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사랑하지 못했던 사람.

in #wc2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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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못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족함 투성이었던 사람이었죠.
외모도 어디하나 준수하지 않아 볼품 없어 보이고,
경제적인 여유가 많거나 지적능력이 우수한 사람도 아니었죠.
그 사람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반대로, 그 사람 주변에는 우수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외모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여유와 지적인 능력도 뛰어난 사람들이었죠.
그런 환경에서 그 사람은 관심과 애정을 받기가 참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런 환경 탓이었을까요?
그 사람은 관심과 애정, 사랑을 받기위해서는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속에 살아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뛰어나지 않는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할 때면,
타인의 관심이 사라져 버릴까 불안해하고 두려워하죠.

그 사람은
실패가 두려운 것이 아닌, 사라져 버릴 관심이 두려운 것이죠.
실패가 두려운 것이 아닌, 외로움이 두려운 것이었죠.

참 사랑할 구석 하나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을 보면,
“나 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구나.”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애정을 주겠구나”.
“그럼 내게 향하던 관심과 애정은 사라져버리겠구나”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사람도 뛰어난 사람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공부가 좋아서 공부하기 보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기 보다,
성실한 삶이 좋아서 꾸준함을 유지하기 보다,
이를 통해 타인의 시선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죠.

힘겹게 하루를 보낸 어느날 밤.
그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아가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타인을 위한 자신의 삶을 발견하고 힘겨워 하죠.
왜 이렇게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붙잡고 살아가는 걸까?

힘겨움에 떨군 고개는 자신의 그림자를 향하게 됩니다.
“내가 이런 모습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며
한 없이 초라하고 안쓰러워 보이는 그림자를 앞에두고
“참 힘들었겠다. 너무나 마음 졸이며 살아왔겠다”라고 말하며
보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서야 겨우 그 사람이 안쓰러워 보이면서
위로하고 사랑하고 싶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지 못했던 사람은 '나' 스스로였습니다.
주제에 딱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자신의 부족함 내지 자신에 대한 사랑을 한 번 써보고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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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너무 잘 아니까, 못난 모습이 더 잘 보이고 더 크게 보이는 걸까요. 잘한 일이 있어도 작은 실수가 더 크게 보이고 더 잘한 사람이 있나 찾아보게 되고.. 그 동안 얼마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내셨을지.. 토닥토닥... 그래도, dmy님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은 건, 그만큼 dmy님이 좋은 사람이니까 그런 게 아닐까요? dmy님은 충분히 좋은 분이세요:) 직접 뵌 건 딱 두 번 뿐이지만 dmy님이 좋은 분이시라는 거 저는 바로 알겠던걸요!

맞아요 오히려 내가 나를 잘 알기에, 부족함까지 더 크게 보는 것 같습니다.
조마조마 했던 마음 알아주고, 토닥토닥 해줘서 고마워요.
가나님이야 말로 좋은 사람이란 걸 단번에 알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가나님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 많구요.
아주 서로의 칭찬 퍼레이드가....ㅎㅎ

드미님 팬이어요. 늘 진심이 담긴 드미님 글 좋아합니다 🙏🏻

저야 말로 신난다님 팬입니다!!
진심으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신난다님의 방송은 항상 잘 듣고 있습니다.
당신의 지적임과 활력으로 방송 잘 이끌어가 주세요.ㅎㅎㅎ

진심어린 글이네요. 저도 저를 사랑하지 못했지만 드미님과의 반대의 전략을 택했던 것 같습니다. "에이 쟤는 저건 좋지만 이런 단점도 있잖아~" 흠 둘 다 그리 성숙한 전략은 아닌 듯 하네요... 다들 그런 때를 잘 극복해서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드미님도 그런 열등감을 통해 지금의 훌륭한 @dmy님이 되셨으니까요 ㅎㅎ 갑자기 아들러가 생각나는 밤이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진심으로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아 사실 저도.... 상대방의 단점!!을 볼 때도 많았습니다 ㅎㅎㅎ
그 또한 저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었죠 ㅜ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아들러를 접했을 때 정말 인상적이었고
많이 배우고, 참 좋아했던 학자였습니다.
문득 아들러 책을 다시 꺼내보고 싶네요.

나를 멀리서 본다면 정말 저런 느낌이겠네요...

네 문득, 우연히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방문하시고 덧글 주셔서 고마워요 : )

최근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를 손글씨로 적다가 펑펑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좀 유해질 필요도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드미님은 사랑 많이 받으실 겁니다. ㅎㅎ

나에게 쓰는 편지. 저도 제작년쯤에 한 번 써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찡하더군요. 그 편지, 쓴 이후로 아직 한 번도 열어보지 못했습니다.ㅎㅎ
좋은 사람으로 봐주셔서 고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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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끔은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을까? 내 본모습을 알고도 나를 좋아해줄까? 나를 진짜 알게 되면 날 싫어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는 거 같아요. 아무리 화려하고 성공한 사람이라도요.
스스로에게 자꾸 칭찬해주고 위로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습니다. 저도 오늘 저를 칭찬해주려고요. 드미님도 해보세요. ^^

네 맞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칭찬과 위로가 참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진정으로 보듬어주는 사람이 타인에게도 진심어린
위로를 건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쓰다가 문득
그냥 바라보고 싶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
보팅만 누르고 바라보겠습니다 :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바라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덕님의 덧글 속에서도 많은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 )

자신의 결점을 모르는 이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결점을 아는 사람에게, 현재의 결점은 자신의 열등함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발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런 높은 발전가능성을 지닌 이를, 현재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ㅎㅎ 결점은 발전가능성을 나타낸다는 말 참 좋습니다.
그렇군요. 높은 발전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현재의 부족함만을
기준으로 섣불리 판단하는 것.... 지양해야할 점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그렇게 바라본 적은 없었나?라는 생각도 드네요.
좋은 말씀과 위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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