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기념물

in zzan4 years ago

이미지 출처:https://blog.naver.com/cu4549/220301396079

천연 기념물/ cjsdns

우리나라에는 많은 천연기념물이 있다.
그중 내가 처음으로 본 천연기념물은 용문사 은행나무이다.
만나는 순간 경이로웠고 천년의 세월을 느낄 수 있어 신비로웠다.

국민학교, 지금으로 말하면 초등학교 6학년 때이며 나의 모교인 방일 초등학교에서 출발 입구지 계곡(지금은 유명산 계곡이라 부름)을 거슬러 올라가 용문산을 넘어가는 길이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어두워진 저녁때에 도착했는데 발에 물집이 생기고 엄청 힘이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지금 그렇게 수학여행을 간다면 애들 잡을 거냐며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것이며 학교에서도 안전을 이유로 시도조차 하지 못할 수락 여행 방법이다. 그러나 그때는 그 방법밖에 없었다.

다음날 아침에 마주한 은행나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신비롭고 경이로웠으며 천년을 살아온 생명체를 만난다는 것이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흥으로 왔고 친구들과 어울려 팔 벌려 가면서 둘레를 재어보곤 했다. 그리고, 바라보는 노란 은행잎 수없이 매달린 은행 천년을 저렇게 열매를 맺어왔다니...

스팀의 역사는 어떻게 될까?
여기부터는 점심으로 끓여먹은 라면에 휘졌지 않고 통으로 넣은 계란이 막걸리를 부르는 바람에 한잔하고 하는 이야기니 이해하시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뭐 취중 진담이라는 말도 있으니 나쁘지 않을 거 같기도 합니다.

취하기 취했네요. 큰아들에게 감동한 이야기를 아내를 통해서 전달하려고 부탁을 하고 있으니, 사람 사는 게 다 이런 건가 봅니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나는 큰아들이 최고라고 하면서, 큰 아들 위주로 모든 걸 생각했으면서도 늘 저놈이 언제 정신을 차리나 언제 사람 노릇을 하나 하면서 늘 부족한 면만 봐 왔으며 그렇다 보니 늘 껄끄러운 부자 사이였고 정말 부족해도 많이 부족하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엎어버리고 야, 맨날 모자란다고 부족하다고 생각한 이놈이 이게 아니구나 나보다 낫구나 하는 생각은 손자 이환이 50일 되는 날이었습니다. 아버지 손자 50일 기념사진 찍어 주실래요로 시작된 하루 나들이 그리고 저녁 먹고 들어가라 하는 내게 아니에요. 집에 가서 먹을게요. 아버지 어머니도 저녁 드시고 가세요 하는 겁니다.

사실 불편하죠, 지 아비를 닮아서 초우량아 같은 손자 놈 보기도 어려운 텐데 그런 며느리에게 저녁을 차리게 한다는 게 얼마나 부담이겠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는 일이 생깁니다.

집에 들어오기 무섭게 지 아내에게 그러니까 며느리에게 한다는 말이 당신 고생했으니 침대에서 누워 편히 쉬워요. 내가 이환이 목욕시키고 저녁 준비할게 하는 겁니다.

뭐 이런 놈이 있어하면서 보고 있으니 아니 애 목욕을 시키는데 어쩜 그렇게 잘 시키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키 185에 몸무게 120킬로 발은 300미리 손은 임꺽정 손보다 큰 놈이 무슨 애를 목욕을 시켜하며 보는데 감탄이 나올 정도로 능숙하게 하는 겁니다.

애를 목욕을 시킨 후 밖으로 나가더니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왔는데 스테이크더군요. 미리 준비한 소스와 야채로 상을 차렸는데 맛을 보니 정말 아직까지 먹어본 스테이크 중에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그랬습니다. 내가 아들을 잘못 봤다, 그놈이 나보다 났다. 맨날 아버지의 반만 해봐라 했는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 나보다 그놈이 훨씬 낫다는 것을 알았다. 사돈 내외분을 만날 때면 당신의 작은 사위가 세상에서 최고라며 치켜세워도 인사치레겠지 했고, 며느리가 오빠가 최고예요 하면 그래 아직 콩깍지 덜떨어져서 그런 거 같구나 반품이나 애프터서비스는 아예 생각도 말아라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천연기념물 이야기하다가 왜 엉뚱한 이야기가 튀어나와서 활보를 하죠, 이거야 원 술은 이래서 문제라니까.

정리가 제대로 될 거 같지는 않습니다. 스팀에는 천연기념물이 있나 있다면 어떤 사람들이지 나는 스팀의 천연기념물이 될 수 있나, 어떤 사람이 어떤 유저가 스팀의 천연기념물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써보려 했는데 일단 오늘은 그냥 줄여야 할거 같습니다.

용문산 은행나무처럼 스팀이 블록체인으로 오랜 생명력을 지켜 천연기념물로 대접받고 그 안에 많은 유저들이 천연기념물 30호처럼 끊임없이 열매를 맺어가며 커가고 자리를 지켜 줬으면 합니다.


스팀도 스팀짱도 용문사 은행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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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술而不作^^

아빠가 되면 애들 목욕은 일도 아니죠 ㅎㅎ
스팀도 스팀짱도 천연기념물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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