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일기 - 불행 뒤에 찾아오는 행복

in #kr6 years ago (edited)

태쿡전통의상.png
"이제 한국과 안녕인가?"
태국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타 짐정리를 마친뒤 창가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 맺다. 조금 기달리자 태국 청년으로 보이는 사람이 옆좌석에 앉았다. 그 청년은 갑자기 추어진 한국날씨에 감기라도 걸린듯 코를 훌쩍이다가 어느세 바로 잠에 들었다. 잠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을때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기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행기를 여러번 타봤지만 이륙을 할때는 항상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래서 눈에 보이면 그 불안감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까 싶어서 얼굴보다 조금큰 창문을 뚜러져라 쳐다봤다. 점점 비행기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하고 덜컹거림도 늘어났다.......

갑자기 느껴지는 목의 통증에 정신을 차렸다. 기절이라도 한것인지 이미 비행기는 하늘 높은곳에서 날고 있었다. 시계를 확인하자 벌써 1시간이 지나가 있었다. 아무래도 피로가 몰려와서 나도 모르게 잠에 빠진것 같았다. 옆에 청년을 보니 아직도 쌕쌕 거리면서 잠에 빠져있었다. 마치 잠이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방금 일어난 나에게도 수마가 몰려왔다. 자세를 바로 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꿈속을 헤매고 있을때 귓속으로 낯선 태국어가 흘러들어왔고, 잠시 뒤척이다 눈을 뜨니 어느세 착륙을 준비하는지 기체가 앞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었다. 잠 덕분에 하늘에서의 지루한 6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에 대하여 매우 다행스러웠다. 10여분이 지나자 비행기는 방콕 땅을 밟았고 보딩 브릿지가 연결되자 모든 탑생객들이 한꺼번에 일어나 짐을 챙겨서 밖으로 나갔다. 내 목적지인 치앙마이로 가는 비행기는 3시간 뒤에 있기에 나는 모든 승객들이 내릴때까지 여유롭게 기달렸다.

짐을 모두 챙겨서 비행기 밖으로 나오자 후덥지근한 태국 공기가 느껴졌다. 그것도 잠시 조금 걸어서 공항안으로 들어가자 에어컨때문인지 시원함이 몰려왔다. 치앙마이까지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기때문에 "DOMESTIC TRANSFER" 라고 써진 안내판을 보고 그 방향으로 이동하였다. 5분정도 이동하자 입국심사대가 보였다. 직원에게 항공권과 여권을 보여주자, 입국신고서를 요구했다. 멍청하게도 잠결에 신고서작성대를 지나쳐버린것이다. "쏘리"를 외치고 흐릿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는 신고서 작성대로 돌아갈려고 하자 직원이 나를 불러 친절하게 카드와 펜을 넘겨 주었다.

처음하는 해외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있게 신고서를 작성하고 있을때 "Occupation" 이라 써진 칸에서 팬이 멈췄다. 분명히 아는 단어인데 그 순간 아무뜻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래도 답이 안나오자 핸드폰을 꺼내서 얼른 단어를 찾으려고하였다. 아뿔싸.... 요즘 스마트폰에는 기본으로 설치되어있는 사전도 없었다. 인터넷을 이용해 찾으려고 서둘러 로밍을 신청했는데... 아무리 시도해보아도 인터넷이 되질않았다.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때 공항직원의 따가운 눈총이 느껴졌다. 전화가 연결되고 자초지종 이야기하자 가입한 기억에도 없는 데이터 로밍 완전 차단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다고 하였다. 서비스를 헤지하고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직업"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왜 "Job"이라는 쉬운단어를 놔두고 어려운 단어를 쓰는지 혼자 자책하며 잠깐 궁시렁되다가 신고서를 다 작성하고 넘겨주었다.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해서인지 직원은 대충 훓어보더니 별말없이 바로 여권에 도장을 찍어 주었다.

다음 비행기를 타는 게이트 앞에 도착하자 잊고있었던 허기가 몰려왔다. 잠자느라 놓쳐버린 기내식이 너무 아깝게 생각되었다. 근처에 보이는 공항내 편의점에 들어가 샌드위치 하나와 우유같이 생긴 팩을 하나 집어들고 계산대로 향하였다. 바코드를 찍고 나자 50바트 정도되는 금액이 찍혔고 자연스럽게 달러를 건네주자...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내게와서 영어로 바트만 된다고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나는 공항에서 당연히 달러가 사용가능한 줄 알았기에 뻘쭘함이 몰려왔고, 지갑에서 마스터 카드를 찾아서 건네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카드도 안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어쩔 수 없이 집어들었던 샌드위치와 음료를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환전소를 찾아 다녔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건 ATM기계뿐이였다.

기계에 카드를 넣고 200바트 인출을 누르자 눈앞에 보이는건 알아들을 수 없는 태국어와 220이라는 숫자 뿐여였고, 왜 200바트를 인출했지만 220바트를 뽑는지 이해는 안갔지만 YES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기계에서 나오는 돈은 200바트.... 가만 생각해보니 수수료로 220바트를 내야된다는 내용같았다. 한국돈으로 7천원을 뽑기위해서 수수료로 7700원을 소모한 나였다. 소중한 태국돈을 들고 조금 전 편의점이 아닌 카페로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무려 14400원짜리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해 먹었다. 평범한 커피와 샌드위치였지만 값이 비싸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기억에 남을 만큼 아주 맛있었다.

