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여름

in #stimcity3 years ago (edited)


이상은 이상을 가진 몇 사람이 있다는 걸로 의미 있는 게 아니야. 실현돼야만 하고 실현될 수가 있네. 그 이상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말일세.

- 김승옥, 먼지의 방, 1980


6월을 시작하며 마법사 멀린의 <개새끼소년> 출간 소식을 들은 지리산 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어떤 호들갑이나 꾸밈의 말 없이 단단하고 다정한 격려를 건네주는 그녀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어리광이 튀어나왔다.

그들 부부는 지구 곳곳을 노닐며 발견한 세상의 모든 멋진 것들, 손으로 만든 예쁘고 귀한 것들, 시간을 속이지 않고 묵묵하게 익어온 것들, 세월이 갈수록 진가를 더해가는 진짜배기들을 지리산 자락 작은 가게에 모아다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한다. 오빠는 사진작가다. 그가 주로 다루는 장르는 Street Photography인데 초상권에 예민한 한국에서는 힘든 작업이라고 한다. 그가 한국을 떠나 세상을 떠돌며 세계 곳곳 거리의 장면들을 담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들이 이루는 모든 것은 그들이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들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들이 쌓은 시간의 결과물 그 자체다.

지리산에 다녀온 지 5개월이 지났고, 그들은 그사이 새로운 일을 벌이고 있다. 언니의 쇼룸이자 오빠의 작업실이 될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것!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사진집을 전시하고 판매도 할 수 있는 공간을 기획 중이라고 하더니 몇 개월 사이 뚝딱 일이 진행된 것이다. 언니가 보내온 사진들 속 그들의 새로운 공간은 역시나 근사했다. 아직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했지만,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 공간은 그들 삶의 포트폴리오 그 자체일 것이다. 그들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자신들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




나는 스팀시티와 함께 느리지만 확실하게 이상을 현실로 데려오는 중이다. 여전히 낯설고 신기한, 못 미더울 때도 있지만 그 어떤 것보다 확신하는, 이 애증의 시스템 위에 커뮤니티를 세우는 일. 그것이 우리의 이상이다. 이상은 이상을 가진 몇 사람이 있다는 걸로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실현돼야만 하고 실현될 수가 있다. 그 이상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말이다. 우리는 3년 동안 동지를 찾아왔고, 기쁘게도 기꺼이 동지가 되기를 '선택'한 사람들을 찾을 수 있었다.

2021년 늦봄의 어느 날, 마법사님의 마법으로 우리는 20세기 소년과 연결되었고, 포탈은 열렸다. 우리는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스팀시티의 포트폴리오에 매우 의미 있는 한 줄을 추가하게 될 것이다.

스팀시티 커뮤니티 센터 1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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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여름>은 스팀시티와 춘자의 여름 프로젝트입니다.

장충동의 <20세기 소년>에 포탈이 열렸습니다. 당신은 이 포탈을 통해 스팀시티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스팀시티는 사람과 이야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콘텐츠와 커뮤니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든 것이 함께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모여서 이야기를 쌓고 엮읍시다. 가짜 말고 진짜 합시다. 혼자 말고 둘이, 둘 말고 셋이 합시다. 그리고 뜻을 모아 함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같이 지켜봅시다. 그걸 우리의 시스템, 스팀과 함께 해봅시다.

<20세기 소년>은 우리 모두를 위한 놀이터입니다. 혼자도 좋고, 여럿도 좋습니다. 놀러 와도 좋고, 일하러 와도 좋습니다. 카페이자 펍이고, 개인 작업, 공연, 상영 및 전시, 세미나, 회의, 일일 클래스, 파티, 그 외 사람이 모여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고민 말고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그 그림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함께 완성합시다. 그렇게 우리는 동지가 됩니다.

