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쿵 저러쿵 그냥 요즘 그렇다고요.

in #stimcity4 years ago

길 위의 술 연재를 한다 해놓고는 깜깜 무소식이었다. 이번 여행기는 2008년도 파키스탄이 배경인데 10년도 훌쩍 지난 옛날 여행이다보니 기억을 더듬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암흑 속에서 한참을 헤매며 더듬거리다 보니 어둠에 익숙해져 이제야 조금씩 시야가 밝아진다. 오늘은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제발 좀 마침표 좀 찍고 다음 글을 쓰자.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어떻게 하면 책을 많이 팔고 '책 판매지수'를 높일까 하는 생각으로 여념이 없었다. 매일 매일 각각의 온라인 서점의 순위를 확인하고 순위가 오르면 기뻐하고 떨어지면 실망했다. 짧게나마 마케팅으로 밥을 먹고 살았던지라 내가 해왔고 내 동료들을 통해 들은 여러 홍보 방안을 찾고 정리하고 늘 춘자에게 공유했다. 춘자는 꽤나 까탈스러운 작자라 일부분은 받아들이고 일부분은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그러며 그녀는 너무 과열된 나를 자제시키곤 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고 싶었던 나는 춘자의 시큰둥한 반응에 마음이 사그라들어 독립서점 리스트업을 하다가 다시 뒤로 제쳐두고 생각하고 있는 홍보방안은 파일에 가둬두고 그다지 홍보에는 아무것도 안하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신기하게도 잔잔한 기회들이 생겼다. 모교 블로그 리포터와 인터뷰도 하고, 크루즈 여행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짧게 책 소개하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놀랍고 신기한 일은 잡지에도 책이 실린 거다. 위스키로 알게 된 지인이 카톡으로 사진 한 장을 보내줬다.

KakaoTalk_20210123_200831517.jpg

"잡지 보는데 젠님 책 나오네요."

여행 잡지, 에이비로드였다. 그날 우연찮게 춘자는 우리 책에 댓글이 3399개가 달린 꿈을 꾸었다고 말한 날이었는데, 정말 작은 신호들이 모여, 이 책이 언젠가는 빵 뜰 것임을 예견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새해가 밝고 계속 망설이고만 있던 유투브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총 3개의 영상을 올렸다. 주제는 당연히 크루즈 여행. <어쩌다, 크루즈>의 동영상 판이라 할 수 있겠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크루즈 여행을 담은 유투브를 운영하려고 했으니 거의 2년 만에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놓지 않고 붙잡고 있었던 것에 의의를 두고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 생각을 쥐어짜서 글을 쓰다보면 생각없이 영상을 편집하는 것은 일종의 휴식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레이션이 요즘 나를 괴롭히고 있다. 영상의 몰입에 좋을 것 같아 시작했는데 들을 때 마다 내 목소리가 너무 어색하고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만날 후회한다. 마음에 안드는 문장을 다시 녹음하고 다시 녹음하는 것도 진이 빠지는 일이다. 3화 영상에서는 나레이션을 빼고 제작했다 마지막에 마음이 바껴 삽입했는데 의외로 가장 좋은 반응을 받았다.

"왜 이렇게 일취월장임? 자연스럽고 발음도 진짜 좋아졌어. "
"발음이 귀에 쏙쏙 들어와"

3화 나레이션을 찍을 때 장염에 걸려 온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힘빼고 녹음한 것이 주효한 것이다. 너무 힘이 들어가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비단 나레이션만이 아니다. 힘이 들어간 글쓰기, 조바심이 나 빨리 책을 팔아치우려는 힘이 들어간 홍보. 나를 관통하는 총체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싶다. 필요한 것은 해야하지만 너무 조바심내거나 힘을 잔뜩 주면서 무언가는 하지 말자. 2021년의 목표는 힘빼기, 이걸 가장 최우선으로 하자.

그리고 올려보는 유튜브 홍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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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걸어서 세계여행 홍콩편!

어설프지만 유튜브라는 것을 시작했어요! 헤헤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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