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in #zzanlast year

가셨다.
하늘나라로...

지난해 2월 시장을 다녀오시다 집 앞에서 넘어지셨다.
좋아하시는 막걸리를 사가지고 오시다 떨구니 굴러가는 걸 잡겠다고 하시다 발이 꼬여 넘어지신 듯하다.

수술이 잘되었다 하여 두어 달 지나면 퇴원하실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희망은 점점 멀어지고 오히려 더욱 쇠약해지셨다.
그러더니 결국은 그 술 드시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
병상에서도 막걸리 한잔을 했으면 좋겠다 하셨는데 그걸 못 해 드렸다.
병원이란 특수성이 허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병원 측에 물어보지 말고 몰래라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시는 길에 덜 서운하시라고 막걸리도 올려 드렸다.
맛있게 드셨나 모르겠다.
그냥 죄송할 뿐이다.
죄송함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장 큰 죄송함은 돌아가신 후에 매장을 원하셨다.
그러나 여의치 않았다.

공원묘지를 알아보니 매장 허가를 받아 놓은 자리가 있어 가능은 한데 그런 곳은 극구 반대를 하셨고 자리를 따로 장만하여 모셔 주실 것을 원하셨다.
그게 어려우면 선산이 있는 홍천이나 내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산에 모셔주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그것을 못 해 드렸다.
화장이 두렵다는 아버지를 화장했다.
불효였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이었다.

가족회의와 주변의 의견을 들어 보니 국립묘지로 가실 수 있는데 왜 그러냐며, 남들은 가고 싶어도 못 간다. 돈을 주고도 못 가는 곳인데 왜 그러냐는 의견에 방어 없이 밀려 결국 화장을 하게 되었다.
이천 호국원은 자리가 다 차서 없고 괴산 호국원으로 모셨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다.
춘천 안식원에서 화장을 했는데 생각보다 큰 그냥 보기도 흉물 같은 쇠가 나온 것이다.
깜짝 놀라 보니 고관절 수술에 쓰인 재료들이다.
손가락 굵기는 되는 거 같은 철근 같은 철대가 40센티는 넘어 보이고 한쪽으로는 그보다 더 굵은 나사가 뭉치로 쇠막대기와 크로스를 이루어 있는데 보기에도 끔찍했고 저걸 몸에 박고 계셨다고 하는 충격이 왔다.

쇠를 박았다는 이야기를 의사로부터 설명을 들었지만 이 정도로 큰 것이 들어있는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아! 화장을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을 안 했으면 괴물 같은 저것을 몸에 넣고 얼마나 많은 세월을 괴로워하실까 생각하니 화장하기를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간의 걱정을 모두 덜어낼 수 있었다.

더군다나 괴산 호국원에 봉안을 하는데 보니 국가로부터 예우를 받는 아버지가 뿌듯해하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봉안한 곳도 기존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시야가 탁 트인 아주 전망 좋은 곳에 모셔졌다.
또한 나중에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시면 어머니도 같이 모실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었다.

자식으로서 생각하기를, 아버지를 위해서도 화장을 하여 유골을 국립묘지에 봉안한 것이 참 잘한 것이란 생각이 되었다.
또한 감사한 것은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배웅하면서 형제자매 간에 더욱 우애가 끈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맏이 된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며 동생들에게도 무한 감사를 느끼게 된다.
모두가 모든 게 감사하다.

2025/05/28
천운

Sort:  

This post has been upvoted by @italygame witness curation trail


If you like our work and want to support us, please consider to approve our witness




CLICK HERE 👇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큰일 치루셨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고인에명복을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05
TRX 0.33
JST 0.078
BTC 63144.83
ETH 1685.61
USDT 1.00
SBD 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