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여행] 걷고, 걷고, 또 걷는다 : 런던

in #kr-art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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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시에서 출근하는 사람들도 마주치는 경험은, 오로지 여행지에서만 가능하다. 여행지에서만큼은 나도 본전 생각에 빨리 일어나서 어디라도 나간다. 런던의 랜드마크 중 하나, 언더그라운드. 디자인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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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날씨 쥑이네. 오전에는 그냥 정처 없이 걸어보기로 한다. 사람 터질 듯한 런던이지만 관광지 포인트에서 조금만 살짝 비켜나가면 한가한 거리가 등장한다. 저 길을 따라서 주욱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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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다가 예쁜 남의 집 대문도 열심히 찍어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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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횡단보도에서도 셔터를 눌러본다. 이런 샷은 타국의 일상을 낯설게 느끼는 여행자만이 찍을 수 있는 풍경이다. 런던에서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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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하나하나가 눈에 띈다. 이렇게 숨은 조형적 요소를 관찰하는 재미가 박물관에서의 재미 못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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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어서 찍어봤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저긴 어떻게 건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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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아이들아. 아티스트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를 어릴 때부터 익혀야 한단다. 아니 아니, !! 아저씨 돈 뺴가지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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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눈에 띄이는, 아무 공원이나 들어가보기도 한다. 다리가 좀 아팠는데 잘 됐다. 잔디 위에서 그대로 늘어지게 낮잠 한숨 자보기도 한다. 자고 일어나서 갈 길을 가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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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저씨도 저쪽에서 단잠을 자고 있네. (죽은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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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박물관과 미술관을 많이 가다보니 문득 몇백년 혹은 몇천년 후 세상의 박물관에는 지금 이 시대가 어떻게 기록되고, 무엇이 선택되어 전시되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졌다.

런던의 시내를 걷다가 이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내가 아주 먼 미래에서 특별한 자격을 얻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을 온 듯, 눈 안에 들어오는 모든 광경들이 생경할 정도로 '과거형'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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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즈강의 다리 위에서 잠시 멍 때리다가, 다음 행선지를 향해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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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이자 건축가인 크리스토퍼 렌이 일생을 바쳐 만든 세인트 폴 대성당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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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미사가 열리고 있었고, 진행되는 의식을 가만히 앉아 들으며 거대한 성당 내부를 관찰했다. 웅장한 오르간 소리와 함께 들리는 성가대의 노래소리는 과연 천상에서 울려퍼지는 듯 했다. 내 앞에 앉은 한 소녀는 갑자기 영접이라도 받은 듯 연신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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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라는 것. 단지 신을 믿느냐 안믿느냐를 떠나서 굉장히 설명하기가 복잡하고 어렵다. 어찌되었건 인류의 문명은 종교와 함께 성장해 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수많은 위대하고 훌륭한 예술품과 건축은 그것이 만든 결과물이다.

만약 이렇게 경탄할만한 건축과 예술이 부재한 채 단지 믿음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신 역시 오랜기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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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즈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세인트 폴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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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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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의 마지막 밤.

언제나 이별의 순간이 오면 아쉬움과 동시에 모든 것들이 좋아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마지막 밤'이라는 다소 감상적인 기분을 배제하더라도 런던은 모든 면에서 발달된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만 제외하면 완벽했다. 타워 브릿지의 야경을 눈에 담으며 누구나 찍을 법한 빤한 엽서 스타일의 사진이지만 나도 한 번 찍어봤다. 기분 좋았다.




@thelump




화가의 여행_최근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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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풍경 멋지네요. 언젠간 여행 함 가봐야겠어요ㅎㅎ
그런데 잔디에 엎드려서 주무시는 아저씨 사진 보니 워킹데드가 생각나네요^^

ㅋㅋㅋㅋㅋ 무덤에서 올라온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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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국서 올리시는 분들 사진이 죄다 ...날씨가 좋아요..
영국날씨 변했나요?
한국날씨 맨날 미세먼지 충만인데요.. ㅎㅎㅎ

비오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니 하늘이 항상 드라마틱 한걸까요? 오래 있어보지 않았지만 저런 무지개도 흔히 볼 수 있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듯한 느낌, 알 것 같아요. 런던에서 무지개를 보셨군요 :)

비가 오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나라라 무지개가 자주 보이는 듯 했어요. 현지인들은 무지개 별로 감흥 없는 걸 보면요 ㅎ

와아~ 저도 언젠가 이런 여행을 해볼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 저는 오쟁님의 그림도 무척 좋아라하지만 화가의 여행 시리즈도 참 좋습니다. 미술관을 엿보게되는 것도 좋고 오쟁님의 사진을 보는 것도 좋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오쟁님이 갔던 미술관을 한번씩 가보고 싶네요:) 잘 봤습니다!

미술관 가기 전에는 관련 다큐멘터리 하나쯤은 찾아서 보고 가는걸 추천해요. 어차피 벼락치기 공부라 금방 까먹지만.. 그래도 감상하는 그 순간만큼은 더 즐겁더라구요...!

건물들이 멋지네요~런던이 멋진 건지 멋진 곳을 골라서 사진을 찍으신건지:)ㅋㅋ사진보면서 감탄하고 갑니다~

사진은 빛이 팔 할이죠. 맑은 하늘에 맑은 빛이 나오는 나라에서는 뭘 찍어도 생생하게 잘 나오더라구요.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한..ㅠㅠ

멋진 사진들 보다보니 제가 런던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그냥 아무 유적지도 없는 길거리 샷이 정말 현지에 있는 느낌이 드네요. 더 찍어올걸 그랬습니다. ㅎ

글을 읽고 있자니 @thelump 님과 함께 걷는거 같네요. 런던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그나저나 글의 제목은밴드 들국화 노래에서 빌려오신건가요? 전 제목을 보자마자 들국화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

들국화 노래 맞습니다! ㅎㅎ 저때 걸으면서 들었던 곡이라 제목으로 정해봤어요 :)

사진 하나하나가 다 멋져요. 오쟁이님이 느끼신 감정들이 느껴지는듯도 하구요 :) 다녀오신 영국의 날씨는 마치 이방인을 반기듯 정말 좋네요 ^^
아 ... 가보고 싶네요 :)

혼자 여행하는 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는 날씨와 도시였어요. 저도 다시 가보고 싶네요..

사진도 마음에 듭니다.
멋지게 잘 찍으시네요.
그림뿐 아니라 사진까지!

하늘이 파랗고 맑아서 뭘 찍어도 잘 나오더라구요. 참 부러운 하늘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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