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연재소설] 무너진 세계 - 5
소설가 지망생 입니다.
열심히 글연습 중입니다.
앞으로 훌륭한 작품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좋은 글 보시다가..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어 보세요^^ 감사합니다.
살아남은 아이들 - 5
반 쯤 무너져 내린 실탄 사격장..
그 속에는 50대쯤으로 보이는 전형적인 아저씨 체형의 남자가 벽에 몸을 기댄 채 힘겹게 신음을 하고 있었다.
한쪽 다리위로는 거대한 천정 자재가 내려 앉아 깔아뭉갠 상태였다.
그래서 남자는 의식이 있지만 움직이지도 못하고, 사격장 안에 갇힌 꼴이었다.
평소에 뉴스 보다는 낚시, 골프나 바둑 채널을 즐겨 보던 그였기에, 그는 갑작스런 폭격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려도 대관절 무슨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바깥에서 천지를 흔드는 폭발 소리를 듣다 와르르 무너져 버린 건물 잔해에 깔린 터라, 무의식 적으로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았으리라 예상할 뿐이었다.
"흑흑.. 이게 무슨 일이야? 아이고.. 병만아.."
잔해에 깔린 직후 그는 한동안 의식을 잃었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려 곧바로 바닥에 떨어진 물건 중 짚어든 것은 병만이와 그의 엄마, 그리고 자신이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함께 나동그라진 많은 물건들 중 가족사진 액자가 손이 닿는 거리에 떨어져있다는 것은 크나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어쩌면 죽게 될지도 모르는 판국에 마지막으로라도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에효.. 이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더 잘 했어야 하는데.."
오늘 아침에도 와이프랑 투닥 거리다 사격장으로 출근했다.
말이 출근이지 그저 와이프를 피하기 위한 도피나 다름없었다.
이 사격장도 매일 놀고먹는 남편 꼴이 보기 싫어, 와이프가 닥달한 끝에 차린 것이었다.
놀고먹지만 말고 가게일이라도 하라는 와이프의 등살에 [아내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실탄사격장을 차려버린 것이다.
병만이의 아버지는 부모로부터 건물을 수어 채 물려받은 졸부였다.
평생 돈을 쓸 줄만 알았지, 한 푼을 벌어 본적 없던 그는 병만이를 낳고서도 여전히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였다.
그에 반해 병만의 엄마는 야무진 똑순이다.
그래서 병만이의 엄마는 뭘 해도 헤픈 남편의 일을 사사건건 못마땅해 했다.
돈 많은데 대충 살면 어떠냐는 식의 아빠는 아이러니 하게도 마지못해 차린 실탄사격장이 마누라의 바가지를 피 할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가 된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이렇게 헤어질 줄은.. 여보.. 그간 미안했어.."
병만의 아버지는 사진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아내를 보며 혼잣말을 속삭였다.
죽음을 앞두자 아내 속을 상하게 했던 일들만 떠오른다.
왜 사람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게 되는 것인지.. 병만의 아버지는 이제 서야 새삼스럽게 후회가 밀려온다.
혹시라도 살아 나갈 수 있다면, 그는 앞으로의 인생은 허비하지 않고 착실히 살아 보리라 다짐을 되풀이했다.
그때, 누군가 허물어진 가게 틈 사이로 몸을 비집어 들어왔다.
호리호리 한 청년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병만의 아버지는 청년을 애타게 불렀다.
청년은 처음엔 아저씨를 보며 흠칫 놀랐지만, 잔해에 깔렸다는 것을 금세 파악한 뒤, 유유히 무너진 사격장 안을 뒤적대기 시작했다.
"아니.. 청년! 이리 좀 와보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그 보단 날 좀 도와줘!"
하지만 청년은 들은 채, 만 채 하며 계속 자신의 할 일만 했다.
병만의 아버지는 깨어진 건물 내벽 틈틈으로 청년이 무엇을 하려는지 보고 싶었지만, 허물어지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았던 터라 청년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 할 수 없었다.
"학생! 학생!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러지 말고 일단 나 좀 도와줘! 119 구급대라도 좀 불러주지 않겠어?"
병만의 아버지가 계속 청년을 다그쳤다.
