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던 빛
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 있으니
그대가 오랫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히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리
-헤르만 헤세
안녕하세요!
즐거운 금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처럼 저녁 바람이 시원히 부는 날엔 무조건 밖에서 산책을 했었는데...
ㅎㅎㅎ 오늘도 다 지난 옛 기억을 떠올리며 혼자만의 감성에 젖어 봅니다^^;
오늘 포스팅의 서두는 헤르만 헤세의 시로 열어 봤어요.
너무 좋아서 종종 꺼내어 펼쳐보곤 하는 글이랍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사실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니,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 지긋지긋했어요.
동시암송대회를 아시나요?
동시암송대회는 무조건 많은 동시를 외우는 것이 중요한데요.
각 반에서 대표를 뽑아 한 무더기의 동시를 뭉텅이로 던져주고는 달달달 외우도록 시킵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집에서는 선생님의 사주를 받은 엄마가...
진짜 괴로운 대회이지요.
도대체 왜 그 많은 동시를 달달달 외워야 하는지...
도대체 왜 그것을 전교생 앞에 나가 발표하고, 누가 많이 외웠나를 평가해 상을 주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갈 때마다 상을 탔다는 사실을 깨알 자랑해 봅니다.
그래서 저는 동시든 시든 너무 너무 싫었어요.
대회 때가 아니면 쳐다도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소설책을 많이 봤지요.
그럼 언제부터 시를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중학교 1학년, 복도를 지나다 우연히 액자 속에 담긴 이 시
를 만나고부터 입니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육사, <광야>
당시에는 이육사 시인에 대해 알지 못 했어요.
저항시인이라는 것도, 이육사라는 이름이 수감번호 264번에서 왔다는 것도.
어떤 말을 골라야 그 때 제 기분을 표현할 수 있을지 한참을 이 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군요...몹쓸 어휘력;;
'광야'라는 시를 읽었을 때 느낀 머리가 텅 비는 듯한 느낌,
시어들이 거대한 파도처럼 제 머릿 속으로 밀려 와 모든 생각을 정지시킨 듯한 느낌.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날 뿐입니다.
그 때부터 시가 좋았어요.
처음에는 이육사 시인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보았고, 그러다 다른 시인들을 알게 되고,
또 다른 시를 읽게 되고...
저에게는 참 고마운 시입니다.
시가 없다면 제 삶이 퍽 건조했을 것 같거든요^^
저는 문학을 사랑합니다.
문학이 없는 날들은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아주 많이요!
그래서 책을 읽을 때 가장 행복하고, 손 닿는 곳에 책이 있어야 안심이 됩니다.
시든 소설이든 문학이라는 것은 어쨌든 '나'의 이야기는 아니지요.
하지만 우리는 문학 속 주인공에게서 '나'를 찾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나와는 하등 상관 없는 글이지만 그 안에서 뭔가 나와 비슷한 공감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고, 주인공의 고민거리에 함께 머리를 감싸쥐기도 합니다.
'나'는 나에게 는 '나'이지만 '너'에게는 '내'가 아닌 것처럼
'나'도 '너'도 결국 같다는 보편적 공감을 위안삼으려는 태도는 아닐런지요.
무언가를 좋아하는 데 이유가 필요치 않다는데...
이유를 찾고 싶지 않아도 문학이, 책이 좋은 이유를 당장 몇 가지라도 말할 수 있으므로...
헤세의 시를 다시 인용해 봅니다.
이 세상 모든 책들이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
하지만 가만히 알려주지
그대 자신 속으로 돌아가는 길
그대에게 필요한 건 모두 거기에 있지
해와 달과 별
그대가 찾던 빛은
그대 자신 속에 깃들어 있으니
그대가 오랫동안 책 속에 파묻혀
구하던 지혜
펼치는 곳마다 환히 빛나니
이제는 그대의 것이리
둥이에게 제 책꽂이를 빼앗기면서 얼마 남지 않은 책을 일일이 살피며 또 한 번 정리를 마쳤습니다.
버려진 수많은 책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하지만 최종 선택받은 책이라도 달라질 것이 있나요?
창고방 신세...ㅎㅎ;;
둥이들이 좀더 자라면 제가 읽었던 책을 함께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제가 어릴 때 아빠, 엄마의 책꽂이를 탐했던 것처럼요.
저의 0순위 둥이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작품 활동 중이예요.
