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흠의 그냥 사는이야기, 엄마가 된 나에게도 엄마가필요다.

in #kr7 years ago (edited)

엄마가 필요한 순간 #1 - 결혼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친정집으로 제일 먼저 달려갔다.
시집간 딸이 기죽지 않도록 엄마는 상다리가 부러지게 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딸 잘 부탁한다는 엄마의 마음이 깃든 음식들...
뭘이리 많이 차렸냐고 엄마에게 타박 아닌 타박했지만...
상다리가 부러질거같은 밥상은 나의 어깨를 한껏 치솟게 만들었다.
한끼 식사, 아무 의미 없는식사였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그리고 엄마의 딸로써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의 식사 였다.
마음따뜻한 식사.

다음날 시댁으로 가야하는데 엄마가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얼른 마트에 다녀오셨다.
사과한박스, 배 한박스, 아이스박스하나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이바지 음식도 안하는데... 이거라도 가져 가라면서..
마트에서 제일 좋은놈으로 맞춰 놓았다고 ..
아이스박스는 소고기니 시댁 식구들과 맛있게 먹으라고 챙겨주셨다.
시집간딸 이쁘게 봐달라는 엄마의 마음이 가득 느껴져 코끝이시큰 거렸다.
트렁크 가득 엄마의 사랑을 담아 든든한마음으로 시댁으로 달려갔다.



엄마가 필요한 순간 #2 - 출산

아이를 낳을때 엄마에게 꼭 와달라고 부탁 했다.
남편도 필요하지만.. 그순간 엄마가 있어 줬으면 싶었다.
그래서 엄마는 예정일보다 일찍 올라와 달라는 딸의 부탁에 열일 제쳐두고 올라와 주셨다.

아이를 낳고 분만실을 나와서 엄마의 얼굴을 보았다.
엄마만이 지어줄수 있는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인듯한 엄마의 표정
우리딸 장하다 그리고잘했다 고생했다라는 말하지 않아도 얼굴만 보아도 알수 있는그런 표정
엄마의 표정을 보고있자니..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도 엄마에게 웃으며 '엄마 나 잘견디고 어른 다됐지' 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엄마는 나의 웃음을 보고 모든 긴장이 풀린듯한 표정으로 두눈가가 빨개지면서 희미하게 웃어 주셨다.
병실로 올라가면서 눈물이왈칵 나왔다.
아이를 낳을때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엄마얼굴을 보자 왈칵 쏟아 졌었다.



엄마가 필요한 순간 #3 - 지금

유난히 이번 겨울은 귤이 맛있다.
맛있게 먹는걸 아시곤 친정엄마는 귤이 떨어질 틈이 없이 귤을 채워 놓으신다.
엊그제 귤이 똑 떨어져 어제저녁 귤을 사가야지 하고 집에 가는길에 깜박했다.
집에 갔더니 어김없이 냉장고 가득 귤이 채워져 있었다.
어제저녁 그 귤을 보면서... 내심 기분이 좋았다.
나를 향한 엄마의 사랑이 냉장고 가득 채워져 있었다.


엄마가된 나에게도 엄마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아니 엄마가 계셔서 고마운 순간이라고 하는게 맞는거 같다.
어릴적에도... 엄마가 된 지금에도... 나의 엄마는 존재만으로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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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우리에게 부모란 존재가 그런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어버이날 어버이 은혜 노래를 부르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은 눈물이 왜 그리 나는지 모르겠어요 ...
멀리 살아서 자주 찾아보지 못한 죄송함과 부모님의 소중함과 마음을
내가 부모가 되니 더욱 소중하게 느껴 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맞아요 엄마가 되고나니 부모님 마음을 점점 이해해 가는거 같아요.
어버이 은혜 노래가 그리 슬픈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네요..