그제야 청년이 귀찮다는 듯 지나가는 똥개를 보는 것 마냥 아저씨를 보았다.
"쳇.. 아.. 놔.. 이 아저씨가.. 지금 같은 상황에 119가 어떻게 출동해요? 소방서도 다 작살났는데.."
"뭐? 소방서가 다 작살났다고? 하긴... 김정은 이 미친놈이 미사일을 쏘았으니 거긴들 무사할리가 없겠지.."
"무슨 소리하는 거예요? 왠 김정은? 외계인 놈들이 이 지랄을 한 거잖아요. 아저씬 그것도 몰라?"
"..뭐?... 외..계인? 외계인이라고?"
"뭐야.. 그럼 아무것도 몰랐다는 거야?"
"자세히 좀 말 해봐! 외계인 이라니..?"
"아.. 이 아저씨.. 원시인이야? 뭐야..? 외계인 이 미친놈들이 다짜고짜 지구로 쳐들어 와서는 이 난리를 쳐 놓은 거 아니요!"
"... 아니.. 그.. 그럼.."
병만의 아버지는 청년의 뜻밖의 소리에 정신이 멍해져 버렸다.
하지만 청년은 관심 없다는 듯 몸이 아픈 아저씨를 발로 툭툭 차며 건드린다.
"아저씨.. 그딴 건 됐고.. 총 어딨어요? 무너진 사격장 쪽엔 하나도 안보이던데.."
"총? 총은 뭐하게? 그걸로 외계인과 싸우러 가려는 거냐?"
"챗..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그런 건 아니고.. 여튼 어딨냐고.."
".. 그럼 뭘 하려는데 난데없이 총을 찾는 거야?"
청년은 병만이 아버지의 질문에 잠시 우물쭈물 거렸다.
그러더니 이내 표정이 돌변했다.
"아.. 씨발! 걍 내 놔! 잔말하지 말고.."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총은 너 같은 애가 다루기엔 너무 위험한 물건이야!"
병만의 아버지는 다짜고짜 총을 내 놓으라는 청년을 그제야 유심히 보았다.
가만히 보니 말투도 그렇고 복장도 여간 불량스러웠다.
머리는 붉게 염색을 한데다 입술과 콧구멍에는 피어싱까지 수어개를 박았다.
필시 녀석은 좋은 뜻으로 총을 찾는 것은 아니라는 예감이었다.
"하.. 이 꼰대 새끼가.. 지금 세상이 어떻게 바뀐 지도 모르고 설교질을 하네.. 보아하니 하늘나라 가실 시간도 다 되가는 것 같은데.. 어떻게?.. 내가 가시는 길 좀 거들어줘?"
그러더니 청년은 갑자기 아저씨를 뭉개고 있는 돌 위로 발을 척 올린 후, 힘껏 아래로 누른다.
물론, 병만의 아버지는 허리 아래로 감각이 없어 통증을 느끼지 못했지만 청년의 안하무인적인 행동만으로도 무서워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아저씨는 세상이 달라졌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외계인의 공격과 총을 찾아다니는 청년.. 이 작은 퍼즐조각 만으로도 아저씨는 사회를 지탱하는 질서가 무너졌음을 짐작 한 것이다.
".. 아.. 알았네.. 총을 줄 테니 그만 해.."
병만의 아버지는 한껏 인상을 쓰며 아픈 척 연기를 했다.
"크크.. 진작에 알아들을 것이지.. 일분, 일초라도 더 살고 싶으면 고분고분 말 들으란 말이야.. 꼰대 아찌!"
청년은 잔인한 미소를 씨익 거리며 총을 내 놓으라는 듯 손가락을 까딱댔다.
병만의 아버지는 잔해에 깔리지 않은 다리 쪽의 건빵 주머니를 뒤적여 자신이 애용했던 권총 한 자루를 꺼냈다.
"오호~ 총이 거기 있었네.. 진작 아저씨한테 말할걸.. 괜히 고생했어~ 고마워요. 아저씨! 요긴하게 잘 쓸게!"
청년은 낚아채듯 총을 가져가려 했다.
하지만 병만 아버지는 그의 손이 닿기 전에 휙 하고 총을 다시 가져가 버린다.
"..지금 뭐하자는 거야? 이 아저씨가 돌았나.. 결국 뜨거운 맛을 보겠다는 거야? 장난하는 것 같아?"
청년의 인상이 험악해 졌다.
두 사람 사이에 냉냉한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병만의 아버지는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곧장 총을 들어 청년에게 겨눴다.
청년은 병만 아버지의 돌발행동에 놀라 눈이 커졌다.
"뭐.. 뭐하려는 거야?!"
"아무래도.. 너 같은 아이한테 총을 주는 건 무리겠어.. 이건 정말 위험한 물건이거든.. 대신 여기까지 왔으니 기념으로 총알 하나는 줄께. 사격장 첫 방문 기념품 정도로 생각하면 돼."
"뭐?!"
- 탕! -
순식간에 청년을 향해 방아쇠가 당겨졌다.
정확히 이마 한 가운데에 총알이 박힌 청년은 부릅뜬 눈을 감을 세도 없이 그대로 고꾸라졌다.
청년도 놀랐겠지만 총을 쏜 병만의 아버지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다.
표적지에는 여러 번 쏘아 보지만 생명체에게 총을 쏴보는 것은 병만 아버지도 난생 처음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첫 타겟이 사람이라니..
병만 아버지는 자신이 벌인 살인에 요동치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했다.
"도대체..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돼 버린거야.. 외계인이라니.."
나갈 수 없는 바깥은 총을 쏘아도 되는 세상으로 변해 버렸다는 것이 혼란스럽고 무서웠다.
가족들은 어쩌고 있는지.. 몸은 성하게 있는지도 걱정이었다.
막상 자신 앞으로 쓰러진 청년의 주검을 보자 미안한 마음도 뒤늦게 올라왔다.
총을 훔치러 온 청년이나, 살기위해 총을 쏴버린 자신이나 한결 다를 바 없다는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그는 잠시 뒤, 병만 아버지는 두 번 더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총을 갖기 위해 들어오는 괴한은 그 후로도 종종 있었고, 병만의 아버지는 청년의 시체위로 새로운 시체 두 구를 더 쌓았기 때문이다.
사격장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외면하고 총만 찾아댔다.
이런 모습이 괘씸해서라도 병만의 아버지는 사격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을 모조리 쏴 버리리라 마음먹었다.
해가 저문 저녁이 되어서야 병만은 아버지의 실내 사격장에 도착했다.
건물 반은 완전히 허물어지고 반은 다행스럽게도 나름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보통 아빠는 실내사격장에 출근하더라도 카운터에 박혀서 티비나 보며 하루를 보냈다.
다행히 무너진 부분은 연습장 쪽이라 아빠가 무사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사격장 안으로 와락 뛰어 들었다.
엄마가 죽은 아파트 앞에서 오열하던 병만은 한참을 울다가 아빠를 찾아보라는 엄마의 말을 떠올렸다.
아빠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병만은 마냥 퍼질러 앉아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서 빨리 아빠를 찾아야만 했다.
어쩌면 난리통에 휩쓸려, 살아 있으면서도 생이별을 해야 할지 모르니 말이다.
전기가 나가버린 세상은 해가지자 마자 곧바로 칠흑 같은 어둠에 덮여 버렸다.
병만은 전등 없는 밤이 원래 이토록 캄캄한 것임을 세삼 실감하게 될 때쯤, 눈물겹도록 반가운 실내사격장 간판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지겹게 기웃대는 구나.. 쓰레기 놈들.."
하지만 어둠을 틈타 또 다시 사격장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리 없는 병만의 아빠는 움직이는 실루엣을 향해 그대로 총구를 겨누었다.
잔해에 깔린 다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시야가 흐려지고 몸이 추웠다.
이런 자신을 지금 가게로 들어서는 저 불한당 또한 도와줄리 없을 것이다.
어차피 남을 해치기 위해 총을 찾는 저딴 녀석은 여기서 죽어주는 것이 세상에 남은 사람들에게도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저승길 길동무 하나 더 삼겠단 마음으로 병만의 아버지는 지체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어둠을 뒤흔드는 갑작스런 탕 소리와 함께 쏘아진 총알은 정확히 표적을 향해 날아갔다.