반찬이 하나 뿐인데도 밥도 잘 먹어요;;;
오늘 에어프라이어를 처음 사용해봤는데...치킨너겟에만 심취해 다른 반찬 만드는 걸 잊었어요..ㅠ
그래도 잘 먹어주어 감사했습니다.
지난 며칠 간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 하고, 힘든 날들을 보냈는데요.
이 글을 쓰면서 조금은 치유가 되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서 그런 가봐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좋아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예요.
나머지는 열심히 살면 부수적으로 잘 따라오지 않을까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자꾸만 글이 길어지네요,,,
그래서 좀 두서없지만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이렇게 주절주절 올리면 정독할 사람은 딱 한 사람있지요
'저요!'
몇 번이고 정독하며 글을 완성한 저에게 박수 한 번 쳐 주세요!! ㅎㅎㅎ
저도 시 좋아해요!!!! 진심!! ㅋㅋㅋ
제가 시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노천명의 '별을 쳐다보며' !! ㅎㅎㅎ
아직도 여전히 시가 좋더라구요ㅋㅋ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내 기분에따라 해석할 수 있으니 ㅎㅎㅎ
그래서 가끔씩 kr-poem 태그를 들리곤 합니다 ㅋㅋㅋ
갑자기 흥분해서 두서 없이 주저리주저리 ㅋㅋㅋㅋ
노천명 시인의 시는 사슴만 알아서 '별을 쳐다보며'찾아봤어요^^
서정적일 줄 알았는데, 상당히 진취적이네요!
노천명 시인이 서정시를 쓰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제목만 보고 그만 착각을^-^;;
뉴위즈님과 시..어울려요
어쩐지 갬성남의 향기가 뿜뿜!
저도 정독했습니다.
디디님의 섬세한 감수성이 느껴지는걸요.
앗....치킨 왔따!
치킨에 밀리다니!!
도잠님? 저기요!! 벌써 가셨나요?
ㅎㅎㅎ
짝짝짝! 잘했어요~ 언뉘이이이~~~ 언니 짱!
징짜....이런 분들이 문학을 해야되거든요 ㅠㅠ 헝...
책을 꾸준히 읽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문학을 사랑하신다니!!
아이를 키우는 중에 그런 것을 포기하면 안돼요!!!(저는 포기 잘합니다!!^^)
그런 곳이라도 푸는 곳이 있어야 우리는 끝까지 육아를 해낼 수 있을테니까요 ㅠㅠ
엇! 저도 저녁에 치킨너겟 줬는데!!! 전.... 반찬 잘 못해서...(그리고 잘 안해서) 늘 밥이랑 한가지 반찬만.....애들이 좋아하는 거 한가지만.....줘요............헷
그래도 애들이 잘 먹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구요^^
오늘 낮잠을 5시~7시 자서 지금도 쌍둥이는 초저녁입니다.....하하하하
언뉘이
다독다독.....제가 해드리고 싶군요 ㅠㅠ
언니한테 시나 문학이나 독서 이야기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전 늘 수박겉핧기 식으로만 알고 있어서 ㅠㅠ
만나면 참 좋겠구만 ㅎㅎ.....
그러게 만나면 참으로 좋겠구만..
아쉬움을 여기서나마 달래게 자주 자주 오라구!!
ㅎㅎ
막 열흘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오지 말고~~
도담 랄라는 김치킬러라 한 가지 반찬에 김치만 더해도 뚝딱이야!!
내가 어릴 때 김치를 그렇게 좋아했다는데
아무래도 닮았나봐 신기해^-^
우리 책을 놓지 말자 끝까지 부여잡고 있자
먼나면 책 얘기하자!!
저분 디디엘엘님은 본성을 모르시고 있는것 같아 안타깝네요ㅠㅠ
김치를 먹다니이이!!!!!! ㅠㅠ 전...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ㅎㅎ 밥도 잘 먹어서 예쁘겠어요^^
어....근데 ㅋㅋㅋ 책 얘기하면 실망하실지도 몰라요ㅠㅠ 전 책도 잘 안 읽고.....잘 모르거든요.....^^;;
짝짝짝!!! 잘 읽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
박수~~~~~♡
고이 간직하시고 늘 손에 책을 잡고 있으면 도담이와 랄라가 따라 올 겁니다.
책 보는 엄마, 그리고 그 옆에 책 가지고 노는 도담이와 랄라...
상상만 해도 흐뭇합니다.