운영 기간 : 7월 1일 ~ 8월 31일
운영 시간 : 오전 10:00 ~ 오후 10:00 (영업 마감은 자정입니다)
장소 : 서울시 중구 동호로24길 27-5 <20세기 소년>
공간 구성 : 야외 테라스, 1층 바테이블과 원형 테이블, 지하 상영 공간과 다수의 테이블

문의 : 춘자 [email protected]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20세기 소년으로 찾아오세요!

모든 식음료와 프로그램 참가비는 스팀/스팀달러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디렉터 신청하기




예를 들어 어떤 것이냐고요? 팀 춘자는 이런 걸 하고 싶다고 합니다. :-)


*고물's Summer Light 타로(@fgomul)

제게 타로란 천기누설이 아닌 마음을 비추는 작은 빛이에요. 우리 내면엔 지혜롭고 사랑이 가득한 빛이 담겨 있어요. 그 빛이 흐릿할 때, 타로라는 등을 켜요.
무겁지 않고 가벼운 야매타로
당신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탐구하는 시간을 함께 가져요.
타로의 주체는 타로술사가 아닌 당신이에요!
타로가 끝난 후, 꿈 혹은 힘이 나는 문장을 적어 걸어두고, 손님과 고물이 수시로 그 메시지를 마음으로 빌어줍니다 :D

1시간: 15,000원 (아메리카노 1잔 포함)
30분 : 10,000원 (아메리카노 1잔 포함)
질문이 없으면 타로를 주제 삼아 대화해요!
수시, 예약 가능, 하루 최대 인원 설정


*춘자 음감회(@roundyround)

'춘자 음감회'로 유튜브 계정 만들어 멤버와 공유
멤버는 각자의 이름(닉네임)으로 플레이리스트 타이틀 만들고 30분짜리 플레이리스트 만들기(사전)
플레이리스트 간단히 소개하고 같이 듣기
한곡씩 듣기 or 통으로 듣기, 플레이어 마음대로
음악만 듣기 or 영상 보며 듣기 or 먹으며 듣기 or 춤추며 듣기, 플레이어 마음대로
감상을 마치고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플레이어 마음대로
리뷰 노트에 간단 리뷰 남기기

참가비 10,000원(1 FREE DRINK)
1시간, 주 1회, 총 4회, 2개 시즌 운영
시즌별 플레이어 사전 모집(리스너는 현장에서 당일 신청 가능)



*20세기소년의 영화와 와인(@twentycenturyboy)

영화 속에는 다양한 와인이 등장해요. 그 와인들은 그런데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와인의 특성이 주인공의 캐릭터를 설명해주기도 하고 슬쩍 이야기의 촉매제가 되기도 합니다. 와인을 사랑하는 20세기소년은 와인이 등장하는 흥미로운 영화 한 편을 골랐어요.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출연한 ‘사이드웨이’라는 작품이에요. 우리는 그 영화의 클립을 함께 보면서 영화 속의 와인이 어떤 맥락으로 활용되었는지 알아볼 겁니다. 기왕이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와인도 시음해 볼 겁니다. 시청각이 아닌 후각과 미각을 동원해 영화를 감상해 보는 것이죠.

1시간: 48,000원 (4종류의 시음 와인과 치즈 플레이트)



*미치광희쇼(@twentycenturyboy)

20세기 소년은 방송에서 ‘미치광희’라는 별명을 얻은 영화평론가입니다. 그는 술을 영화만큼 사랑하죠. 그래서 펍의 바텐더를 겸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펍(Pub)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펍이라는 공간은 어떤 사람들이 모이고 어떤 소통이 이루어지는 곳일까요? 아마도 펍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통해 그 문화적 기능과 역할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미치광희는 술을 마시며 하는 영화 강의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강의를 들으며 20세기소년과 함께 살짝 미쳐 보아요. 미친 이들만이 세상을 구원하거든요.

