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처내지 않은 바람이 분다,,,[자작글과 음악]

in #kr6 years ago (edited)

나와는 무관한 바람이 분다
나는 아직 그 바람을 상관하지 않았고
그저 나뭇가지가 몹시 흔들리고 있다

목이 꺾인 가로등은 녹이 슬었고
여러밤이 지났으나 불은 단 한 번도 켜지지 않았다

생각을 놓쳐버린 빈 인형처럼
무심히 창밖 풍경에 눈빛을 내어주고 있다

바람이 부는구나
봄을 마중한 겨울이 우는 걸까

풍선처럼 부푼 바람들이
여기저기 흔들리며 지나간다
터져야할까
기어이 터뜨려야 할까
바람이 빠지며 내 몸 안 뼈들의 시간이
말라갈테지

운좋게 가지에 걸려 펄럭이는
저 흰색천의 경로나 행방은
더 이상 애매하지도 모호하지도 않다

그렇게 잡혀버린 경계 이쪽저쪽을
훔쳐보는 일이 선명해진다

잃는다는 건 다른 것을 얻는다는 공식이
성립된다는 걸 알면서도 차마
못 본 척, 알지 못하는 척 고개를 숙였다

죽어도 떨어질 수 없다는 늙은 잎사귀들의 몸짓만 무성했던 얼마 전을 나는, 안스럽게
기억한다

한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화려할 것 같은 앞모습에 맘껏 휘둘리면서 깊은 고요를 정직한 순리를 저토록 힘겹게 떨어뜨리고 싶었다 지금 바람이 그러하듯이

바람이 분다
내가 상처내지 않은 바람이 분다
이제 접어야 하는 그 바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바람이다

----'''그리움은 항상 아름다운 것들의
뒤에 서 있다. 마치 낮의 뒤에서 별들이
서성거리는 듯이'''----<<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마르타 고메즈의 씨엘리또 린도'
입니다

■Marta Gomez - Cielito lindo ■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Marta Gomez 그녀는 콜롬비아 출생으로
2002년 보스턴의 버클리음대를 졸업 후
미국에서 활동중이라 하네요

우리나라에 아리랑이 있다면
멕시코에는 씨엘리또 린도 - '아름답고 푸른하늘' 멕시코인들에게 가장 친근한 전통민요예요

이 노래를 인상 깊게 들었던 건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구름 속의 산책'이란 영화에서였어요
포도나무농장이 있는 마을의 목가적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했지요
영화의 제목이 참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차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돌아오는 폴은
기차에서 빅토리아라는 미모의 여인을
만나면서부터 영화는 시작되지요

영화의 내용도 사랑스럽지만
제목 자체로 몽환이구요

내일
우리의 하루가 그리 몽환적이고 목가적이길 바라며 이 노래를 퍼뜨려 봅니다

Screenshot_20180408-220659.jpg

Sort:  

요즘 읽고있는 책들이 WW1 WW2 가 배경인데 그떄만의 분위기가 있더라구요. 구름속의 산책, 한번 보고싶네요 ^^

농장에 불이 나서 힘든 고비가 있지만
잘 극복하고 기억이 맞다면 해피엔딩이예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정말 아름다워요
꼭 보셔도 좋을 영화예요

I love the picture you are using...its great

Thank You...!!!

씨엘리 또 린도, 이 노래가 멕시코 전통 민요였군요. 아주 오랜전에 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네~~
귀에 익은 음악일 거예요

마치 새로운걸 맞이하는것에 대한 설렘보다 간직했던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것에 대한 서운함, 슬픔이 더 느껴지는 것 같아요..

서로에게 더는 상처가 되지 않는 바람,
그 바람에게서 발견했던 감정들이
성장의 촉진제가 되었기에 어떤 울렁임도
예쁘게 보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연산홍 붉은 봄 바람도 불어 옵니다^^*
습한 봄바람...
꽃이 숨쉬는 바람요

그래서
그 바람에 달콤함도 있었나 봐요

겨울이 웁니다. 너무 추워서 저도 울었어요.

갑자기 영화 닥터 지바고가 생각나요
영화의 내용보다는 그 겨울 어떤 고드름요
많이 추웠다고 해요 요 며칠요
감기조심하시구요 옷 든든히 챙겨 입으셔요 뒷목에 바람 안 들어가도록 목도리도
하시구요 옛날 친정오빠 고딩때 엄마가 오빠에게 그러셨어요 "너 멋내려다 얼어죽을라"

바람이 분다에서 갑자기 이소라 누님이 떠오르네요, 시에서는 굉장히 감성적이시고 예민하시네요 , 좋은 시로 마음따뜻하게 하고 갑니다

시에서는? 시에서만요?
그럼 시 아닌 나는 어땠어요? ㅎㅎ
궁금하네요 진짜루~~~

오늘 바람이 많이 불고 비에 눈도 내렸어요....
예전 것들은 다 묻어버릴 듯 했어요..

원주에 눈이 왔다고 지인께서 소식을 주셨어요 금욜에 태백 갈 걸 하고 후회했어요

죽어도 떨어질 수 없다는 늙은 잎사귀들의 몸짓만 무성했던 얼마 전을 나는, 안스럽게기억한다

이 글귀에서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무엇을 위해서 , 누구를 위해서 그렇게 안쓰럽도록
처절하게 버티고 있었는지..
한발짝만 뒤에서서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요즘은 마음이 편합니다.

제 나름대로의 해석이니 혹시 의도와 의미가 틀려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가끔은 바람따라 떠돌다가 내려앉은 그 곳이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붙어있던 나뭇가지 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겠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축복합니다 - 기적을 만드는 말 3가지-

글은 맘 밖으로 내놓으면 내 것이 아니라서 해석의 이해를 구하지 않으셔도 돼요
글의 느낌이란 지극히 주관적이라서 본디
자신의 현상황에 맞게 이해되기도 하거든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이 맞네요.
오늘부터 5일간 상해로 가네요
아침 첫비행기를 타려고 5시에 일어나
지금 공항가는 길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출장 가시는군요
거긴 황사가 심한 지역 아닌가요?
마스크착용하고 다니셔요

네 여긴 황사는 괜찮네요. 아주 덥습니다. 24도정도 되네요
황사 이런거 좀 둔한거 같아요
마스크를 써본 경험이 없어서.. 그래도 황사로 마스크 쓰라고
걱정해주사는 분이 있어 너무 좋네요.
지금 막 흉내만 낸 한국식 식당에서 밥 먹고
호텔 도착해서 답글 드립니다.

이젠 한국은 잘 시간이내요
편한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Congratulations @sunghaw!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posts published
Award for the number of comments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Upvote this notification to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why here!

Do not miss the last announcement from @steemitboard!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6
JST 0.033
BTC 64071.08
ETH 2763.75
USDT 1.00
SBD 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