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없이 영화보기] #005. 얼마나 투자하여야 하는가? - Movie without subtitles

in #kr6 years ago (edited)



지난 글에서는 '영어듣기의 단계'와 저의 실천기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참고 -  #004. 나의 자막없이 영화보기 실천과정(2015-2017)과 영어듣기의 단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자막 없이 영화보기를 이제부터 시작해 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길고 긴 여정길에 오르시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
저는 이제 1400시간 가량이 되어 영화보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물론 못 보는 날도 있지요.
하지만 하루라도 영어를 안 듣게 되면 마치 양치를 하지 않은 것 같은 이상한 찝찝함이 들어 이동 중에 BBC World Service를 듣는 것이 생활화 되었습니다.
이동 시간, 샤워할 때, 준비할 때 등등..이런 시간에 듣는 것만 합쳐도 하루 2시간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영화는 얼마나 많이 봐야 하는 것일까요?  


영화보기의 원리와 실천방법 및 주의사항에 대하여 이해를 하셨다면, 과연 언제까지 영화를 봐야 귀가 트이는 것인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참고 - #001. 자막없이 영화보기의 원리 (나는 이제껏 700편이 넘는 영화를 보았다.)

            #003. 자막없이 영화보기를 실천하는 방법


신생아가 말문이 터질 때까지이 기간을 약 2년이라고 봤을 때, 깨어서 소리를 듣는 시간은 약 3,000시간입니다. 약 3,000시간이라는 기간은 하루 8시간 기준(하루 4편)으로 하였을 때 1년 3개월, 하루 2시간 기준(하루 1편)으로 하였을 때 5년이 걸리는 일입니다. 물론 개인 차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만을 보고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여 시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한국인은 빨리빨리 끝내버릴 수 있는 단기적인 것에 매력을 느끼죠. 모든 사람들이 굳이 이 방법을 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영어 잘 못해도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아무 지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외국계기업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은 사실 사원일 때에는 영어를 쓸 일이 별로 없다고 하죠. 그리고 외국인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게 더 어색하고 이상한 일이듯이, 우리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굳이 영어를 모국어처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직무에 따라 다르고,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쨋든 대학을 나와 토익을 공부하고 나름 스피킹 학원도 다니고 열심히 훈련하다 보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자신이 원하는 말을 구사할 수가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외국인이라는 점을 배려하여 천천히 알아듣기 쉽게 말해줄 수도 있고, 주로 문서를 다루는 업무를 한다면 어느 때에건 사전을 참고할 수도 있고 제법 그럴듯한 문장을 작문할 수도 있으니까요!

굳이 비유를 하자면, 이것은 반조리식품입니다



반조리식품이 물론 음식으로써의 가치를 지니긴 하지만, 그것은 '실제 요리'가 아닌 데에 있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여 식스팩을 만들었는데, 그 당시에는 근육이 잘 자리잡혀 있지만 몇 달 운동을 또 안하면 어떻게 됩니까? 다시 근육은 사라지고 살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되죠.
한국에서 배운 어떠한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건 간에 그것을 '사용하지' 않으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것이 제가 5년 동안 유명하다는 학습법과 학원을 전전했어도, 항상 영어에 대해 갈증을 느끼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기존의 방법들은 머리로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것을 반복적으로 훈련하여
마치 생각을 거치지 않는 것처럼 착각이 들 뿐입니다.
자꾸 소리를 훈련한다고 이야기하는데, 훈련이란 일정한 기능이나 행동 등을 획득하기 위하여 되풀이 하는 실천적 교육활동입니다.
즉 가르쳐서 단련한다는 뜻인데, 실제적이고 육체적인 의미가 강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 '훈련'이라는 것은 영원히 지속하지 않으면 퇴화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훈련한 영어를 계속해서 써먹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굉장한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운 일입니다.

한국어를 오랫동안 쓰지 않아도 모국어는 모국어다.



우리가 모국어인 한국어를 거의 쓰지 않는 환경에 놓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모국어인 한국어 마저도 장기간 쓰지 않는다면 말이 어눌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다시 회복하는 것은 비교적 굉장히 쉬운 일입니다. 한국에서 몇 주만 생활하면 다시 유창해지니까요.
그리고 사실상 한국어를 안 쓰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죠. 우리가 가장 사용하기 쉬운 언어를 왜 가만히 냅둡니까?
해외에 나가서도 모국어가 한 가지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를 자연적으로 유지하고 싶은 본성으로 인해 사용하게 되어있습니다. 가령, 가끔 전화나 메신저로 가족이나 친구와 안부를 전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모국어 학습 방식이 아닌 외국어 학습 방식으로 언어를 익혔을 때 어느 정도 그 언어가 익숙해지는 '궤도'에 올랐다가도 그 방식으로 장기간 사용하지 않으면 정말 '다시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즉, 모국어처럼 조금만 물꼬를 트여주면 회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거의 처음의 상태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 학습자는 또 다른 학습법을 찾아 학원을 찾아 떠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외국어 학습법은 이토록 '환경'이 정말 중요한 요소이지만,
모국어 습득법은 한 번 듣기를 완성하고 나면, 환경에 100% 굴복하지 않는 반영구적 방법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먼저 이 '듣기'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들일 것은 노력이 아닌, 오로지 시간 뿐!