1시간 30,000원 (한 잔의 칵테일과 두 잔의 수제 맥주)



*마법사 멀린의 마법의 아침(@mmerlin)

저자와 함께 읽는 <개새끼소년> 강독회
아침마다 여는 마법의 책읽기.
브런치를 곁들인 대화는 마법사 멀린의 생각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시간 : 아침 10시~ 12시 (매일 or 주 3회)
인원 : 선착순 4~8인
제공 : 브런치 제공
비용 : 브런치 메뉴 비용



*마법사 멀린의 MBTI(@mmerlin)

마법사가 직접 해석해 주는 MBTI 심리유형 검사
야매검사는 가라! MBTI 전문가에 의한 분석 및 이해

신청 : 신청고객
방법 : 온라인 MBTI 심리검사
MBTI Form Q 전문해석 결과지 제공
비용 : 19,000원 (고객결제)



*마법사 멀린의 코린이를 위한 암호화폐 특강(@mmerlin)

암호화폐란 무엇일까요?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새롭게 등장한 미래기술과 혁명적인 정치철학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마법의 솔루션이 될지 모를 이 알쏭달쏭한 미확인경제시스템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봅시다.

시간 : 12시 30분 ~ 1시 (매일)
대상 : F&B 구매고객 누구나



*B급 이콘과 미치광희의 영화에 담긴 경제와 삶에 대한 이야기(@twentycenturyboy)

경제와 우리 삶에 영감을 주는 네 편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1. <1987 월스트리트> 찰리 쉰, 마이클 더글라스 주연, 올리버 스톤 감독 – 1988년 작
미국 유수의 경영대학원에서 교재로 쓰일 만큼 주주 및 금융 자본주의의 핵심을 다루는 영화

2. <소셜 네트워크> 젠시 아이젠버그, 앤드류 가필드 주연, 데이빗 핀처 감독 – 2010년 작
21세기에 창업되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페이스북의 이야기, 창업부터 대기업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로운 사람의 이벤트 중심으로 다루는 영화

3. <나 다니엘 브레이크> 데이브 존스, 헤일리 스콰이어 주연, 켄 로치 감독 – 2016년 작
지금까지의 가장 최선의 대안인 자본주의와 복지국가에서 평범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는 누구나에게 닥칠 수 있는 현실을 다루는 영화

구성 : 최광희 평론가, 임동민 이코노미스트 각 10분 해설, 40분 자유 토론
일자 & 시간 : 차후 논의



*릴레이 북토크

가제(그 여행을 틀어줘)
덜컥 떠난 곳에서 새로운 자아를 만난 사람들의 흔적을 21세기 여름에 쏟아내기.
북토크 참여 작가 섭외 및 일정 조율 중



*젠젠의 술술여행(@zenzen25)

어쩌다 크루즈 속 술 같이 마시기

크루즈 여행을 예견한 커티샥 하이볼, 태국에서 마신 창 맥주, 발칸에서 마신 아니제뜨, 크루즈에서 늘 마셨던 진앤하프토닉, 하프소다 등 책 속 술을 같이 마시며 책 이야기하기

비용 : 30,000원 (2종의 칵테일과 전통주, 아메리카노 한잔 포함)



*야매바텐더의 위험한 실험실(@zenzen25)

진, 위스키, 럼, 전통주, 소주 등 술 한 종류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칵테일 만들기,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자기 취향의 칵테일 만들어보기.

비용 : 30,000원 (아메리카노 한잔 포함)



*젠젠과 함께 하는 책맥 타임(@zenzen25)

각자 맥주나 칵테일 등 마시고 싶은 술을 마시며 각자 읽고 싶은 책 읽고 나누기. 1시간 반 독서와 30분 토론.

비용 : 없음 (바에서 술 시켜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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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풍성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타임 테이블에 채워지길 바랍니다♥

언제나 응원하는 춘자의 빅빅 프로그램이네요!! 영화제에서 무슨 영화 볼까 고르는 들뜬 마음처럼 프로그램을 골라 참여하고 싶습니다ㅠㅠ

다른 건 안 보이고 칵테일이 마시고 싶네요...

칵테일 한잔 하러 오세요! 아니 두 잔!

집에 돌아올 길을 생각하니까 의욕이 사라지는걸요...

그렇다면 저는 내심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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