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說 스팀시티 영웅전] 63. 라총수의 NEXT RICH

in #stimcity8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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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한 바퀴 돌아 오셔야 겠는데요."



"네, 그러죠."



두 달 여 만에 나타난 마법사가 만나자마자 내뱉은 뜬금없는 소리에, 라총수는 이유도 묻지 않고 그러자고 답했습니다. 당황한 것은 마법사였습니다.


"[스팀시티]가 가라앉았다, 그러니 찾으러 가야 한다, 동쪽으로 45일 내에 출발해야 한다, 찾을 때까지 지구행진은 계속되어야 한다.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스팀시티]의 다음 미션을 읊었어요. 그러면 보통은 당황해하거나, 생각해 보자거나, 왜 그래야 하냐고 반문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라총수는 무엇도 묻지 않고 '네, 그러죠.' 하는 거예요. 할 말이 없어졌지만 다행이었죠. 실은 라총수가 반문해 오면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나도 모르고 있었거든요."



답변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거절과 주저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 년의 절반쯤을 해외에서 보내는 라총수에게도 [스팀시티]의 새로운 미션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45일 만에 출발해야 하고, 동쪽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한 번 지나 온 도시는 다시 갈 수 없다는 조건은 꽤나 까다로운 조건이었습니다. 게다가 [스팀시티]를 찾아내지 못하면 기약 없이 계속되어야 하는 지구행진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를, 그렇다고 여행자금이 보장되어 있지도 않은데, 선뜻, 자신의 삶을 쏟는 일은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아무리 'Everything'이라해도..



이런 제안을 받으면 대부분은 실소를 금치 못할 것입니다. 일단 자금이 문제일 테고, 자금이 있어도 시간이 문제일 텝니다. 돈과 시간이 있어도 기회비용이 또 문제일 겁니다. 기약이 없는 시간 동안 자신이 부재한 시공간에서 지나갈 또 다른 기회, 취업, 승진, 결혼 등등의 통과 의례들이 줄줄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가야할 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라총수는 어쩌면 준비된, 운명적인 총수인지도 모릅니다. [스팀시티] 역시 그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까요?



NEW RICH



뉴 리치.. 그것은 라총수의 SNS 프로필에 언제나 적혀있던 문구입니다. 라총수가 꿈꾸는 뉴 리치, 새로운 부란 부의 크기가 아니라 부의 방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모든 이가 원하는, 절대적 시공간을 살 수 있는 금전적 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딱 적절한 시공간에 머무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누구나 자유로운 인생을 꿈꿉니다. 그리고 이를 획득하기 위해 사람들은 먼저 금전적 자유를 획득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말처럼 그리 쉽습니까. 세상일이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기 마련입니다. 두 가지를 모두 소유하기란 타고난 상속자이거나 특별한 행운이 따라 준 일부를 제외하고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금전적 자유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위해 자신의 열정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그건 마치 착하게 살면 천국에 간다는 말처럼 노력에 대한 결과를 계측할 수 없는 막연한 환상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믿는 복음이고, 신앙입니다. 그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마법사는 연금술사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라총수의 'NEW RICH'는 그런 불확실한 믿음 위에 세워진 신앙이 아닙니다. 라총수의 새로운 부를 획득하려면, 자신이 살고 싶은 라이프 스타일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 라이프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적절한 시공간을 찾는 것입니다. 그 시공간은 한 도시일 수도 있고 때에 따라 이 도시 저 도시 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시공간에 머물며 경제활동을 이어나가 돼, 그 도시 간의 소득과 물가의 차이에 따라 절대적 부가 아닌 상대적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그것은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꼭 디지털이어야 할까요? 디지털이 유용하고 현실적이긴 하지만,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직업의 형태가 디지털에만 국한된다면 모든 이들이 추구할 공통의 가치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한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시스템은 그러한 라총수의 'NEW RICH’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의 모든 활동이 가치를 발생시키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고리를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누구나 조직의 노예가 아닌 주체적 경제인으로서 자신의 경제활동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 개별 플랫폼에 종속되어 유행에 따라 이리저리 보따리 장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개인이 곧 플랫폼이 되는 새로운 유통 모델로서의 가능성. 그러면 그 모든 기능이 통합되어 운영되는 곳은 도시여야 할 것입니다. 물리적 도시를 넘어 개인과 개인을 취향과 세계관에 따라 새롭게 묶는 네트워크 시티. 그러한 도시라면 라총수의 새로운 부는 생각이 아닌 현실로, 유별난 나 혼자가 아닌 꿈꾸던 우리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려다 [스팀시티]를 만난 겁니다. 그래서 아, 이런 거라면 나는 총수를 해보고 싶다! 손을 들게 된 것입니다.


"라총수는 이미 십여년 이상 'NEW RICH'의 노마드적 삶을 구축해 왔어요.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공간에 머무를 수 있는 삶을 향유해 왔죠. 혹자는 그걸 운이 좋거나 남다른 무엇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거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라총수는 그럴 때마다 힘주어서 그건 아니라고 강조했어요. 그건 인류의 보편적인 무엇이고 진화하는 인류는 반드시 그러한 노마드적 삶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이죠. 물론 라총수는 글 쓰는 사람이고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존 비용을 충당하고 있어요. 그게 보통 말하는 금전적 자유를 줄만큼의 부였다면 이런 얘기를 할 수 없겠죠. 그 연령대의 평균적 보수 또는 그에 밑도는 수준의 수입이더라도, 시공간을 적절히 선택하면 자신의 거주지에서보다 얼마든지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해 왔을 뿐만 아니라 실천해 왔어요. 라총수는 늘 그렇게 표현했죠. 남들 다 사는 명품백, 화장품 살 돈으로 자신에게 적절한 시공간을 선택해 왔노라고. 사람들은 라총수의 여행 사진만을 보며 부모 잘 만났나보다 생각하거나, 철없이 젊은 날에 저축하고 기반 닦을 생각 안 하고 싸돌아다닌다 비난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저축하느라, 삶의 기반을 닦느라 바꾼, 청춘의 시공간을 충분히 보상받고 있을까요? 라고 언제나 되묻죠."



라총수 역시 'NEW RICH'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NEW RICH’를 실천하기 위해서 먼저 관례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과의 결별을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취업이 그 첫번째 관문이었죠.


"차마 집에는 알릴 수가 없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섰고, 동네에 있던 던킨도너츠에 가서 커피 하나를 시켜놓고 몇 시간이고 멍 때렸다. 적당한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오늘 수업이 힘들었네 어쨌네 저쨌네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이때를 떠올리니 지금 막 또 눈물이 나려는 참이다. 아... 주책... 그런 생활을 한 달쯤 계속했다. 작정하고 술을 진탕 마신 날, 집에 들어가서는 엄마 아빠에게 엉엉 울며 사실대로 고했다. 나는 임용고시를 보지 않을 것이다. 사실 학원에 가지 않은 지 좀 됐다. 그들은 의외로 담담했고, 내게 되물었다. 그럼 취업할 거야? 여전히 울먹이면서 말했다.

‘나는 글을 쓰고 싶어.’ "

그녀는 사실 교사가 꿈이었습니다. 운도 좋았습니다. 남들은 임용고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하는데, 점쟁이도 부러워하던 그녀의 좋은 팔자는 그녀에게 별 어려움 없이 교직을 이수할 수 있는 자격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역사학과에서 임용고시 합격자를 배출하면 커다란 현수막이 붙는다. 역사과 중등 교사는 역사학과가 낼 수 있는 거의 최상급 아웃풋이다. 누구는 굳이 교육대학원까지 가서 임용고시를 치를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내가 턱걸이로 교직 이수를 하게 되는 바람에 기회를 잃었던 내 동기는 교직 이수자 명단 발표가 있던 날 마시지도 않는 술을 마시며 엉엉 울었다고 들었다. 날 얼마나 원망할까. 그래도 일단 시험을 한 번은 봐야 하지 않겠냐며 나를 설득하겠지 생각하고 있던 내게 교수님은 자신도 청년 시절 문학도를 꿈꾸었다고 말했다. 문학을 하고자 한다면 시를 읽어야 한다고 좋아하는 시집을 추천해주셨다. 또 한 번 운이 좋았다."

그녀는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자신이 이 시스템 속에서는 교사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82년 생 김지영이 이 악물고 버텨내다 정신병에 걸려 버린 그 시스템. 86년 생 동백이 같이 난 년이 아니고는 감당해 낼 수 없는 그 시스템. 부모의 기대와 인생의 차선을 살기 위해 그 시스템에 진입할 수는 없다고 선언해 버렸습니다.

"운 좋게 교직 이수 과정에 들 수 있었고, 3학년 때 휴학을 했다. 임용고시를 준비한답시고 국립중앙도서관에 다녔다. 엄마는 매일 아침 도시락까지 싸주며 날 응원했고, 나는 주로 공상을 했다. 그곳은 공상을 위해 완벽하게 설계된 공간이었다. 공상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 만들어 낸 두 작품을 모 문학상에 출품했다. 심사위원이 그 소설을 다섯 줄 이상 읽었을 것 같지는 않다. 복학하고 그해 봄에 모교로 교생 실습을 나갔다. 한 달 동안의 실습을 마치고 정말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보 같게도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고 착각했다. 고작 '교생 실습'을 통해서 말이다. 학기를 마치고 임용고시 준비 학원에 등록했다. 시스템이 원래 그러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3개월 치 수강료를 한꺼번에 냈다. 벽돌처럼 무겁고 두꺼운 전공 서적과 교육학 서적을 받아 들었다. 교생 실습의 달콤한 추억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단 한 번도, 일기에조차 '써' 본 적이 없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 시절의 이야기를 '말'로 꺼내놓을 때면 곧잘 운다. 그렇지만 '쓰기' 위해서는 나와 대화해야 한다. 나는 아마 곧 혼자 울게 될 것이다. 제길... 정말 쪽팔리지만 열흘 만에 짧은 고시생(?)으로서의 생활을 때려치웠다. 엄마가 수강료를 내주었고, 여전히 아침마다 집을 나서는 내 뒤통수에 파이팅을 날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치열한 전장에 들어선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좋은 교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으니 당연했다. 운이 좋았다.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 단 열흘이 걸렸을 뿐이니까."

그리고 그녀는 그길로 여행을 떠납니다. 지구는 둥그니까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걷다가 만난 기가 막힌 절경에 감동하여 인도 산골짝 라다크에서 카페를 열기도 하고 그곳에서의 3년간의 기록을 모아 책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라다크에서 만난 티벳인들의 삶에 공명하여 티벳독립운동을 펼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나는 글을 쓰고 싶어’

자신을 찾아오라며 가라앉은 [스팀시티]는 춘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 용기 있는 춘자들의 글을 세상에 내어놓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그녀들은 엄마의 한 숨과 나중에 얘기하자며 돌아누워 버린 아버지의 등짝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도 그 말을 내뱉는 내 목소리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엄마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한 표정을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아빠는 나중에 얘기해 하고 다시 자리에 누워버렸다. 엄마는 '글 쓰는 사람'은 평생을 곤궁하게 사는 줄로 알고 있었다. 엄마도 나름의 근거를 댔다. 이루어놓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도무지 반박할 근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 아니야. 나는 달라. 할 수 있어. 그냥 되지도 않는 말을 하며 큰소리를 치고는 방으로 돌아와 한참을 엉엉 울었다. 마음이 후련했다."

_ [스팀시티] 82년 생 김지영과 86년 생 동백이 그리고 83년 생 춘자



‘NEW RICH’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이(특별한 행운을 입은 몇몇의 금전적 자유인을 제외하고) 넘어서야 할 첫번째 장벽은 가족일 것입니다.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지만, 그래서 누구보다 간섭하려 드는 가족의 염려를 붙들어 매는 일은 백 마디 말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실천과 결과로만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어떤 결과를 보여줘도 염려는 가족의 머스트 아이템의 자리를 잃지 않습니다만) 라총수 역시 그 염려의 장벽을 넘어서는 시간과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선택한 삶, 행복한 삶의 현장을 스스로 증명해 냄으로써, 수많은 엄친딸들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획득해 내었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가족들도 라총수의 삶에 대해서 뭐라 하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그 엄친딸, 친척들과의 비교에서도 행복도를 기준으로 판정승을 받아내었다고 하더군요. 뭐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 취업하고 결혼해서도 죽지 못해 살고, 우울증에, 이혼에,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에.. 그러니 결국은 모두들에게서 '이제 와 보니 너가 젤 행복한 것 같다'는 고백을 받아내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것에는 수많은 갈등과 굴하지 않는 의지로 버텨낸 시공간들이 있었던 겁니다.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으니까요. 그리하여 획득해낸 라총수의 'NEW RICH'는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무엇이 있었습니다."



NEXT RICH



자신은 운 좋게, 각고의 노력 끝에, 새로운 부를 획득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행복한 라총수를 찾아와 자신의 불행한 인생을 고백하는 이들에게, 라총수는 무엇을 이야기해 주어야 할지 난감해졌습니다. 모두가 자신처럼 결혼도 취업도 하지 않고 'NEW RICH'를 획득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저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처해 있는 환경이 다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제는 더이상 구시대적 라이프 스타일에 자신을 맞추어 살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NEW RICH'를 넘어, 변화에 직면해 있는 다음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지지해 줄 'NEXT RICH'는 무엇일까요?



