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70. 지친 풍총수와 그를 자극하는 운명의 부름 (3)

in #stimcity8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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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나니


"그런데 [스팀시티]에 임대하신 스파는 왜 회수하신 거죠?"

"...."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위즈덤 러너>로서 [스팀시티]에 임대한 스파는 [스팀시티]가 가라앉았으므로 회수해도 좋다고 공지를 하긴 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이 시점에도 <위즈덤 러너>의 ⅓ 이상이 스파 임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회수를 잊어버렸는지도 모르고, 얼마 안 되는데 귀찮아서 일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스파를 회수해도 <위즈덤 러너>로서의 자격은 유효하다고 했으니 그건 자유입니다. 그러나 그 중의 누군가들은 언젠가 [스팀시티]가 반드시 떠오를 거라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총수들의 '지구행진'에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이며 임대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으니까요. 물론 임대를 회수한 분들이라고 해서 마음이 달라졌을 거라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그분들 중에도 언제든 재개되면 다시 돌아오겠노라 댓글을 다신 분들도 있었으니까요. [스팀시티]를 지지하는 '위즈덤 러너'로서의 자격은 스파임대와 상관없이 언제나 유효한 것입니다.



하지만 [스팀시티]의 총수라면 그건 좀.. 다른 총수들과의 논의도 없이 쏜살같이, 총알같이, 쥐도 새도 모르게, 잽싸게 임대를 회수한 건, 그의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는 '법'이니까요. 적어도 총수라면 말이죠.



"더이상 부주의했다거나, 별생각 없었다 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어요. 모든 권한과 모든 책임을 지는 총수이니, [스팀시티] 태그를 달건 말건, 임대를 회수했건 말건, [스팀시티]와의 연결성, 소속을 밝히건 말건 실체로 증명하면 되는 것입니다. 분명한 비즈니스적 실체. 세상의 많은 무브먼트들이 시작만 요란하고 실체를 내는 일에는 어설프고 게으릅니다. 그러다 흐지부지 사라지고 맙니다. 그런 일을 또 하자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여기는 돈이 오고가는 암호화폐 플랫폼 아닙니까? 그러니 실체는 빠를수록 좋고 느리더라도 분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팀시티]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총수들에게 실체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친애하는 총수님들께

여기는 볼리비아 우유니입니다. 소금사막으로 유명한 그 우유니입니다. 볼리비아는 남미 최대 빈국인데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리튬의 최대 매장량이 확인되면서(전 세계 매장량의 절반이라고 하더군요) 제2의 사우디아라비아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 우유니가 바로 그 리튬 광산이 있는 곳입니다.

전기자동차 시대를 맞아 '하얀 석유'로 불린다는 리튬을.. 그게 자기 발밑에 묻혀있는지 볼리비아인인들 알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걸 무턱대고 개발하다간 자기들이 남아나지 못하겠다는 불안입니다. 이미 이 우유니는 스페인 식미지 시절에 은광산으로 한번 초토화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작 보석을 발견하고도 그걸 빤히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답니다. (곧 자세한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 아이러니를 바라보면서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대박이 터져도 컵이 없어서 사이다를 마시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떠올려 봅니다. 그런 일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 컵은 왜 준비하지 못할까요?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뜰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 아니 금이 둥둥 떠다닐 거라고 믿는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컵을 마련할 겁니다. 그러다 안 뜨면 어떡합니까? 컵 하나 얻은 거죠 ㅎㅎ

[스팀시티] 앞에 무엇이 놓여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마법사가 나타날 리 없습니다. 그리고 그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네 총수님들, 벚꽃 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저도 모르고 총수님들도 모릅니다. 하지만 벚꽃은 반드시 필 겁니다. 그건 자연의 법칙이니까요.

