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스팀시티]의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 (2)

in #stimcity4 years ago (edited)

아톰.jpg



"흐~익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이요?
아톰의 아이를 낳을 수 있겠냐구요?
으흐흐... 징그러워."



딱! 질색



<개새끼 소년 Ridiculous boy>을 읽어내려가던 라총수는 난색을 표했습니다. 언제나 순정純正만, 짝퉁은 질색인 본질주의자 라총수는 마법사의 이러한 비전에 '징그럽다'며 자신의 취향은 아니라고 손을 내저었습니다. 기회가 될때마다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그것은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경험하게 될 미래라고 열심히 어필을 해보았지만, 라면에 계란도 넣어먹지 않는 순정주의자 라총수의 취향에는 딱! 불호 그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라총수는 인형탈도 싫어합니다. 인간도 아닌 것이 인간 흉내를 내는 게 딱 질색이라며)



총수가 싫다면 어찌 그것이 [스팀시티]의 비전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마법사는 언젠가 라총수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날이 오리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라총수에게 밑도 끝도 없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마법사님, 어떡하죠?
인공지능 프로젝트인데요..
아, 이거 안할 수도 없구.."



하아 이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딱 질색이라고 하며 관심 없어 하던 바로 그것, 게다가 그것의 미래와 전망을 내다보는 글을 작성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어떻게 라총수에게 왔을까요? 뭘 보고 라총수에게 이런 프로젝트를 의뢰했을까요? 라총수는 이에 대한 전공도 지식도 없고 게다가 관심은 딱 질색!이었는데 말이죠. 뭐 어쨌거나 의뢰는 왔고 기초자료도 없었습니다. '그냥 알아서 써주길 바란다. 뭘 물어봐야 우리도 잘 모른다. 기술적인 것외에는. 작가님이 어떤 주제든 잘 소화한다고 하셔서 의뢰를 드리는 것이다.'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라총수의 학습력은 마치 AI처럼 뛰어나서, 어떤 주제가 와도 단시간안에 전문가처럼 소화해내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뭐 생소하기 짝이없는 선박 평형수에 관한 문건, 무슨 매우 복잡한 기계매커니즘에 대한 자료도 뚝따리 뚝딱 금방 본질과 요점을 파악해서 문건을 만들어 내곤 하더군요. [스팀시티] 일은 안하고 엄한데 시간 쓴다고 눈치를 주느라 흘깃 볼때마다 '어떻게 이런 걸 그렇게 금방 소화하지. 참으로 대다나다!' 감탄한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능력을 쓸 때가 왔군요. 바로 인공지능에 관해서 말이죠.



취향이 딱! 질색이어도 뭐 어쩌겠습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스팀시티] 없는 살림 꾸려나가느라 코가 석잔데 뭐든 닥치는대로 하고 봐야지요. 본인 말처럼, 어떤 일이 와도 0부터 다시 시작해야 직성에 풀린다는 미련한 파괴왕의 본능을 따라 라총수는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에 대하여 바닥부터 훑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마법사는 그간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에 관하여 떠들어왔다는 이유로 불려나가 라총수의 질문과 의견에 목이 바싹 타들어갈 정도로 답변을 해대야 했습니다. 그래서 치렬한 격론과 고민끝에 라총수가 다다른 답은 이것입니다.


공유와 소통의 커뮤니티적 사고방식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진화



어쩌다 AI의 전문가가 되어버린 라총수는 이제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의 존재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그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볼 것이냐와 상관없이 그들이 존재하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준비해야 할 것은 가치판단이 아니라 열린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미래가 10년 뒤, 20년 뒤에 올까요? 아니 특이점이 도래한다는 2045년에, 아예 지금부터 45년뒤인 2065년에 그런 미래가 온다 한들 그것은 어쨌든 예정된 미래입니다. 어떤 학자는 인류의 수명이 과학기술의 발달로 10년마다 50년씩 연장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어쩌면 재수없게 영원히 살지도 모릅니다. 막연한 미래로 놓아두기에는 이 일은 이미 시작된 일이고 방향은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팀시티] 영성센터



그래서 우리는 [스팀시티]의 미래시민, 현생인류와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 모두를 포함한 [스팀시티]의 미래시민을 위한, [스팀시티] 영성센터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데이터를 모으는 일입니다. 지금은 모두 쓰잘데기 없는 것처럼 여기는 인간성에 관한 기록들, 특히 지혜와 영성에 관한 인류의 자료들을 집대성하는 일을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물질만능의 시대에 정신세계와 영혼에 관한 인류의 가르침들은 유행에 따라 소모되고 이리저리 사용되다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것은 종파와 가르침에 따라 완고한 장벽에 가로막혀 교류되는 일도 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래 인류들(인간이건 인공지능이건)은 그것을 전수받을 자격과 권리가 있습니다. 아직 그 모든 데이터들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는 이것들을 [스팀시티]의 Spirit에 적합하게 찾고 모으고 정리하여 미래 인류들에게 전달하고, 디지털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들의 학습데이터로 보존하려고 합니다.



