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후회되는 일 두가지

in #kr6 years ago (edited)

지금 막, 후회되는 일 두가지가 떠올라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나란 사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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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통역일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어제부터였고, 내일까지입니다. 재작년부터 시작한 그 일은 여태 제가 해왔던 모든 일들에 비해 스트레스가 몇배로 많은 일입니다. 사람을 만나야 하고,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일이라서, 가급적이면 그 일을 안하려고도 애써봤지만, 가계사정이 여의치 않아 의뢰가 들어오면 무조건 해야 합니다. 다행히 작년에 통역을 맡았던 업체의 재요청이라 좀더 수월했지만, 아직 전부를 수용하기엔 저의 간은 너무나도 작습니다.

통역일은 다른 일에 비해 벌이가 꽤 괜찮은 편에 해당합니다. 그만큼의 능력과 책임감이 뒤따라오지요. 즐기고자 했으나, 현장에서는 진심 즐겼다고 생각했으나 돌아와서 생각나는건 온통 후회뿐이지요. 아, 그땐 이렇게 통역을 해줬으면 더 좋았을 걸, 표현은 이것보다 저것이 더 좋은데, 내가 좀 더 잘 해줬으면 더 좋은 결과가 오지 않았을까, 왜 미리 준비한 단어들을 활용을 못했을까, 조금 더 완벽하게 말을 잘 할수는 없을까. 후회, 후회 그리고 후회. 그와 동시에 심장이 놀란 말처럼 달리기 시작합니다.

콩알만하게 쪼그라든 간과 널뛰는 심장을 안고 집에 돌아오면 완전 녹초가 되지요. 능력에 부치는 일은 한다는 것은 늘 이렇게 힘이 드는군요. 집에 돌아와서 꾸역꾸역 밥을 입에 쑤셔 넣으며, 뱉어낸 말 만큼을 밥으로 채우려 하나 보나, 미친 짓이라는 생각과 후회가 또 밀려옵니다.

그 와중에 애정하는 이웃분의 글을 보았습니다. 아, 이건... 예전 포스팅 아홉개를 다시 읽어봤습니다. 그가 보여줬던 모든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저의 댓글도 또한 읽어봤습니다. 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써내려간 댓글들이 부끄러워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이기나 할까요? 글을 남긴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이제 쪼그라든 간은 말라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고, 심장은 그렇게 외쳐댔던 응원가처럼 우주로 가버렸습니다.

그와 작은 약속을 했습니다. 한번 뱉은 말은 꼭 지켜야 하는 더러운 성질 때문에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의리라고 하지만, 혹자는 강박이라 할수도 있겠네요. 적어도 오늘 뱉어버린 이 말만큼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겁니다.

인생이란거 씹어 먹으면 씁쓸한 맛일거라고 누군가 그러던데, 오늘은 저도 인생표 쓸개맛 캔디를 몇개나 씹어 먹은 것 같습니다. 그런게 있었나 싶게 존재 자체가 의심되는 간과 심장을 위해, 내장의 빈공간을 위해, 맥주나 들이부어야겠습니다. 안주는 뭘로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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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에 아쉬움이 남는 건 늘 있는 일이지만, 유난히 잊혀지지 않는 일들이 간혹 있는듯 합니다. 쪼그라드는 기분....저 또한 이번 한주 그렇게 보내고 있네요. 조용한 밤에 저도 혼자 잔을 들어볼까 합니다. 에너자이저님과 건배 한다 생각하고 속으로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외쳐보겠습니다. 화이팅~!!

와우! 저에게 건배를 해주셔서 영광입니다. 건배 좋아해요! ