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werq] 사진에 관한 잡담 #11 - 애정

in #kr6 years ago (edited)

사진에 관한 잡담 #10 - 시선에 따라 세계를 관찰하기를 적은지도 이제 2개월 정도가 되어간다. 사실 나는 사진을 잘 찍는 편은 아니기도 하고, 이미 여러 타래의 글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던 느낌이라, 더이상 굳이 적지 않았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과거의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 있어,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이 글에 등장하는 모든 사진은 한 5년 전 쯤에 iPhone 4로 찍은 것이다.


가끔 구도나 색감이나 여러가지 사진에 대한 고려사항들을 무시하게 되는 사진들이 있다. 물론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잘 담는다면 더 멋지고 예쁜 사진이 나오겠지만, 굳이 그러한 사진의 여러 기술들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장면과 시선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 하나의 요소는 상당히 중요한데, 그 것은 바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숨막히는 뒷태를 보라...)

사실 나는 강아지들을 참 좋아한다. 아니, 왠만한 동물들을 다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친구들도 나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싫어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키우던 강아지들은 아니고, 예전 퇴근길에 우연히 담게된 녀석들이다. (지금은 어디서 뭐하고 사나 모르겠다.) 나는 최소한 이러한 사진들에서 빛이나 구도나, 요소의 배치를 굳이 따지고 싶지는 않다.

마주할 때에 기분이 즐거워지는 시선들이 있다. 이러한 시선이 교차할 때, 굳이 피하지 않는 편이다. 나는 대체로 세계에 대한 개입을 가급적 배제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애정은 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프레임 바깥의 나를 프레임 안으로 위치시킨다.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다보면, 가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 다음 일은 상상에 맡기기로 하자.


모든 사진의 피사체에 애정을 담기는 어렵겠지만, 그리고 사진의 종류에 따라 애정을 담을 것인지 말 것인지도 달라지겠지만, 나는 이러한 애정이 결국 시선을 통해 세계와 세계를 이어주는 끈이라 믿고 있다. 프레임을 넘어선 세계의 이어짐은 오로지 애정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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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할 때 기분이 즐거워지는 시선들...

늘 무표정한 저는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했을 것 같아요.. 웃으면 이상하게 볼까봐 더 자신을 숨기는 것도 있는데...

사실 항상 상대방에게 즐거움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여러 시선들 중 하나의 갈래가 즐거움을 나타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체로는 무표정이지 않을까 합니다. 저에게도 가장 부담이 적은 시선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조금씩 숨기면서 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안녕하세요 :) 늦은밤에 아직 계시네요 ㅎㅎ
저도 방금 포스팅하고 강아지들을 보고
손이 알아서 이 글을 눌렀어요.
밤에 발견한 선물같이 귀여운 아이들이네요. ㅎㅎ

저도 이 아이들 사진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 납니다. 누렁이는 애교가 많았고 하양이는 차가운 도시의(?) 강아지 느낌이 있었어요. 하루 시작 힘차게 하시길 바랍니다 :)

ㅎㅎ 감사합니다. 멍뭉이들 때문에 저도 기분이 좋아요 :)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애정은 세계의 경계를 허물고, 프레임 바깥의 나를 프레임 안으로 위치시킨다.'
이 문장이 참 좋네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제가 언제나 사진을 볼 때엔, 프레임 너머의 광경을 상상하곤 합니다. 사진엔 언제나 시선과 화각이 존재하니까요. 가끔 피사체가 저에게 말을 걸어주는 느낌이 좋을 때가 있습니다. 단지 인간의 언어만은 아닐 것입니다.

으음... 사진에 그러한 감정이 같이 담긴다고 하는데... 으음... 왠지 강아지를 좋아하는 따스한 느낌이 살짝이나마 느낄 수 있는것 같습니다.

저도 사진에 감정이 담긴다는 이야기를 믿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은 단지 관찰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가끔은 투박하지만 따뜻한 이야기가 잘 정제된 메시지의 전달보다 마음에 들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으아악.....저 숨막히는 뒷태하며...... 심장에 해로운 강아지들입니다 ㅠㅠ 가이드독 불러와서 누가누가 귀여운가 대결이라도 벌여야 할 것 같은데요??!! @홍보해

가이드독도 요즘에는 참 귀여워보이더군요. 뒷태가 참 마음에 들지요? 저 친구들 정말로 귀여웠습니다.

@qrwerq님 안녕하세요. 개대리 입니다. @wonderina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오구구... 강아지들 정말 귀엽습니다 :):):)

정말 귀엽지요? 얘네들 오랜만에 보고싶어지는 하루입니다.

찍는 사람의 애정이 사진에 드러난다고 얘기해준 친구가 있었는데 그 말이 생각나네요
강아지들 귀엽습니다ㅜㅡ

제가 인물 사진에 대해서는 애정을 쏟기가 참 어려운데, 동물 사진들은 희한하게 그게 됩니다. 말을 잘 못하는 존재들에 대한 애착 같은게 있나봅니다. 어떤 사진이든, 사진을 보다보면 찬찬히 사진을 찍는 사람의 시선과 감정을 생각하게 됩니다. 제 나름의 감상법(?)이랄까요.

오랜만에 강아지들 보고싶네요.

동물에 대한 애착이 있으면 확실히 다른것 같아요
그리고 전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런지 인물사진은 좀 어렵더라고요ㅎㅎ

저도 인물사진은 참 어렵습니다. 복잡 미묘한 시선을 담기에는 아직 제 내공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말 못하는) 동물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이 친구들도 대체로 거부감이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시선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그러한 의미겠지요. :)

카메라 성능하고는 상관없이 애정이 담긴 사진이 가장 정감가는 거 같아요~^^

카메라는 정말로 어쩌면 도구일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도구가 좋으면 멋지고 아름답게 담기는 하겠지만, 멋지고 아름다운게 항상 모든 걸 설명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

진짜...ㅋㅋㅋ
정말이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네요
곧이 곧대로 전해지는 그 귀여움에 저까지 미소가 전해지는 걸 보면요~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예술 잘 보고 갑니다 :D

저는 이러한 광경들이, 일종의 사진술의 변칙 같아서 좋을 때가 있습니다. 사실 귀여운 멍뭉이는 옳습니다. 정말로 옳습니다. (...) 항상 고생 많으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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