최소 1년 3개월에서 최대 5년이 굉장히 긴 시간처럼 보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이 지난 십 수년간의 시간을 낭비했던 것은 잘 생각하지 않습니다.
100년을 해도 되지 않는 방법으로 15년(학교교육 포함)을 낭비해 놓고, 장기적인 시간을 투자하기 내키지 않으니
빨리 완성해 줄 수 있다는 학원을 찾아다니며 '단기', '속성'의 광고의 낚시에 또 다시 휘둘립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이 지나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정도(正道)'가 가장 '빠른 길'이라는 이치는 무시한 채 계속 시간을 낭비하고 있진 않을가를..

조급함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영어 혹은 다른 언어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를 생각해 봅시다.

내 업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함인가?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인가?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인가?
세상의 다양한 정보의 바다에서 양질의 정보를 얻기 위함인가?
자기계발로 언어를 평생 공부하고 싶은 것인가?

저는 이 방법으로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굳이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엔 할 게 너무나 많으니까요~ 영화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면 굳이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다른 취미를 가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막없이 영화보기를 할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합니다 :)

스팀잇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영어가 저의 제2모국어가 된다면
펼쳐지게 될 세상이 너무나 궁금합니다!
영문판 스팀잇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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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을 짚어내는 글이군요.안쓰면 퇴화한다는 아주 단순한 핵심 ㅎㅎ

네 맞습니다 ㅠ 지금은 1만단어 이상 외웠던 거.. 한 책을 30번 이상 봐서 장기기억에 저장된 줄 알았더니.. 역시 안쓰니까 가물가물하네용ㅎㅎ 감사합니다 :)

저도 일어를 공부보다는 일드나 애니를 통해 많이 접해서
뭐 적당한 시험은 통과되더라구요
어차피 앵간하면 들리니 자막도 한 번 찾아 없으면 그냥 보죠
영어도 그렇게 그냥 듣는게 좋다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요
이제 자막은 내다버려야겠습니다 ㅎㅎ

ㅎㅎ오오 일어를 잘하시는군요! 맞아요 그렇게 똑같이 하시면 어떤 언어든 가능합니다~ 팔로우 했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셔요 ^^

말은 잘 못하고 그냥 좋아할 뿐입니다 ^^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네 감사합니다 :)

100프로 공감합니다^^ 양질의 정보를 얻기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조건인것 같습니다. nosubtile님 감사합니다. 팔로우하고 오늘부터 자막없이 영화보기에 도전해보겠습니다^^

인터넷의 거의 대부분의 정보가 영어이고, 나의 아웃풋도 영어가 된다면 어떤 일을 하시든지 엄청나게 메리트가 되겠죠!! 감사합니다 :) 저도 맞팔했습니다!

저도 님 포스팅을 보고 지난 2.16일부터 시작한 1인입니다.
저는 하루에 5시간 정도를 잡았는데요, 지금까지는 뭐 별다른 변화를 느끼기 힘듭니다. 제가 평소에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여러가지 영어공부를 해 본 결과 님의 방법대로 귀결되었습니다^^
지금은...일단 3개월 하루5시간 목표입니다. 어떤 변화가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지만...미묘한 변화를 캐치해 보겠습니다.
사실 5시간 영화보는것...육체적으로 중노동(?)이네요~ㅎㅎ

실천이 빠르시군요~ ^^ 캐나다에서 생활하고 계신지 몰랐다가 피드보고 알았습니다!! 당장의 변화를 바라기보다 느긋한 마음을 가지시는게 좋으실 겁니다 ㅎㅎ 영화를 보다가 지루하면 바람 쐴 겸 밖에 나가면 원어민들이 말하는 걸 들을 수 있으니 정말 좋은 환경에 계신 듯 합니다! (말하지 말고 관찰하셔요 ㅎㅎ)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몇 마디 해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요~ 최대한 재밌게 볼 수 있는 것부터,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부터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짱짱맨은 스티밋이 좋아요^^ 즐거운 스티밋 행복한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팔로우 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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