부족한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셔요 알로하님 ★

좋은 소식은 매우 흥미 롭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집에가서 어머니 한번 안아드려야겠네요.
한솥 끓여 놓으신 곰탕 때문에 저거 누가 다 먹냐고 얼마전 싫은 소리 한번했었는데... (왜냐면 제가 다 먹어야 하거든요. ㅠㅠ)

곰탕은 겨울 내내 두고두고 얼렸다가 꺼내어 파 송송 썰어 넣어 참 좋지요.
겨울 잇 아이템입니다 ^^

ㅎㅎㅎㅎ 반의 깨알 댓글. !!
곰탕 정말 잇 아이템입니다. 떡국도 끓여 먹구요 김치찌개에 넣어두 맛있구요. !!!
오늘꼭 안아주세요 노아님 ^^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집에서 곰탕 먹는 이는 저밖에 없거든요.(승재랑... 쌍둥이인데 입맛은 엄마 하나 저 하나... ㅋㅋ) 안그래도 아이들에게 주말에 곰탕 국물로 라면을 끓여주겠다고 말은 해놨어요. ㅎㅎ 곰탕 국물의 빠른 소진이 저의 목적입니다.

으헝.. 읽다 보니 제 눈가도 촉촉해지는 글이네요..

T^T 부족한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르바님. T^T
행복한 하루 되셔요 ★

저는 지방에서 올라와서 혼자 서울 생활하는 대학생인데 이걸 보니 엄마가 넘넘넘넘 보고싶네요 ㅠㅠ 오늘은 꼭 전화해야겠어요 !

저두 갓 지방에서 올라와서 직장 생활할때 어찌나 엄마가 그립던지요..
엄마의 따뜻한 밥이 제일 그리웠는데..
식사 잘 챙겨 드시고 어머니께 자주 전화 드려 주세요 ^_^
행복한 하루 되셔요 하이 윤지님 ★

눈물이 핑.
코끝이 찡.
했네 ㅠ_ㅠ

늘 당차고 씩씩했던 우리 엄마도
내가 아기를 낳고 나니
가끔 서울 방문하시고 다시 문경으로 돌아가실때마다 문 밖을 나서시면서 우시더라구..
그러면 아기를 안고 있는 나도 울고..

오늘 아침은 눈물바람이네.. ^^;

나도 글 쓰면서 코끝이시큰.
눈가가 촉촉 .
그때의 감정으로 돌아가 버렸네..

문밖을 나서시면서 우시는 엄마 생각하니 마음이 찡하다. 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엄마한테 더더욱 잘하장 반~~^_^

아빠들은 어떨까요? ^^
엄마 생각을 하면 먹먹한 감정부터 올라오는건 아빠가 되어서도 같은가봅니다.

저희 남편도 결혼하고나서는 더더욱 부모님께 대한 마음이 남달라지는게 느껴지더라구요..
특히 어머님께...
아들들도 아빠가되면 그런 마음이 드는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철우님 ^^
행복한 하루 되셔요 ★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세요~~></
자주 말하다보니 엄마도 그래! 나도 사랑해~ 하고 같이 말씀 주시더라구요!! >
<//

네 그래야 할거 같아요..
사랑한다는 말은 왜케 쑥쓰러운지..ㅠㅠㅠ 아들에게는 그리 잘하면서..
오늘부터라도 자꾸자꾸 해야 할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셔요 ★

아이고.....출산편 보는데 왜 제 코끝이 시큰해질까요..
정말 엄마는 자기 딸이 출산을 하면 장하면서도 안쓰럽다는게 맞는말인가봐요 ... ㅜㅜㅜ 그나저나 흠언니 넘 이쁘다 애기때 완전 한미모했네요!! 그래서 지금도 이쁜가봉가? ㅎㅎㅎ

마자용 정말 엄마의 표정을 잊을수가 없네요... 말하지 않아도 표정만 보고도 알수 있을정도로요..ㅠㅠ

어릴때도 꽤나 통통해서인지 저를 안고 계시는 엄마의 표정이 버거워 보이시네요. 홍홍홍
이뿌게 봐줘서 고마워요 인디구동상~!!
크큭 ~!!

행복한 하루 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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