저도 같이 상상했어요
함께 앉아 책읽는 모습!
요즘도 제가 책 잡고 있으면 본인들 책 들고 와서 읽곤 해요 그 모습이 참 예뻐요^-^
방구리님 말씀 꼭 명심하겠습니다!!
전 시는 별로 안좋아했는데 요즘은
지하철에 적힌 시 한 구절에
마음이 울컥하기도 하더라구요.
나이가 들어가나 싶네요 ㅎㅎ
느닷없이 감동하게 되는 순간이 종종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또 운명이 아닐까 막 당위성 부여하고..^-^
단비랑님도 섬세한 분이시라 그럴 거예요
애 낳고..책을 한참 놨었다가(모든걸 놓은게 맞죠^^;;;)
올해 유치원 가면서 다시 친해졌는데 넘 좋은 제시간입니다.
한가지가 치킨너겟이어서 잘 먹는거 아닐까요?
매번 1밥1찬(주로 계란) 을 주는 저는 반성합니다^^
저도 아마 내년에 둥이들이 유치원에 가야
제 시간이 생길 것 같아요
그 때 되면 미뤄뒀던 모든 일을 하고픈데
정작 늘어질지 몰라 걱정도 된답니다
진짜 치킨너겟이라 잘 먹은 거였나봐요ㅎㅎ
둥이 맘도 모르구^-^;;;
이런 감성이 느껴지는 글에 이런 즐문은 죄송하지만..
에어프라이기 괜찮은가요~? 저번에 마트에가서 지나가다가 기계를 봤는데 쓰임새가 많을거 같아 사려다가 말았습니다. 하나 구매할까 생각중입니다~ㅎ
아!! 정독했습니다~후후
저는 디디엘엘님은 아니지만 에어프라이어 소유자로써 ㅋㅋㅋ 에어프라이어 강추입니다. 생선, 돈까스, 삼겹살, 치킨윙, 스테이크, 감자튀김, 등등등 할 수 있는게 너무나 많고 일단 간편하고 맛있어서 좋아요~ 👍🏼
aileecho 님 반갑습니다~^^ 점심때마다 무얼먹을지 고민이 많이 되는데 이렇게 많은 요리가 가능하다면 당장 구매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오늘 치킨너겟이랑 삼겹살을 돌려보았는데
저는 만족했어요^-^
하코님 아이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더욱 추천입니다
간식 걱정을 많이 덜 수 있거든요
내일은 감자튀김과 닭튀김에 도전하려 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전자제품은 없어도 살지만 있으면 편한 것
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오옷 닭튀김!!! ㅎㅎ 아이가 있는거 아닌데 작업실에서 점심 먹을 때 간편하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수 있을거 같아서요~^^
하코님 요기요!!
오늘 당장 마트로 달려갑니다~~~^-^
오 !! 대박입니다!!! 내일 당장 구매하고 갑니다~~!! 사진까지 올려주시고 감사합니다^^
저도 시 완전 좋아하는데- 책 속에 지혜~
쌓아놓은 책들- 제일 위에 놓여진 책 저도 있는데 ㅋㅋㅋ
저도 스트레스 만땅인 날 스팀잇 포스팅을 하면 그렇게 힐링이 되더라구요.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ㅋㅋㅋ
박수! 👏🏼👏🏼👏🏼👏🏼👏🏼👏🏼👏🏼👏🏼👏🏼👏🏼👏🏼👏🏼👏🏼👏🏼👏🏼
우리의 포스팅 길이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로군요^-^
에일리님의 박수가 저에게 힐링입니다~~~
와아!!!!!
책이 엄청많네요. 알라딘 중고서점에 파세요.ㅎㅎ
이건 이제 딱 버릴 수 없는 걸 모은 거예요^-^
저 책의 딱 10배 정도쯤? 처분했어요
근데 괜히 팔아치웠어요 다시금 생각하면 아깝고 보고 싶어요..ㅎㅎ
역시... 저는 외지에서 짐을 최대한 줄여야해서 책은 많이 못사고
전자책으로 대신하려고요.ㅎㅎ 피규어도 미니쪽으로만...ㅋㅋ
예전에 책대여점 많았었는데 요즘에도 있나 모르겠네요.
키위님께는 전자책이 훨씬 효율적이겠어요
책대여점이 저희 동네에도 하나 있었는데 주로 만화책 위주라 가본 적은 없어요
요즘도 있는지는 저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