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4 hours ago

친정 엄마보다 더 긴 세월을
낮이 되고 밤이 되던 시어머니

구십을 넘겨도 하늘길은 초행이라
가볍지 않은 발길
하기야,
누구인들 다를까

아버님 곁이 아닌
안식원 불길을 거쳐 봉안담에 드셨다

삼 십여 년 기다린 정에도
더 멀찍이 벌어진 솔기

기우지 못한 틈으로
한 소나기 지나간다

image.png

유물론/ 조재도

죽은 어머니를 고추밭에 묻었다
한 길 땅 속 허공에 반듯이 누워
분해되어 가는 어머니
푸른 햇살 되퉁기는 풋고추에 몸을 실어
올여름 우리에게 싱싱하게 오신다
생명은 이렇게 한 치 건너 두 치
보이지 않는 길 따라
목숨을 싸고 돈다

고추에 된장 듬뿍 찍어
와삭, 어머니를 먹는다
어머니 살을 먹는다
어머니를 움켜쥐고 있는 흙의 손을 먹는다
얼얼하구나, 오냐, 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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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를 보내드린 마음이 느껴지네요.

그러면서 시선은 고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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