각 플랫폼이 벚꽃 필 때까지 자본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직관을 말씀드리고 떠나왔습니다. 직관은 언제나 그렇듯이, 알 듯 모를 듯 잡힐 듯 말 듯 애매모호합니다. 그러나 그 뒤에 언제나 분명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저는 이곳 우유니에 오기 전 아타카마의 사막에서 직관을 무시했다가 개고생을 했습니다. 하루 종일 극기훈련에 가까운 체력전을 해야 했습니다. 직관을 따랐더라면 아무 일 없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말이죠. (마법사도 자주 직관을 어깁니다. 늘 상식과 효용성을 들어서 개무시하다가 큰 코를 다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1억의 자본금을 마련하는 일. 어렵다면 어려운 일이고 불가능하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곳 볼리비아, 우유니의 누구도 자기들 발밑에 금덩어리가 그토록 많이 깔려 있는지 몰랐고, 그걸 알게 된 지금은 퍼먹을 컵이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예언자가 나타나 '야 여기 리튬이 묻혀 있네' 했어 봐야 전기차와 휴대전화 등이 발명되기 전이라면 그냥 앉아서 때를 기다려야 할 뿐입니다.

벚꽃이 피게 되는 시점의 자본금 1억, 1억 원어치의 스팀파워가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게 그냥 허공에 날리는 돈이 될지, 아니면 스팀만배의 직전에 올라탄 황금열차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돈을 만들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시간과 노력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심장병 약을 만들다 우연히 개발하게 된 비아그라처럼, 1억의 자본금을 만들려고 노력한 수고의 두번째 스텝에 인생의 중요하고 결정적인 무엇을 만나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가 [스팀시티 연말결산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트위터의 창립자도, 투자자도 팟캐스트를 개발하는 시점에는 누구도 그다음에 트위터가 기다리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걸 지켜보던, 애플의 팟캐스트 개발을 미리 알고 있던 제3자가 있었더라면 '헛수고하고 있네'하고 비웃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조차 그 뒤에 트위터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걸 알지 못했을 겁니다.

[투스텝의 법칙], 마법의 매우 중요한 법칙입니다. 원스텝에는 무모해 보일지라도 직관이 이끄는 길이라면 원스텝 너머 투스텝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운명이 기다리고 있게 마련입니다. 마법사는 그래서 직관에 '복종'합니다. 뜻을 모르니 '순종'할 수 없고, 예상할 수 없으니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닥치고 따르던지, 내 맘대로 하다 개고생을 하던지, 별 상관없이 살던지 해야 합니다.

볼리비아는 모랄레스라는 나름 괜찮은 지도자를 얻어 남미에서 최고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이 리튬 광산의 개발권에 관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스팀시티]의 총수님들 또한 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새로운 플랫폼의 총수로서 남다른 선택의 결과를 이미 보이고 계십니다. 그에 걸맞는 행보가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두 자원하셨잖아요? 누가 시켜서 하는 거 아니시죠?? ㅎㅎ

일단 컵을 준비해 봅시다. 그 컵 나중에 쓸모없어지거든 이쁘게 그림이라도 그려 넣어 머그컵 사업이라도 해 보죠. 뭐든 컵 안에 차곡차곡 쌓아가면 뭐라도 되는 것이겠죠. 그러나 그 컵, 너무 작아 보일 겁니다. 직관의 결과가 드러난 뒤에는 너무 작은 컵을 마련한 자신을 한탄하게 될 겁니다.

[스팀시티]의 마법사로서 저는 여전히 총수님들의 성취를 도울 뿐만 아니라 현명한 포기 또한 도와야 합니다. 이번 자본금 1억은 그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통닭집 하나를 차려도 2억은 들거늘.. [스팀시티], 동호회 아니잖습니까? ㅎㅎ

걱정 마시고 시작하십시오. 저는 리튬광산 위에서 마법을 부리고 있겠습니다.

From.
젖과 꿀이 흐르는 사막, 말 그대로 우유니에서 마법사 멀린
(2019. 02. 20.)



