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의 샘이 깊은 물 - 꼬마 신랑

in zzan4 years ago (edited)

img085 대문.jpg

꼬마신랑과 결혼한 새댁이 있었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이어지는 시집살이에 수시로 업어달라 안다달라 하는 신랑 어리광까지 받아주며 살자니 끝이 없었다.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코흘리개와 살면서 꽃 같은 청춘이 다 간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혔다.

화가 치민 새댁은 어떻게 하면 신랑을 혼내 줄까 궁리를 하고 살았다. 시어른들이 없는 틈을 타서 어떻게 해 보려고 해도 워낙 보는 눈이 많은데다 꼬맹이 시누이까지 틈을 주지 않았다. 몰래 꿀밤이라도 쥐어박으려면 어떻게 알았는지 치마속으로 숨어드는 신랑을 차마 어쩌지 못하고 넘어갔다.

그날은 친정 엄마 생신이었다. 시집온지 얼마 안 되는 새댁이라 아무 말도 못하고 혼자 속을 끓이며 마루에 걸레질을 하고있었다. 무릎도 아프고 허리가 휘어질 지경인데 신랑이 갑자기 등에 올라가 말타기 놀이를 하려 들었다. 가뜩이나 서러운 판에 신랑이 좋은 꼬투리를 주었다.

다짜고짜 신랑을 업고 마당으로 내려와 지붕위로 던졌다. 얼결에 지붕위에 던져진 신랑을 보고 속으로 고소하다고 웃고 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시누이가 고자질을 했다. 시어머니는 눈에 불을 켜고 달려나왔다. 며느리는 이제 별 수 없이 죽었구나 했는데 지붕위에서 어린 신랑의 목소리가 들린다.

“색시야 큰 호박 따줄까 작은 호박 따줄까?
늙은 호박도 딸까?”

나이 어린 신랑이라고 우습게 알고 골려줄 생각만 하고 살았는데 자기를 구해 준 신랑의 기지에 감동했다. 그 때부터 신랑을 위하고 뒷바라지에 힘써 나중에 과거에 급제하고 승승장구하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어느 분이 그랬습니다.
고통은 내 편이라고, 행복이 온다는 소식을 주려고 먼저 온 것이라고...

Sort:  

사랑으로~! 💙

귀요미~! ㅋㅋ

!shop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위로 가즈앙~! 힘차게~! 쭈욱~!

Hi~ jjy!
@bluengel has gifted you 1 SHOP!

Currently you have: 127 SHOP

View or Exchange SHOP Please go to steem-engine.com.

Are you bored? Play Rock,Paper,Scissors game with me!

어쩐지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를 읽고 싶어지는
말문이군요.^^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5
JST 0.029
BTC 62864.56
ETH 2538.87
USDT 1.00
SBD 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