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했던 아이

in #kr6 years ago (edited)

새벽 세시를 확인하고
스르륵 잠이 들었다

침침한 어둠이 미처 사라지지 않은
그쯤에 눈을 떠서
언제나 처럼 손을 더듬거려 폰을 찾는다

시간을 확인하니 다섯시 삼십분
겨우 두시간 반을 자고 깬거구나

그리곤
스팀잇에 접속

단 두어시간 사이
나의 사랑하는 스티미언들이
무슨 소식을 전했는지... 확인

그리곤 시린눈을 감고 꼼지락 거리다
일어났다

그래 오늘은 시흥엘 가야 하는 거였어...

어제 학창시절 친구
금화한테 전화가 왔었다

" S 남편 오늘 새벽에 돌아가셨어"

어 ... 두달전에 병문안 다녀왔었는데
돌아가셨구나 ... !

두달전 S 남편이 심장수술을 했다길래
병문안을 갔다가 그후 퇴원을 했다는 이야길 듣고 소직을 잊고 있었다

그랬구나 ...

하루지난 오늘에서
흐물거리는 몸뚱아리를 이끌고 경기도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달리니
걱정했던 것보다 길도 안막히고
무사히 도착했다

속으로 무척 걱정을 했다
어떻게 위로를 해야하나

사랑하는 남편을 보낸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리고 위로를 해야하는 거지...

나는 예전에
꿈을 통해 두어번 자식을 보내는
어미의 심정이 어떤것인지
뼈져리게 느낀 경험이 있다

에이 ... 꿈인데?
아니다
꿈이였지만 죽은 아이를 안고있는
어미의 가슴은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녹아내리는 슬픔이였다

억장이 무너진다는것... 울음조차
토해낼수 없는 고통이였다

꿈에서 깨어나서도 가시지 않은 슬픔에
어두운 방에 앉아서 꺼억 꺼억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 ... 그런 슬픔일 거야

S 를 만나서 아무말도 못하고
꼬옥 안은채 눈물만 흘렸다

아빠를 잃은
어린 자식들도 울고 있었고...

S그녀
중학교, 여고시절 나를
너무도 사랑했던 아이였다

처음으로 생일 선물을 준것도 S다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과 곰인형

늘 나만 쫒아다녔고
나보다 늘 등교를 빨리해 나를
기다렸지만 내가 교실에 등장해도
말도 붙이질 못했다

내 눈치만 보고 애들과 어울리다
내가 말을 붙여야
얼음 땡~~!

뜨게질 가사숙제는 늘 그녀의 몫이였다

손으로 만드는거라면
누구 못지 않게 잘하는 나였지만
손뜨게질 만큼은 절대하수였다

하지만 S는 뜨게질 선수였으니
기꺼이 내몫까지 거뜬히 해냈었다

오늘 그이아길 하니
그랬었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줌마가된 S가 웃었다

그리고 내게 " 너 학창시절 여학생들에게
인기 많았는데~" 그런다

그때 남학생이 아닌 여학생들에게
편지도 많이 받았던 나였으니 기억하나보다

나를 사랑했던
S 야~!

우리 다시 사랑하자

앞으로 흰머리 늘고 아이들 떠난후
너 S랑 나 S랑 다시 옛날처럼 놀자꾸나

밥잘먹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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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슬픈 소식이 점점 늘어납니다...그래도 우리는 웃으며 힘내야 합니다...힘내세요..

네 감사드려요
힘내서 다시 잘살길 바래봅니다

가슴 아프신 날 보내셨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언젠가는 누구나 떠나야지만 너무 빨리 가면 가족들이 너무 슬프지요
신이시여!
제발 선한 사람 먼저 데려가지 마세요

뭐가 그렇게 급해서 갔느냐고
친구가 웃으며 말을 하더군요
그속을 제가 어찌 해아릴수 있을까요
그저 얼굴보고 온것으로 위로가 되었을지..

무슨말로 위로가 되겠습니까? 꼭 안아 주는것 밖에 할수 있는게 없을것 같네요. 고인의 명복과 남은 가족들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빕니다.

네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됐을듯 합니다
감사드려요

아픈 사랑

감사합니다

에고고..ㅜㅜ 힘드시겠네요.. 떠나간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은 너무나 힘들겠죠..ㅜㅜ
춘천의 J님의 위로가 많은 힘음 주셨을 거에요~..

너는 위로할 방법을 몰라힘들었는데
친구 잘 견디고 잘살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이면 뼈속 깊숙이 세포하나 하나 사랑했을 텐데, 100조 개나 되는 사랑을 한꺼번에 잃은 거네요. 슬픕니다.

그렇게 큰 슬픔이겠죠
100조의 세포수만큼

너무 큰 슬픔 앞에서
위로의 말이 떠오르지 않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냥 아무 말도 못하고 한참 껴안고
서로의 어깨를 적시고 말았습니다.

역시나 ...!
말로 위로가 안되지요
같은 느낌이셨군요

아직은 젊을텐데
간 사람도 안스럽지만
남아서 그 고통을 고스란히
느껴야 하는 가족들을 어쩐대요

부모를 잃으면 땅에 묻고
자식을 잃으면 가슴에 묻고
남편을 잃으면 하늘이 무너졌다고 한다지요

삼가고인의영면을빕니다

감사합니다
잘견디겠지요

한송이의 꽃이 슬퍼보이네요.

햐얀색이여서 더 그래요
감사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위로가 어울릴지 모르겠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친구 생각이 갑자니 나네요~~

감사합니다
늘 맘씨 좋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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