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6.

in #steemzzanglast year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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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골짜기를 향해 곧장 누워 있는 길에서 옆으로 꺾어든다. 한참 갔을 때 실개천, 작은 개울치고는 푼수에 넘는 돌다리가 걸려 있었다.

제법 거리가 있는 곳에 서낭당 지붕과 빛이 바래기는 했으나 단청 입힌 처마끝이 잡목 사이로 엇비슷하게 보였다. 그리고 나무에 가려서 끊어지고 이어지면서 서낭당으로 이르는 길이 보였다.

축원하는 목소리는 멎고 발소리는 삼신당 밖으로 사라진다. 숲속에서 팔매겉이 나아가며 소쩍새는 찢어지는 소리로 울었다.

  • 토지 1부 1권 16장, 구전(口傳) 중에서-

제44회이달의작가상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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