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까?

비가 올까?/cjsdns

하늘이 까맣다.
달도 별도 없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연실 하늘만 쳐다본다.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애터미 껌도 못 챙기고 챙겨 온다는 게 찰 분하고 비타민 홍삼도 챙겨 왔나, 아침에 걸을 때 제일 중요한 건 껌인데 더군다나 비 올지 머리니 우산을 챙겨 오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못했다.

역을 향해 걷는데 뭔가 얼굴에 떨어져 닿는 느낌에 하늘 바라보니 먹물처럼 깜장 하늘이다. 순간 드는 생각이 우산을 가지러 다시 집에 갔다 오면 첫차는 놓칠 거 같고 비가 올까 안 올까 하는 생각에 안 오면 다행이지만 온다면 어쩌지 집에 차도 없고 비가 오면 비를 피해 버스를 타고 와 아니면 어디서 피해있다가 그치면 와, 등 여러 생각 끝에 아냐 안 오면 다행이고 오면 봄비, 봄맞이로 맞자.
비 좀 맞고 걷지 뭐 하는 마음으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일찍 나오니 좋기는 좋다.
강 건너 닭 우는 소리가 잘 들린다.
다른 날은 몰랐는데 오늘은 유독 크게 들린다.
날이 흐리면 더 잘 들리나 강폭이 넓어 잘 안 들릴 거 같은데 옆집에서 우는 닭처럼 잘 들린다.
강아지 짖어대는 소리까지 들리니 내 귀가 밤사이좋아지기래도 했나 참 희한한 경험을 하는 거 같다.

꽝, 하며 부딪쳤다.
뭐지 하는데 죄송합니다 한다.
산책길에 사람과 정면으로 마주쳐 부딪치다니
나의 불찰도 조금 있지만 상대방이 우측 보행을 못했다.
손에 들린 휴대폰에서 뭔가를 듣거나 보느라 집중을 하다 어둠 속에서 반대쪽에서 오는 나를 못 본 것이다.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간 것은 나도 마찬가지이나 나는 곁눈질하듯 아니면 사진작가들이 짧은 거리 내에서나 넓은 풍광을 담기 위해 광폭렌즈 활용하듯 나도 눈을 광폭으로 사용한다.
해서 여태껏 이런 일이 없었는데 워낙에 주변이 어두우니 제대로 작동을 못했나 보다.
사람의 눈도 그렇지만 카메라 렌즈라는 게 빛이 없으면 맹탕이다. 얼마짜리라고 떠들어야 빛이 없으면 허당이다.

그냥 꽝하고 부딪쳤으나 쓰러진 사람은 없다.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져 각자의 방향으로 갔으나 언제 어디서고 사고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하고 다녀야 한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비가 올까 걱정한 부분은 안 해도 될 거 같다.
날이 밝아오며 하늘이 보이는데 구름은 잔뜩 끌어안고 있어도 당장 비를 내릴 거 같지는 않다.
내린다 해도 이슬비 정도나 내릴 거 같다.
그 정도라면 맞아도 될듯하다.

그러나 농사를 생각하면 비가 와야 한다.
비가 안온지도 제법 된 거 같다.
농사도 중요하지만 언젠가부터는 산불이 문제다.
봄비가 푹 와서 나무들이 물이 오르고 푸른 잎이 나야, 마른풀 위로 촉촉한 초록 들풀들이 자리 잡아야 산불도 한시를 놓는다.

예전에는 봄가뭄이 심하면 농사가 제일 문제였는데 요즘은 봄가뭄이 심하면 산불이 제일 걱정된다.
언제인가 동해안 일대 큰 산불이 난 후에 지나갈 일이 있어 가봤다.
산이 온통 숯검정으로 변한 것을 보니 더럭 겁도 나고 사람이 죄인이구나 싶다.
사람의 불찰로 수많은 생면이 재로 변한 것이니 불조심 정말 잘해야 할거 같다.
특히 무심코 버리는 담뱃불이 문제가 많다.
담배꽁초 안전하게 깔끔하게 처리 못하고 아무 데나 특히 운전하거나 차를 타고 가면서 그냥 내던지는 담뱃불 건조한 날씨에는 불 쏘시개 위에 불씨를 던져 넣는 것이나 다름없는 방화행위나 다름없이 위험한 것이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많이 올 거 같지는 않아도 봄비가 내려 줄 거 같다.
고마운 일이다.
설령 비를 좀 맞더라도 기쁘게 봄비를 맞이하자
걸음걸이도 자동으로 빨라진다.

연두잎을 피워내고 있는 버드나무가 무척 좋아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제 대지는 봄비를 고대하고 있다.
오늘 비가 충분히 내려주면 나도 나무를 심어야겠다
스티미언 여러분들도 유실수 한두 그루 집옆에 심어 보세요.
더 큰 꿈을 위해서는 스팀 나무 심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 어느 나무든 심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03/23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