간단하게 요기를 마치고 치앙마이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음편 계속....

kr-pen 공모전에 맞춰서 쓸려니 글자수가 너무 많아져서 이만 줄입니다...
구독자분들~ 이번에는 멘션이 없어요~ 멘션지옥 해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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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스멜 어땠어여ㅋㅋㅋㅋ
아직까지 전 비행기를 한번도 안타본 보수파이기에...
태국 꼭 한번 가보고싶은 나라에요

노멘션천국 예아ㅋㅋㅋㅋㅋ

너무 즐거워한다 ? @jamieinthedark 에잇
남 기쁜거 잘못보는 왕초

비행기를 여러번 타봤지만 이륙을 할때는 항상 불안감이 몰려왔다.

거지 왕초라더니 그동안 우릴 기만한거야???ㅠㅠ

"쏘리"를 외치고 흐릿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는 신고서 작성대로 돌아갈려고 하자 직원이 나를 불러 친절하게 카드와 펜을 넘겨 주었다.

영어까지 완벽 마스터 ㄷㄷ

무려 14400원짜리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해 먹었다.

커피 샌드위치에 15,000원... 오늘 왕초형 본모습 보고 가네 ㅋㅋㅋ

노멘션 따위 20분만에 와서 확인해줄게 ㅋㅋ

"s...so..sorry.."
"어 음.. 어어 노 캐쉬 ? 노 카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 어려워......... ㅠ 역시 멘션을 안해줘도 찾아와주는 사생팬들 ㅠ
사랑합니다

엄청 당당하게 쏘리! 하셨을거 같은데요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엄청 예의바르답니다....
진짜 미안하니 감정을 실어서 쏘오오리..

스스로 찾아와야하는 신개념 구독서비스!! ㅋㅋㅋㅋ

왕초에게 태국 전통의상을 입혀줬는데
오늘은 캐치 못하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알아줘 고생했음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넘어갔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 저 저 무늬를 보고 오늘 우리 왕초 고생많이했겠다라는 생각을 했지 에헴 ㅋㅋㅋ

저거 엄청쉬운.... 컨트록 시브이 하면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노고를 알아줘서 ㅠ

다음은 저기에 호스트분 등장하는거 아닌가몰라 ㅋㅋㅋ
뚜~ 뚜루뚜~

호스트분께서는 유부녀 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만나본적도 없어!!! 앵무새형 이상형이라서 계속 찾는거야 ?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먹어가면서 오지랖만 넓어져서 큰일이다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해함
나도 계속 오지랖이... ㅋㅋㅋㅋㅋㅋㅋ

생생한 여행수기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전 예전에 어딘지 기억은 안나지만 입국신고서에 occupation 대신 profession 이라고 적혀 있어서 뭐지...? 라고 속으로 생각했던 적이...;

어... 어... 프로페션 무슨단어 였지 분명 공부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는 너무 어려워요ㅠ ㅋㅋㅋ

공항에서의 당황스러움이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atm기계도 비영어권 나라에가면 영어가 그렇게 고맙더라는 ㅋㅋ

글에 쓰지는 않았지만
atm기계 4대중에 2대는 영어를 지원안해주더군요..ㅠㅠ
다른 것들도 영어로 나오다가 중요한 수수료 부분은 갑자기 태국어로...
엄청 당황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왕초 자꾸 이럴래?
왜 옷이 고급스러워져.
비행기 여러번은 또 뭐야?
헐....
자꾸 있는척 할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국왔다는 기념으로다가 전통의상 한번 입혀봤어
금방 왕초로 돌아갈꺼야 ㅠㅠ

비행기 여러번은.... 모아논 돈으로 여행 다니다가 거지됨 ㅠㅠ
그버릇 못버리고 태국을 또왔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태국거지 됬어 ...

ㅠㅠ 그랬구나
우리 왕초 금깡통 출신이구나.

디지털노마드 애들이 태국 많이 간다던데.ㅋㅋㅋㅋ
소식 많이 전해줘.
나도 관심 많아.

응 그생활 하러 온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잘적응해서 이야기 많이 해줄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행기를 여러번 타봤지만

와.. 비행기 많이 타보셨군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ㅋㅋㅋㅋ 왜 job 말고 이상한 단어를 쓰는지 저도 이해가 안됩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수수료가 뭐이리 비싸 ㅋㅋㅋ 사기당하셨네요. 그래도 그만한 값어치 맛을 느끼셨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행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행기 타다가 거지됬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인출할때 기본 수수료가 220바트 랍니다 ㅠㅠ
그런것도 모르고.... 에이... ㅋㅋㅋㅋ

이 분도 너무 즐거워하시네요ㅋㅋㅋ

즐겁다니 너무 다행이네요 ㅋㅋㅋㅋㅋ
어디가 웃음포인트였지...

저도 참가할건데 그럼 거지팸에선 세 명째? 뉴위즈형이 혹시 하면 네 명이겠네요ㅋ

거지팸이 1등에서부터 3등 다먹는게 좋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김칫국 들이키심 안 됩니다. ㅋㅋ

김칫국이 제 전공이라서 ^^
무튼 김칫국마신 모든 시험은 낙방을 하더군요.............. ㅠㅠ 엉엉 미리 울어야지

ㅋㅋㅋ 즐거운 글에는 즐거운 댓글이죠

이거 소설이야?? 가즈아야??

아 둘다 아닌가??

아니 멘션이 없었네요? 구독료 환불바랍니다.

왕초님 저도 환불 요청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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