벚꽃이 필 때까지



마법사는 2019년의 새해가 밝기 전, 총수들과의 종무식에서 [스팀시티]의 직관을 전달했습니다. 그것은 각 플랫폼이 '벚꽃이 필 때까지' 자본금 1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팀시티]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니까요. 사업에는 진척이 있어야죠. 게다가 앞날이 불확실한 블록체인/암호화폐 사업에서 포기는 빠를수록 좋고 인내심은 길수록 좋습니다. 그러려면 실체를 갖출, 시간을 버텨낼 자금 동원이 가능한지 실험해봄으로써, 총수로서의 자신의 운명과 의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1억이 커 보일 수도 있지만, 자기 사업을 하겠다는 성인에게 그 정도는 최소한의 기준이죠. 치킨집 하나 차릴 돈도 안 되니 말이에요."



치킨집을 하자고 시작한 일은 아닐 겁니다. 세 명의 총수 모두 말이죠. 마법사 또한 그 의무에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계약에 따라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만큼의 책임을 분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술한 대로 [스팀시티]의 메인 프로젝트인 <위즈덤 레이스> '지구행진' 의 여행경비로 이미 투자되어 있었습니다.



미션을 받아 든 총수들은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한 총수는 일찌감치 미션을 완료했고 그로 인해 그 자본금의 2만배 규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본금이 [스팀시티] 플랫폼의 자본금으로 '간주'된 임시 형태였던 터라, 그 2만배 규모의 프로젝트 역시 계속 '간주'만 되다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총수는 역부족이었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스팀시티]를 향한 자신의 꿈을, 포부를 외치고 설득한 끝에, 1억원어치의 투자의향서만으로 미션을 통과하였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 '법'입니다. 마음이 있는 곳에 재물이 따르는 '법'입니다. 그런데 풍총수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듯합니다. 소꿉장난하는 줄 알았나 봅니다. 흐드러지게 벚꽃이 잔인한 4월, 마법사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나온 그의 답변을 보면..


"벚꽃이 피었습니다. 총수님 자본금 1억은 마련하셨습니까?"

"네? 1억이요? 하아~ 아니 그 돈이 있으면.. 왜 그걸 거기다.. 뭐 올해 잘돼서 5억쯤 벌 수 있다면 그 중 1억은 투자 하죠. 5억 벌기가 쉽지가 않아요.. 이게.. 요즘.. 그리고 이런 유튜브 방송에 누가 투자를 하겠어요?"

"준비가 안 되셨군요. 왜 마법사가 투자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하죠?"

"네? 마법사님이요?"



"처음 듣는 얘기처럼 말하더군요. 아니 메일도 보냈으니 처음 듣는 얘기는 아닐 테 고, 그거 말장난 아니었냐? 그냥 열심히 해보자는 말 아니었냐? 흘려버리고 잊고 있었던 듯했어요. 정말로 1억을 자본금으로 마련하는 거였냐? 난 생각도 못 했다. 그리고 그럴 돈이 있으면.. 지금 사무실 차리고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그런데(?) 투자할 돈이 어디 있냐? 그리고 어디서 투자를 받을래도 이런 방송에 누가 투자를 하겠냐?

음.. 그래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느냐? 하다못해 마법사가 투자 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은 왜 못하냐고 저도 반문했죠. 1억이요? 투자할 돈이 있냐구요? 마법사가 돈이 어디 있겠습니까. 늘 말하지만 연금술사가 아니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그 '지구행진'의 여행경비는 뭐 마법사가 꼼쳐논 돈 투자한 거겠습니까? 그것도 직관이 오고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니까요. 될 일에 돈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돈이 따르지 않는다면 운명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고, 마음이 있는 곳에 재물이 따르는 법이죠. 그런데 그는 마음이 있지 않았어요. 믿음은 물론이고 별 기대도 없어 보였죠. 거기다 대고 지성이면 감천이라지 않느냐는 말 따위를 했다가는, 그의 어처구니없다는 실소에 질식을 할 것 같더군요."



