓰지 못한다면 난 다시 네이버 비공개 블로그로 돌아갈 지 모르니까. 그러고 보니 요즘 매번 글 쓰는 이유를 설명한다. 가치있는 글이란 어떤 걸까? 됐고. 아르헨티나보다 3시간 일찍 먹는 저녁상이나 얼른 차리러 가야겠다. 어묵탕 해먹을꺼다.

19 (추가)
어묵탕 재료 사올게요 하는데 집에 장어가 있다고 그걸 먹어야한다고 엄마가 고래고래 외치셔서 보니 락앤락 통 안에 손질된 장어 한 마리가 들어있다. 통 안에는 물이 흥건하고 열어보니 냄새가 진동한다. 장어는 무지하게 끈적거린다. 맛이 갔다고 버리자고 하는데도 엄마는 먹어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시니 아빠에게 가져가 냄새를 맡아 보시라고 하고 그 앞에서 기다렸다.
이게 뭐냐?, 장어요.
우리집에 광어가 있냐?, 장어요!!
아아 방어?, 장어라구요!!! 이게 어떻게 방어예요!!!
에이~ 이건 장언데? 너 요리하는 애 맞냐?
그 사이에 엄마는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통을 꺼내다가 바닥에 다 쏟아뜨리셨다. 반찬이며 떡가루며 엉망진창인데 청소기는 고장나서 작동도 안한다. 아.. 내가 어묵탕 한다고 했잖아요....

@spring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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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일기 잘 봤습니다 스프링필드님 :)

@tizianotiziana 님 ㅎㅎㅎ 감사합니다 :-)

18번까지 다 읽었어요. 음... 읽은 사람 마음을 울리면 좋은 글이 아닐까요. 좋은 글 잘 봤습닏. 어묵탕 맛있게 드세요.

어머나 @afinesword 님이 그리 말씀해주시니 부끄럽지만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 저도 @afinesword 님처럼 마음을 울리는 좋은 글을 쓰고 싶은데, 언젠가는 되겠지요. 얼른 장보러 나가야겠습니닷!

Teral님..
만나려면 우리 스타킹 써야 합니까?
스타킹 쓰고 있다가 헤어지면서 서로 스타킹 땡겨주며 사진 남기면 ㅋㅋㅋ

저는 가치있는 글이란 내가 쓰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도 내 글을 사랑해줘야죠~

어묵탕 시원하겠어요~~!

라동무님.. 서로 밀고 당겨주는 우리 우정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왠지 실물보다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가치있는 글이란 내가 쓰는 글이라는 멋진 말씀에 안도하며 공감합니다. 라동무님도 고민하셨던 부분이겠지요. 어묵탕 재료 사러 가야하는데 동무들 댓글이 반가워 엉덩이를 떼지 못하고 있네요. 저는 이제 그만 마트로 출~발~!

길지만 길게 느껴지지 않는 일기네요
저도 독립을 했는데 일단 참 편하네요
아빠랑 성격이 잘 안 맞았는데 가끔 보니 서로 맞춰보려 노력도하고 조심하게 됐습니다
어느정도 자라면 독립하는 게 서로에게 좋은 거 같아요 기혼이든 미혼이든요 ㅎㅎ

스프링필드님 일기장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
저도 몇년전에 없던 아토피 생겨서 고생 좀 했던 기억이 있어서 남일 같지가 않네요. 제 경우엔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약화가 원인이라고 자가진단 내렸네요. 제주와서 좋아진거 보니 맞는거 같아요. 편안히 잘 읽혀서 좋았습니다~

@ryuie 님 오셨어요 :-) 훔쳐보시고는 재밌다고 이렇게 당당히 고백하시다니 감사합니다 ㅎㅎㅎ 아토피의 원인은 알러지, 스트레스, 음식, 기후, 유전 정도가 있는 것 같은데.. 전 모두 다 해당이 되네요 ㅜㅜ @ryuie 님은 면역력이 약해지셨다니.. 아토피 뿐 아니라 다른 문제도 있으셨겠어요. 저도 전엔 한국만 오면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화돼 여기저기 탈이 나서 병원을 다섯군데나 다녀야했거든요. 제주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 모두 찾으시길.. 쑥스럽지만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

