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의 샘이 깊은 물 - 언어의 이중성
얼마 전의 일이다. 친한 사람 몇몇이 모여 맛있는 것도 먹고 영화도
보기로 약속을 잡았다. 멤버 중 한 사람이 오래 못 나오다 이번에 다시
연락을 하고 보고 싶다고 해서 자리를 만들었다. 입맛은 제각각이라
여러 가지 메뉴가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나오는 순서도 각각이다.
처음 나온 사람이 기다리다 먼저 수저를 들고 차례대로 먹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음식점에서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재료 준비나 조리
과정도 달라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그 정도는 대충 넘어간다.
서로 다른 사람의 음식을 맛보느라 앞 접시는 숫자대로 하나씩 늘어
놓게 되어있다.
그래도 즐겁게 얘기도 하며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일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벌어졌다. 등산도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음식 잘 먹고 그런 험한 분위기로 헤어지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한 사람이 꼬막비빔밥을 먹었다. 서로 맛있게 먹으며 정말 맛있어서
다음에 또 오고 싶다는 말도 했다. 된장국도 맛있고 나오는 반찬도
한 결 같이 맛있다고 했다. 다들 수저를 놓고 마무리 단계였다.
손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고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점잖게 얘기를 꺼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밥 그릇 말리면 못 쓴다는 말을 들으며 자라서
내가 먹은 그릇에 꼭 물을 부어. 마르지 않게...”
일제히 손을 멈추고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 밥그릇 말리는 사람은 평생 돈주머니가
마른다고 그러셔...”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다물어 아래 윗입술을 서로 맞붙이기를 몇
차례 한 다음 또 말을 이어간다.
“어릴 때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귀찮기도 했는데 나중에 커서 알게
되더라. 밥 그릇 말리지 말라는 말은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설거지 할 때 마른 그릇은 잘 안 닦여서
일부러 힘들여 닦아야하기 때문에 밥 해 준 사람에 대한 감사에서
나오는 예의이며 배려라고 생각해. 그 다음부터는 나는 절대 밥그릇
말리지 않아.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어.”
찬찬히 핸드백에 화장품을 넣고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이었다.
“그래, 잘 배운 사람 돈주머니 안 말라서 좋겠다.
그렇게 흘러넘치는 돈 잠깐 빌려 달라고 했을 때 너 뭐라고 했니?
누가 떼어 먹을까봐 우리도 애들 학원비에 남편 골프에 겨우 때우며
지나간다고 시치미를 떼었니?
엄마가 정말 여러 가지 가르치셨구나. 땜질에 시치미까지...”
미처 붙들고 말릴 사이도 없이 문을 박차고 나갔다.
모두 어안이 벙벙해서 서로 얼굴만 쳐다보는데 그래도 제일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차분하게 설명을 했다. 남편 하는 일이 안 돼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이 회복 했다고 했다. 그 때 상처가 워낙
깊었던 것 같으니 우리가 힘이 되지는 못해도 위로의 말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워낙 완강하게 비밀 지키라고 해서 모르는 체 하고 지냈다.
이렇게 끝나게 되어 오히려 만나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됐다고 하면서
표정이 흐려졌다.
서로 조심하고 비록 좋은 말이라고 해도 한 번 더 생각하고 하는
습관도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헤어졌다.
생각없이 툭 뱉는 말이 상처가 되기도 하지요. 암튼
묵언까지는 아니라도
입다무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같은 말도 자리를 보아가며 해야 하겠지요.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상대에 따라 가려서 하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말 한 마디에 담긴 힘을 조금씩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
질풍노도의 시기에는
아무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는 것은
그 만큼의 무게를 요구합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 💙
피그말리온 효과~!
항상 행복한 💙 오늘 보내셔용~^^
2020 스팀 ♨ 이제 좀 가쥐~! 힘차게~! 쭈욱~!
그래서 말의 힘이 무섭다고 하지요.
실제로 그 힘을 체험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