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영원히 남은 me too!!!

in #kr5 years ago

영원히 남은 me too!!! @jjy

이대 나온 여자에게 그 남자는 존재자체로 신세계였다.
그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였다.

친가 외가가 다 서울 토박이였던 여자는 늘 나직나직한 말소리를
들으며 살았다. 더욱이 그 시절 교회를 다니며 일찍부터 신학문을
접했던 집안의 분위기로 여자에게도 순종만을 강요하거나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자라났다.

언제나 오빠들과 똑같이 학교를 다녔고 여름이면 한강에서
수영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 활동도 하면서 자유분방하게
성장했다.

영리해서 공부도 잘 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명문 여대인 이대에
입학하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그렇게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대학 졸업을 앞두고 중매가 들어왔다.

그 시절에는 여자는 스물 셋이면 금값에 팔리고 스물다섯이면
노처녀 딱지를 달게 되어 고철 값에도 겨우 팔린다는 말을 듣던
시절이었다.

가문도 좋고 시부모자리 인품도 그만이고 신랑감이 학벌도 좋고
인물도 훤하다는 말에 의심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엄마 손에
끌려 생전처음 나간 맞선자리였다.
.
시내 유명 호텔 커피숍에서 경상도 사투리는 모든 시선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고 이대 나온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웨딩마치는 꿈길로 이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무뚝뚝한 남자는 새색시를 아무것도 모르는 세 살배기 아이처럼
사랑으로 보살폈다.

그 때마다 사랑해요, 여보 사랑해요를 연발 했고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는 어금니까지 드러내며 me too!!로 응수했다.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나 해 주고 어느 곳이든 함께 갔다. 그렇게
장단을 맞추던 경상도 사나이와 이대 나온 여자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백발이 되고 마주보며 얼굴에 주름이 잡혔다.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에도 사랑해요라는 말로 작별 인사를
대신했고 혼자 남을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고 평소처럼 웃으며
화답하고 눈을 감았다.

지금도 남편의 사진을 바라보며 함께 살 때처럼 사랑해요
하고 말하면 남편의 목소리가 들린다.

me too!!!


이미지 출처: 다음블로그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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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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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슬픈 반전이 있었군요. 정말 영원한 미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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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함께 해로 했으니
지난 추억을 음미하다
조금 늦게 가는 걸로 해야겠지요.

기왕이면 아주 즐겁게 재미나게 보내세요. 먼저 가신 분도 그러길 바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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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진짜 경상도 토종인데 ㅎㅎ

그때 그시절은 그랬어요
23살은 금값 25살은 동값
25살 넘어가면 부모님들의 성화가 장난 아니였죠
그런데 지금 시대가 훨 좋은것같애요
개개인의 미래를 위해 결혼을 미루워도 크게 흉이안되는 시대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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