저는 글로 남기는 걸 부끄러워해서 어릴적에는 제출하는 일기는 쓰지 않았어요. 비공개로 조금씩 썼었는 데 일기를 쓰면 반성문이 되어서 쓰지 않은지 한참되었죠. 반성문을, 자책을 한 가득 담아낸 일기장을 돌이켜보니 나의 일상이 불쌍해서요. 저의 그 아무도 보지 않는 자책일기는 저에게 일상을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죠. 저에게는 큰 가치였어요. @springfield님의 가치있는 일기 기다릴게요:)

@charlotte2 님 안녕하세요 :-) 어릴 때는 숙제라면 응당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지조와 주관이 있으셨군요. 멋지신걸요? 일기가 반성문이 되셨다는 말을 들으니.. 샬롯님은 그만큼 더욱 좋고 멋진 사람이 되고싶으셨나봅니다. 우리 모두 인생이 처음인데 ,조금 못나고 후진 내 모습을 보더라도 토닥토닥, 우쭈쭈 많이 해주셔요 ㅜㅜ 자책일기라는 단어가 조금 아프게 다가오네요. 지금은 일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셨다니, 그만큼 샬롯님 스스로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고 계실 거란 예감이 듭니다. 너무나 소중한 댓글 감사드려요 :-)

ㅎㅎ저도 일기 잘 훔쳐보고 갑니다😛
귀국 환영합니다 봄들님!

으악 신농님ㅋㅋㅋ 훔쳐보신 걸 이렇게 당당히 알리시다니요! ㅋㅋㅋㅋ 귀국 환영도 감사합니다 :D

역시 익명성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다 한번은 하나봐요. :”)
저도 이곳에서 누구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누가 나 좀 알아봐 줬으면 하는 생각이 뒤엉켜 있는 거든요. 그래서 한 동안 알 수 없는 싱숭생숭한 마음에 힘들었더랬죠. :D
사실 전 변덕쟁이거든요. ㅎㅎ 이랬다 저랬다 해서 힘들었나봐요. :)

쵸코님, 한마디로 미투 라는 뜻인가요? ㅎㅎㅎ 누가 나 좀 알아봐줬으면, 나는 사실 이런데..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고는 싶은데.. 실제 지인들에게는 체면이 있고 자존심이 있어 못하는 말이라서 그런걸까요? 음. 말씀하신 변덕이 쵸코님의 반전매력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

미투라고 해서 깜짝 놀랐잖아요. 흐어엉. ㅠ

암튼 전 확실히 성격이 많이 모난 거 같아요. 봄별님 처럼 많은 걸 사랑해주지 못하는 걸 보면요. ㅠ

사랑하는 것도 훈련인 것 같아요. 저도 원래는 안이랬어요 ㅎㅎ 여기서 또 바뀔 지도 모르고요.

사랑도 훈련이라 더 사랑하지 못 하나봐요. 많은 걸 사랑해보지 못해서. :)

바닥을 드러내고 싶었기에 익명성을 유지하고 싶었다는 말 너무 공감이 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쉽지 않네요. 특정되는 것 같아서 움츠러 들다가, 이럴거면 뭐하러 스팀잇에 글쓰기 시작했나 하는 두 마음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그나저나 5번의 저 아빠 진짜 한숨 나오네요ㅡㅡ+

@mystory03 님 잘 지내셨죠? :-) 두 마음이 왔다갔다 할 때마다 내가 지금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제정신인가 싶기도 한데.. @mystory03 님이 공감해주시니 다행이예요 ㅠ 상충되는 두 욕망 중 하나를 놓아야하나 싶기도 하고.... 그나저나 5번 아빠 정말 아웃이죠!

긴 글이었지만 지루하지 않았어요.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글이었던 같아요.
귀국 축하 드리고 저는 이런 글 좋아 합니다.
다음 글 기다려 볼게요~

이런 글을 좋아해주시다니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이런 글이라도 쓸 용기를 주셔서 감사해요 :-) 귀국축하도 감사합니다. @innolee 님, 즐겁고 평온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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