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없이 영화보기] #006.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봐야하는가? - Movie without subtitles

in #kr6 years ago (edited)

[지난 칼럼]

#001. 자막없이 영화보기의 원리 (나는 이제껏 700편이 넘는 영화를 보았다.)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1-700
#002. 나는 왜 자막없이 영화보기를 시작하였는가?
https://steemit.com/story/@nosubtitle/002
#003. 자막없이 영화보기를 실천하는 방법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3
#004. 나의 자막없이 영화보기 실천과정(2015-2017)과 영어듣기의 단계
https://steemit.com/kr/@nosubtitle/004-2015-2017
#005. 얼마나 투자하여야 하는가?
https://steemit.com/kr/@nosubtitle/movie-without-subtitles-005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자막없이 영화보기에 관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같은 영화를 얼마나 여러 번 봐야 하는가?'이다.
이 질문 자체가 얼마나 영어를 공부해야한다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지를 보여준다.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면 과연 재미있는가? 아무리 좋아하는 영화라도 두 번 이상 연속해서 보기란 쉽지 않다.
이미 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이 한 번 경험한 것을 또 다시 경험할 때 싫증과 지루함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같은 영화를 수 십번, 아니 수 백번 반복해서 보라니.. 그런 고문이 또 어디있는가.
자막없이 영화보기는 신생아가 말문이 트일 시점과 유사한 약 3,000시간이라는 긴 여정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렇게 한 영화를 반복해서 본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쉽게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러 번 볼 필요가 없는 이유



우리는 여러 번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 그 영화에 나온 표현들을 모조리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거란 착각을 하게 된다. 물론 어느 영어 학습법 책에 보면 그렇게 공부를 했다는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듣기는 그렇게 해서 완성이 되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영어에는 무수히도 많은 소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말에도 경상도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가 존재하듯이 미국 영어, 호주 영어, 영국 영어, 인도 영어, 필리핀 영어 등등 정말 다양한 영어가 있다.
어떤 사람이 나는 미국 영어는 잘 들리는데, 호주 영어는 잘 못 알아듣겠다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영어 듣기가 잘 안 되는 사람이다.
한국인이라면, 다른 지방의 사투리를 들어도 억양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지 않은가?
한국어 고유의 음가가 존재하기 때문이고, 영어도 마찬가지다. 영어 듣기 평가에 나오는 발음만이 영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유독 한국 사람들이 발음에 굉장히 집착하고, 이를 영어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의 척도로 삼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발음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발음에 집착하는 사람 치고 영어로 의사소통을 잘 하는 사람을 보질 못했다 (반기문의 영어를 blind로 들려 주었더니 이 아저씨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우리나라 사람만 지적을 하더라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예전에 어학원에서 일을 할 때 캐나다 출신 원어민 강사가 있었는데, 학부모에게 항의 전화가 왔다. 우리 애가 선생님의 발음이 조금 이상한 것 같다고 지적을 했다라는 것이다. 너무 웃기지 않은가? 그 아이는 영어로 말을 할 줄 모르는 아이인데 말이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고 어학당에서 이제 겨우 가나다라를 배운 외국인이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할 줄 아는 당신을 보고 '당신이 하는 한국어 발음은 좋지 않아'라고 지적을 한다면? 기가 찰 노릇일 것이다.

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봐야 하는가



영화를 볼 땐 로맨스, 코미디, 액션, 애니메이션, 드라마, 스릴러, 공포 등의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봐야 한다. 그리고 미드만 봐서도 안 된다. 반드시 영화와 섞어 보아야 한다.
위에서 말한 영어의 '다양한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정말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사람들이 쓰는 영어를 접할 수 있는데, 내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를 넓혀 준다.
토플 공부와 CNN 뉴스 듣기만 하는 것처럼 기형적인 듣기 방법은 없다.
우리가 뉴스를 보며 한국어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쓰는 '현실 언어'는 영화와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영화를 예술이라고 부르지만, 드라마를 예술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 영화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욕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굉장히 정제된 어투를 사용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시청자가 듣기 쉬우라고 배려해 주는 극중 어투가 아닌, 우리가 평소에 말을 하듯이 말을 한다.
그리고 드라마만 보면 안 되는 이유가 보통 주제가 의학이나 범죄 같이 특정 주제에 국한되어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 들을 수 있기 위해서는..



비유를 하자면 이렇다. 당신이 소개팅에 나갔는데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사람이 그 때 소개팅에서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해서 되뇌인다고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을까? 아니다.
정말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그 사람을 만나봐야 잘 알 수 있게 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한 영화를 계속 반복해서 보는 것 보다 정말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매일 다른 영화를 보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영어의 소리를 듣더라도 그것이 편안하게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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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없이 영화보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일단 내용이 100% 이해가 안되는데도 영화가 재밌어서(?)
놀랐습니다.
얼굴표정, 몸짓, 가끔 들리는 표현으로도 어느정도
줄거리는 따라갈 수 있더라구요.

좀 더 디테일한 내용들이 궁금할때가 있지만
쿨하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귀찮거든요...

주변 지인들한테 이 방법을 추천했더니 본문 내용처럼
같은 것을 반복해서 보는걸 추천하더라고요.
저는 같은걸 반복해서 보는걸 정말 싫어하는데 말이죠

아무튼 보란듯이 3000시간 달성해서
효과를 입증하고 싶습니다.
화이팅!

네 생각보다 어렵지않게 바로 실천할 수 있죠^^
재밌어서 또 보고 싶어서 보신다면 괜찮지만, 반복한다고 듣기를 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파이팅입니다!

일본에서 일을하고, 일본여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눌러앉은 후배가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볼때 가끔 뭐에 홀린듯이 자막을 찾고 있더란
얘기를 하던데요,
그러다 문득 '아, 나 일본어 할줄 알지?'
하고 깨닫더랍니다.
그게 한 두번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 언어 생활권에 살고 있어도
매체를 접할때 글로 된 해석을 갈구하는건 거의 습관인것 같습니다.

자막없이 영화보기는 사실 그 습관과의 싸움이기도 한 것 같아요.

oprth님, 맞습니다 더군다나 아직 익숙치 않은 언어를 자막없이 본다는 게 뭔가 이상하고 불편하지요. 사실 영화 자체를 보는 데에 방해가 되는 건 자막입니다. 자막을 보다 보면 정말 중요한 순간의 장면에 몰입을 못할 수 있지요. 그 습관이 자리잡게 되면 오히려 자막이 불편할 때도 있습니다 ^^ 편안한 밤 되셔요!

구간반복을 따라 연습하라고 말하는 유튜버라고 있어요 우기부기라고 하는데 이분의견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용?

목표에 맞게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저도 구간반복하고 미친듯이 따라해봤죠! 그렇지만 영어는 제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고, 저의 또 다른 자아가 생기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외국어가 아닌 모국어의 패러다임에서 영어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

3월의 시작을 아름답게 보내세요^^
그리고 진정한 스팀KR 에어드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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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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