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봄비/cjsdns

며칠 무더위 기승을 부리더니 비가 내린다.
어제오늘 차분하게 내리는 비
가뭄으로 애타던 대지는 이제 봄을 보내고
제대로 된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하리라.

하남을 경유 성남을 갔다 오는데 고속도로 주변
아카시아가 꽃들이 만개를 했다.
비가 와서 좋다고 생각하는데 문득 옛날 생각이 난다.
아카시아 꽃을 따라 수많은 벌통을 짊어지고 오듯
1톤 봉고 화물차에 가득 싣고 내 살던 곳으로
꿀 따러 왔던 사람, 그 사람이 생각이 난다.

이맘때면 아카시아 꽃내가 진동하는 우리 마을을 찾아
해마다 왔었는데 못 본 지 오래된 사람이다.
생각이 날 뿐이지 그렇다고 꼭 보고 싶다는 그런 감정이
일어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도 내 인생에 기억 한편에
아카시아 꽃과 함께 자리한 사람이다.

인연/천운

유명산 골짜기 계곡물 흘러가듯
세월이 그렇게 부딪치며 흘러갔다
갓 잡아 올린
문어발 꿈틀거리듯 하는 삶 속에
어우러진 인연 모두가
명년 농사 위해 씨앗으로 간직하듯 할
인연 아니라도
소중하지 않은 것 없이 소중하리
내 삶 내 인생
곧 인연이고 인연이었으니

2020-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