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의 샘이 깊은 물 - 진도아리랑과 삶의 고갯길

in zzan6 years ago

img085 대문.jpg

아침에 각설이 타령이 들린다.
오늘이 장날인데 보기 힘든 각설이가 등장을 한 것 같다. 그런데 보통 각설이는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다니는데 이번 각설이는 아리랑을 부른다. 자세히 들어보니 진도아리랑이다.

아리랑은 지역별로 다른 가사와 가락이 전해지는데 그중 애닲기로는 정선아리랑이고 구성지기로야 진도아리랑이다. 물론 내 귀에 들리는 평가이긴 하지만...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가윗소리가 멀어지기전에 나가보고 싶지만 잘 안된다. 사또에게 나가서 사오라고 하면 어림없는 소리고 어머니를 부추긴다. 오천원짜리 들고 나가셔서 한 통 들고오신다. 주전부리 좋아하시는 어머니 벌써 싱글벙글이다.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
각설이의 목소리는 정말 구성지고 따라 부르고 싶을 정도로 친화력이 있었다. 구경꾼도 꽤 있어 장사도 잘 된다고 엿을 물고 우물우물 말씀을 하신다.

그런데 진도아리랑 가사에 문경 새재는 그야말로 웬 말인가 좀 생뚱맞은 구석이 있다. 영남의 문경새재와 호남의 섬 진도는 너무 먼 거리에 있다. 진도 국악인들이 부르는 가사는 모두가 문전세재다.

지금이야 진도는 언제든지 찾아가는 곳이지만 예전엔 사정이 그렇지 못했다. 더욱이 여인들에게 있어서야 말 해 무엇하랴. 한 번 섬에서 태어나면 평생 섬을 떠나지 못하고 살다 죽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이는 섬 여인의 기구한 인생살이를 안방과 부엌을 연결한 쪽문, 부엌과 마당을 이어주는 부엌문, 죽어서 마당에서 북망으로 떠나는 대문 등 세 문을 굽이굽이 넘는 눈물고개로 은유한 것이라고 한다. 살아오면서 하고 싶은 말은 어찌 다 했을 것이며 아무라도 붙들고 울고 싶은 순간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 모든 순간을 척박한 땅을 일구고 풍랑 드센 바다를 보면서 억누르고 살았을 것이다. 평생을 섬에 갇혀 살다 죽어서 북망길로 들어서며 비로소 섬을 떠나게 되는 한 많은 삶의 고갯길이 그려진다.

그러고 보니 각설이의 음성은 젊은 사람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보이는 음성이었다. 그 노래는 어쩌면 어머니나 누이를 그리워하는 노래인지도 모른다.


이미지: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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