- 탕 -
"으악!"
하지만 다행히 총알은 병만의 왼손 윗 팔뚝을 스치며 지나갔다.
스쳤다곤 해도 꽤나 살을 깊숙이 파먹고 지나간 터라 병만의 팔뚝은 금세 흘러나온 피로 범벅이 되었다.
병만은 아프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여 상처부위를 부여잡고 주저앉아 소리를 질렀다.
병만의 아버지는 병만의 괴성을 들으면서도 총에 맞은 사람이 자신의 아들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대려 원샷에 침입자를 사살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 했다.
'아휴.. 시끄러워라.. 고 녀석.. 목청 한 번 우렁차네..'
원래라면 백발백중 이었겠지만 불빛도 없고 정신도 흐려진 터라 대강의 위치만 맞춰 쏜 것이다.
이제 자신도 눈꺼풀이 무거워 지는 것이, 숨이 붙어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 할 수 있었다.
해가 지고부터 더욱 적막해진 사격장 안에서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 못내 섭섭했건만, 난데없이 사격장을 방문해 비명을 질러주는 불청객 덕에 가는 길이 심심치 않게 되었다.
자지러지는 듯 한 그 소리도 사람 소리라고.. 우습게도 병만의 아버지는 사람소리 들으며 죽을 수 있다는 것이 세삼 감사하다.
'에효.. 지금쯤 우리 가족들은 뭘 어쩌고 있을까.. 병만이 놈.. 밥은 먹었을까.. 저딴 놈 비명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 목소리나 한 번 더 들었으면 여한이 없겠는데..'
병만의 아버지는 서서히 쏟지는 잠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전신이 나른해 지고, 지치고 힘들었던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것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눈을 감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꿈도 꿔진다.
감사하게도 보고 싶던 아들내미가 엉엉 울며 자신의 이름을 열심히 불러 주는 꿈이었다.
'녀석아.. 아빠랑 마지막으로 보는 건데 왜 이리 우냐? 웃어야지.. 어? 너 팔은 왜이래? 이게 왠 피냐? 다쳤냐? 조심했었어야지! 녀석아..'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꿈에서라도 아들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지만 이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꿈인데도 못내 섭섭하다.
병만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 앞에서 엉엉 우는 아들 녀석을
마지막으로 어루만졌다.
"아빠! 정신 차려! 아빠! 아빠!"
병만은 팔뚝을 부여잡고 한참을 쓰러져 낑낑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갔다.
아빠 앞으로 총에 맞은 시체가 세 구나 더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병만에게는 그딴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아직 몸에 온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아빠는 곧 숨이 멎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어..어떻하지..? 어떻게 해야 돼?"
병만은 울상이 되어 안절부절 생각했다.
자신이 조치를 잘 하면 아빠가 다시 눈을 뜰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고등학생인 병만은 이럴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져 식어져 가는 아빠를 덩그러니 보고만 있을 수밖에...
"아빠.. 흑흑.. 아빠.. 흐흐흑.."
마음만 급할 뿐 아무런 방법이 없는 병만은 결국 아빠의 죽음을 보고만 있어야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떨리는 손으로 아빠의 몸 여기저기를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양 부모를 모두 잃고 하루 만에 고아가 된 오늘이 기가 막혔다.
하물며 외계인의 공격이라니.. 애들 만화영화도 아니고.. 이 사태는 아무리 곱씹고 곱씹어도 어이가 없다.
"아빠.. 엉엉.."
이제는 갈 곳도 없는 병만은 아빠가 돌아가신 벽에 나란히 몸을 기댔다.
그리고는 차가운 아빠의 손을 꼭 감싸 쥐었다.
왼쪽 팔뚝에서는 계속 피가 스멀스멀 흘러나오고 아팠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마음뿐이었다.
병만도 아빠를 따라 곧장 잠이 들었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했으면서 오랜 시간 걸어야 했던 터라 전신이 천근만근이었다.
잠시 잠든 것 같았지만 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새 날이 밝았다.
찔러 들어오는 햇살과 함께 아침부터 사격장 안으로 들어온 누군가가 열심히 사격장을 뒤적대며 소리를 내는 바람에 병만은 잠을 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