라총수는 그 실마리를 스팀잇에서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팀잇의 시스템을 이해하고는 희열을 느꼈다고 합니다.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죠. ‘NEXT RICH’의 플랫폼으로서 블록체인/암호화폐의 가능성 말이죠. 이 플랫폼은 참으로 마법 같아서(마법사가 사는 곳이니까요), 인간의 모든 행위를 금전적 가치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그것은 원래 개인이 가지고 있던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인지하고 있지 못한 바람에 소수의 유통 권력, 화폐 권력들에게 내어주고 있던 것입니다. 물에 가격을 매겨서 상품으로 판매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물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처럼, 인간의 행위란 모든 것이 비즈니스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그것을 깨우쳐 주었고, 여기 스팀잇은 글을 쓰는 행위뿐만 아니라 글을 읽고 소비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금전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뿐입니까, 걷기만 해도 돈을 주는 플랫폼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수렵채집 시절의 인간의 활동은 필요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활동이란 생존을 위한 수렵채집과 놀이가 전부였으니까요.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배고프고 먹고 싶을 때 수렵채집 활동을 하고 남은 시간은 자고 놀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잉여가 생겨나면서 인간의 활동은 그 축적의 단위를 현재에서 미래로 확장시켰습니다. 미래의 부를 끌어다 현재에 저장하여 타인의 생존 터전을 잠식해 들어갔고, 덕분에 생겨난 축적 경쟁으로 땅을 마구 파헤치고 전쟁을 벌이더니, 머리가 점점 커져서 이제는 화성에까지 날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화는 뒤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몇번째인지 모르나 인류가 선택한 길은 무한한 우주의 자원과 끝없는 상상력을 조우시키지 않으면 자멸할 수밖에 없는 길입니다. 콩 반쪽을 나눠 먹자구요? 피 맛을 본 강아지에게는 늑대의 길만이 보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악이 아니고 절망이 아닙니다. 전쟁과 전염병이 인류를 강력한 진화의 현장으로 내몰고 그때마다 새로운 차원의 발전과 번영을 이룩해 내었듯이, 인류를 진화의 촉진자로 삼고 있는 우주는 결국 인류를 지구 밖으로 내몰 것이고 또한 무한한 시공간을 열어 줄 것입니다. 우주는 넓고 할 일은 많으니까요.



경쟁은 인류를 진화시키고 부를 독점시키며 소수에게 몰아 주었지만, 무한한 온라인 디지털 생태계는 그 부를 다시 개인에게 돌려주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유통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심지어 새로 태동한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시스템은 인간의 모든 행위는 금전적 가치를 지닌다고 선언해 버렸습니다. 아, 이 'NEXT RICH'는 언제쯤 우리 일상의 표준이 되어줄까요?



그 비밀을 [스팀시티]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니의 요술램프 같은 비밀을 파리들에게 쏟아버리지 않으려고 스스로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냄새 맡은 파리들이 벌떼처럼 몰려들 때에는 물속으로 가라앉는 것이 상책이니까요. 그러니 [스팀시티]는 진정 원하는 이에게, 감당할 수 있는 이에게 자신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것은 그러한 삶을 연습해 온 라총수와 같은 이에게 주어진 'NEXT CHANCE'인 것입니다.


"이런 얘기를 길게 하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라총수는 이미 알고 있었죠. 왜 떠나야 하는지, [스팀시티]는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곳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쩝, 그럼 마법사는 뭐합니까?"


불쑥, 가을이 온 것 같다.
이 여름을 버텨낸 모두가 한숨 돌리며 식은 땀을 닦아내고 있다.
사람들 표정이 한결 밝다. 심장이 사르르 떨리고 미소가 번져오는 것을 막을 수 없는 모양이다.
나도 그렇다.

불쑥 찾아온 새 계절처럼,
스팀시티도 길었던 여름방학을 끝내고, 오늘 불쑥 개학을 맞는다. 야호!

곧 새 여행을 떠난다.
가라앉은 스팀시티를 찾으러, 길 위에서 당신을 만나러.

2009년부터 써온 여권으로는 이 여행을 떠날 수 없다.
2019년 1월 8일부로 이 여권은 효력을 잃기 때문이다.
새로운 여권을 받아들면 더 새로운 기분이 들 것이다.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한다.

이 여행에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 지혜와 용기를 나눌 수 있기를.
행복한 순간에는 함께 웃고 노래하고 춤출 수 있기를.
그리고 마침내 꿈꿔왔던 것들을 하나둘 이룰 수 있기를.

위즈덤 레이스 CITY 100 & BOOK 100

가라앉은 스팀시티를 찾아 떠나는 여정과 함께 위클리 밋업도 다음 도시들에서 진행됩니다. 누구나, 언제든, 어디에서든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참여할 수 있죠. 프로젝트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계속 포스팅할게요. :-)

1차 CITY 50

오사카
교토
도쿄
하와이
벤쿠버
토론토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보스턴
마이애미
하바나
산호세
보고타
리마
산티아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리스본
카사블랑카
마드리드
산티아고
바르셀로나
파리
런던
더블린
브뤼셀
암스테르담
베를린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탈린
프라하

취리히
로마
밀라노
루블라냐
베오그라드
오흐리드
아테네
이스탄불
카이로
예루살렘

방콕
상하이
베이징
멜버른

한 바퀴 돌았는데 스팀시티 못 찾으면 어떻게 하냐고요? 한 바퀴 또 돌면 되지요.

_ 와, 개학이다! / 라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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