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곡이 없는 삶은 없다.

질곡이 없는 삶은 없다./cjsdns

세상 사람 누구나 다 그러하리라
단언할 수는 없다 해도...

운동장 들어서니 반가운 모습이 보인다.
큰소리로 인사를 하니 손을 흔들어 화답하신다.

어머니 뻘 되는 분과 운동장 트랙을 다정히 걸었다.
어제는 네 바퀴 돌고 들어가셨는데 오늘은 일곱 바퀴는 돌았는 거 같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리 됐다.

까마귀야 깍깍 거리 거나 말거나 모자간의 대화처럼 발걸음도 다정했다. 그사이에 농축된 삶의 이야기가 들어앉았다.

남편 일찍 여위고 4남매 키우느라 안 해본 일 없이 하며 살아오셨다, 한다.

자식들 모두 잘돼있어 걱정 없지만 그동안 살아오는 세월이 참 힘들었다고 하신다.

나의 어머니나 내가 살아온 길을 비춰봐도 이해가 되는 이야기들이다.
말씀도 잘하시고 걷는 것도 반듯하게 걸으신다.
웃으시며 치매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은데 하신다.

하여, 백세 이상도 무난하실 거 같아요 라며 말씀드리니 이젠 빨리 죽어야 해 그래야 자식들 고생 덜 시키지 하신다.

많이 걸은 거 같아 이제 들어가 쉬셔야겠어하니 그러시겠다며 손을 흔드신다.
예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내일 또 뵈어요, 하다가 전화번호 주실래요 하니 난 내번호도 누구 알려주려면 잘 생각이 잘 안 나하다고 하신다

건네주시는 전화로 내 번호를 찍어 전화를 했다.
벨이 울리기에 이게 제 전화번호예요 하고 내 전화기에 나도 저장을 했다.
운동장을 벗어나시는 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이 어머니랑 친구 맺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좋은 아침이다.
행복한 아침 풍경이다.

스티미언 모두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2023/06/04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