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5 배낭바위 밥상바위
수락산-5 배낭바위 밥상바위
정상에 올라서자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가 제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왜 이렇게 지나치게 친절한지 영문을 모르다가 옆에 붙은 계좌번호를 보고서야 장사 속이란 걸 알아챘다. 그는 사진도 찍기 전에 막걸리 한잔하고 가라고 재촉했다.
산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어 좋아하지도 않는 아이스크림을 하나 2500원에 샀다. Y는 매정하게도 안 먹는다고 했다. 시중보다 2~3배 비싸지만 그가 이 무더위에 무거운 짐을 지게로 지고 올라왔다는 걸 감안하면 비싼 게 아니다.
갈증 날 때는 물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아이스크림이나 심지어 포카리스웨트 조차 갈증을 더 부추길 뿐이다. 그래서 여름철 산행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물이다. 아무 것도 타지 않는 순수한 물은 거의 생명수와 같다.
배낭바위
수락산 정상에서 장암역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바위이다. 뒤에서 보면 잠수함처럼 보인다. Y가 잠수함처럼 생긴 바위를 배낭바위라고 해서 아니라고 우겼는 데 앞에서 보니 배낭바위였다. 바위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 보는 방향과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밥상바위
배낭바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절벽 위에 밥상처럼 평평한 바위가 하나 보여 밥상바위라고 현장에서 그 이름을 지었다. 산에서 테이블처럼 평평한 바위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대패로 밀어 놓은 듯 반듯하여 위에서 JUMP하는 샷을 잡아봤다.
필름을 사용하던 예전에는 이런 순간동작을 찍기가 아주 어려웠다. 1초에 한 두 장 정도 찍을 수 있는 고속 연사촬영모드가 있는 카메라가 있기는 했지만 필름 한통에 36장 밖에 찍을 수 없고 확인하기 위해서는 현상소에 필름을 맡기고 2~3일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스포츠 사진을 찍는 기자가 아니라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고 기계적 성능이 올라가면서 이제는 1초에 10장 정도 찍는 속사기능은 대부분의 카메라의 일반적인 기능이 되어 버렸다. 메모리만 있다면 한번에 무제한으로 찍는 게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 버려 JUMPSHOT 같은 사진도 이제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사진이 된지 오래다
배낭바위 맞네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생긴 바위 잘 없어요. ㅎㅎ
저 베낭을 메려면 정말 엄청난 거인이 메야겠는대요 ^^
요즘은 휴대폰에 카메라 성능이 워낙에 좋아서 ^^
창의력이 뛰어나신 분이네요. 바위를 보고 거인을 생각하시다니....
휴대폰도 사진이 아주 좋아졌지만 렌즈의 한계는 뛰어 넘을 수가 없더군요
그날따라 정상까지 올라오신 분들이 많이 안계셨나봐요~ 그렇게 반갑게 맞아 주시다뇨! ^^
정상까지 지게로 짊어지고 오셨을 아저씨의 수고를 생각하셔서 기꺼이 지갑을 여신 @syskwl님의 따뜻한 배려의 마음씨를 Y님도 이해하셨을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땡볕에 올라오는 사람만 기다리는 아저씨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30년전 일출보기 위해 지리산 천왕봉을 새벽에 힘겹게 올랐는데 할머니께서 커피와 컵라면을 팔고 계셔서 진짜 깜짝 놀랬던 기억이 있네요.
배낭바위는 요즘 젊은사람들 많이하는 백팩이랑 거의 모양이 비슷하네요.
30년전 오래되었네요. 요즘도 산에서 가끔 그런 분을 만납니다.
지게에 엄청난 짐을 지고 다니시는 분보면 정말 존경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