마법사는 그날 많이 노여웠다고 했습니다. 관대한 마법사라 화를 잘 내지 않는데, 마법사는 그날 화가 많이 났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풍총수의 태도가 아니라, 말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진심을 들여다보게 되어 화가 나버렸습니다. 그가 자신의 운명의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럼 도대체 왜 총수를 수락한 거예요? 그 댓글은 다 뭡니까? 그 열정 넘치던 뜨거운 댓글은 다 거짓말이었습니까?"

"그건 그냥 글이죠. 사람이 글이랑 같습니까.."



그건 그냥 글, 사람이 아닌..



"사람이 글이랑 같냐구요? 사람인지, 삶인지, 뭐라고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어찌나 화가 나던지. 다만 글과 나는 다르다는 말을 했어요. 그건 정말 엄청난 말입니다. 그건 글 속 자신을 모두 부인하는 말입니다. 그건 글로 열린 운명의 문을 스스로 닫아버리는 말입니다. 글 쓰는 플랫폼 스팀잇에서, 글로 시작된 [스팀시티]의 모든 역사를 부인하는 정말 엄청난 말입니다. 그건 자신은 글이 아닌 말이라고 하는 선언입니다. 허공으로 사라지는 말이라는 선언입니다. 이제까지 스팀잇에 쓴 모든 글의 진위와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정말 끔찍한 말입니다. 그건 글처럼 살지는 못하지만.. 이란 말과는 하늘과 땅만큼 다릅니다. 그건 그냥 '어이쿠 몰랐니 바보야. 그걸 믿었니?' 하는 말이에요. 그건.. 참으로 슬픈 말이에요. 그건.. 그간에 교류되었던 모든 마음과, 쌓아 올렸던 관계의 성실성을 단칼에 끊어버리는 매우 잔인한 말이에요. 그것으로 그와 [스팀시티]의 우주는 분리되고 말았어요."



글이 삶이 아니라면, 글이 자신이 아니라면 우리는 연극을 본 것일 겁니다. 마법사는 허깨비와 대화하고 귀신과 계약을 맺은 것입니다. 그것은 모두 거품이고 허상입니다. 그러니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 채로, 글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스팀시티]는 그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마법사는 그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아, 그래서 그가 [스팀시티]와 아무 상관이 없는 듯 행동했군요. 아, 그래서 태그도, 언급도, 임대한 스파도 모두 회수해 버렸군요. 그랬던 거군요. 그렇게 자신을, 마법사를, [스팀시티]를 기만했군요. 그는 글이 아니었군요.


그것으로 [스팀시티]와 연결된 그의 우주는 연결을 끊고 떨어져 나가버렸습니다. 아니 한 번도 연결된 적이 없었음을 마법사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또 귀신을 본 걸까요? F의 또 다른 인격, 화상전화 속 박순열과 같은 가상의 귀신과 대화하고 있었던 걸까요? 도대체 열정 넘치는 그 뜨거운 댓글을 달던 그는 누구였을까요? 그는 어디로 간 걸까요?


'시답잖은 생업에 종사해서 글도 못 읽는 동안 이런 위험하고 웅장하면서도 대단한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니... 아아아아악'



이렇게 환호와 비명을 지르며 달려오던, 기대에 찬 그는 누구였을까요? 어디로 갔을까요?



"이것으로 나는 그를 만난 게 아닌 게 되었습니다. 나는 글이 아닌 인간 풍총수를 알지 못합니다. 그에 대해서 물으면 나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노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몇 번을 만났을 뿐이고 그마저도 글로 그려진 가면을 쓰고 있었던 터라, 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 것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 가면은, 그 기만은, 숨어들려고 태어난 그의 전략임을. 21세기의 어둠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위장한 필사적인 도피임을. 심지어 자기 파괴적 욕구를 마음껏 향유하려는 매우 위험한 일탈임을. 나는 인간 풍총수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그의 글 속에 기록된 '전 우주적 풍총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숨기지 못하고 터져 나온 댓글 속에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반가웠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가면 뒤에 숨은 21세기의 인간 풍총수가 아닌, 우주의 중첩된 시공간 속에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전 우주적 풍총수'의 원형, 그리고 그의 나툼에 관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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