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불을 끄고 별을 켜다.

in #kr5 years ago

대문.png

불을 끄고 별을 켜다.@jjy

어려서 하늘의 별을 보면서 별자리를 익히느라고 고개가 아프도록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별자리에는 담긴 전설이나 신화가
지금도 신비롭고 환상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어려서 은하수를 보면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큰 강을 사이에
두고 마음대로 만날 수 없는 견우와 직녀가 그리움에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느 것이 견우와 직녀성인지 잘 몰라도 은하수를 흐르던 그 많던
별들이 이제는 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마음은 옛날 그대로인데
손에 잡힐 듯 보이던 별들이 듬성듬성 그것도 희미하게 보입니다.
이제는 불빛 드문 산골을 찾아가야 밝은 별을 볼 수 있습니다.

어두운 밤이면 별은 영롱하게 빛을 내며 살아납니다. 별 속에 보이는
얼굴은 모두가 아름다웠습니다. 사랑의 눈으로 보는 얼굴이었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신 부모님도 별 속에서는 늘
웃고 계십니다.

때로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속상하게 할 때도 별을 보면 어느새
예쁜 세 살로 돌아옵니다.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의 얼굴도 별과 함께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속의 분노가 사라집니다. 그렇게 별은
나를 사랑의 빛으로 채워주기도 합니다.

어느 날부터 별을 보기 힘들어 졌다고 해서 별 볼일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내가 별을 찾는 일이 줄어든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내 마음을 빛으로 채워주던 별을 그리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빛으로부터 먼 거리에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의마심원(意馬心猿)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은 날뛰는 말과 같고, 마음은 원숭이처럼 까분다.
라는 뜻입니다.

십이지의 동물은 인간의 속성을 나타냅니다. 특히 원숭이는 인간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가리켜 요동이 심한
의마심원(意馬心猿)으로 표현합니다. 인간이란 원숭이나 말처럼
불안정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손오공이 만나는 요괴들은
우리 마음속에 도사린 욕망을 나타내며 요괴를 물리쳐 가는 것은
바로 마음을 다스리는 인격 완성의 과정을 말합니다.

견우와 직녀가 서로 헤어지게 한 것이 은하수가 아니라 그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별이 나를 떠난 것이 아니라 내가 별보다 불을
더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밤이 깊도록 전등, TV, 모니터, 스마트폰의
포로가 된 눈은 잠을 갉아먹고 하늘 한 번 볼 시간도 없다고 이유를
만들며 살아갑니다.

밤에도 기온이 많이 떨어지지 않아 산책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잠시 불을 끄고 별을 켜고 멀어진 빛을 들이고 싶습니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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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제쯤이면 별을 켤수있는곳에 기대누울까요

지금도 빛나는 금손을 가지셨는데
조금 기다리시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누리실 날이 많으신데

마음의 고요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모두가 시이소처럼 쏠리고 분주합니다. 누가 이렇게 내 모는 걸까요.

잠시도 고요히 머물지 못해
출렁이는 마음
다 내 안에 이유가 있겠지요.
감사합니다.

글을 읽다 창을 열고 밤하늘을 보니... 별이
다 져버렸네요.

어떻게요.
얼른 따라 가실 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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