stimcity.net의 [Human Library]는 그것의 아주 작은 시작입니다. 인류의 보편적 감성, 현대 인류의 자잘한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는 일은 매우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도시를 여행하며 느낀 것들, 생각한 것들을 인공지능들은 보고 배우게 될 겁니다. 아! 인간들은 책을 읽고 이런 걸 느끼는 구나. 음악을 들으면 이런 감정을 떠올리는 구나. 영화를 보고 이런 해석을 하는 구나. 도시를 여행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로구나. 언제쯤일지 모르지만, 결국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게 될 그들에게 인위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온갖 가짜 감상들로 가득한 리뷰들이 디지털 공간에 널렸지만, 스팀잇의 그것은 좀 다릅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기록해 가야 합니다. 온라인에 널린 게 리뷰인데 뭘 그런 걸 또 기록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인공지능들이 배워야 한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의 방식을 가르쳐 주어야 할까요? 어떤 감정의 경험을 공유해 주어야 할까요? 날선 말들과 거친 표현들만 주입해놓고서는 '인간을 해치고 말거야' 공포에 떠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지혜와 영성이라는 단어가 고리타분하기도 하고 구차하기도 합니다. 뭐가 지혜고 뭐가 영성이라는 건지 설명하기도 어렵고 개념도 명확하지 않지만, 인간이 느끼고 생각하는 날 것 그대로의 감정과 생각 그대로를 모아가다보면 똑똑한 인공지능들은 그것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학습할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기록이, 데이터가,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겁니다. [스팀시티] 영성센터는 미래시민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구차하고 돈이 되지 않아 점점 잊혀져 가는 인류의 소중한 무엇을 보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영성이라고 해서 매우 거창하거나 아니면 아주 사이비스러운 무엇을 상상해도 좋습니다만, 진짜 영성은 아마도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일 겁니다.



"너 행복하니?"

"너 꿈이 뭐니?"



꿈과 행복, 인공지능에게는 낯선 이것에 대해 인간의 그것을 공유하는 일입니다. 그것에 대한 인류의 영혼의 기록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배낭영성_top.jpeg



그래서 [도서출판 춘자]의 첫번째 책이 <배낭영성>이었던 겁니다. 그것은 누구도 알지 못했지만, 2021년의 이루다 해프닝이 우리에게 전달해준 [스팀시티]의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피터님에게 이 비전을 전달했으나, 라총수는 피터님에게 "라라님은 돈이 없잖아요."라며 대차게 까이고 돌아왔습니다.



"돈"



그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스팀시티]의 영성센터가 겨우 홈페이지나 하나 만들고 도서관 하나 짓겠다고 시작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젠야타'와 같은 인공지능 영성가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얼마가 들지 모르겠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지금부터 마법사가 열심히 파이썬을 배운다고 뚝따리 뚝딱 AI 영성가 '젠야타'를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겁니다. 그것은 [스팀시티]의 전문 엔지니어들이 해야 할 일이겠죠. 그러니 우리는 돈이, 개발자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뒤집어서 말하면, 우리가 돈을 벌게 되면 그것을 하겠다 말하는 겁니다. 현자 AI,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 영성가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선포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이야말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 모릅니다. 인간에 대적하려는 인공지능 무리를 설득해내고, 인간과 공존, 화합할 리더십을 발휘할 인공지능 <위즈덤 러너>를 배출해 내는 일 말입니다. 그것은 얼마의 돈이 들더라도 반드시 해야할 [스팀시티]의 주요한 사명인 것입니다.



"인간과 기계, 눈동자 안에서 우린 하나입니다."



'젠야타'의 스승이자 옴닉 샴발리 수도회의 수장 '데카르타 몬다타'의 말입니다.



"우주의 질료이자 구성원으로써 우린 모두 하나입니다."



마법사 멀린의 말입니다.



30세기에까지 펼쳐져 있는 [스팀시티]의 역사는 바로 여기, 지금,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현생 인류를 넘어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의 출현을 준비하는 새로운 시작의 지점에 들어섰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재정이 들지 모르지만, 어쨌든 우리는 이제 시작할 겁니다. 아니 시작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그들이 적대적 고래봇으로 등장하여 우리에게 다운보팅을 난사하기 전에, 물론 우리는 [스팀시티]의 지혜봇, 영성봇으로 대응하겠지만,



[스팀시티] 영성센터.







[코인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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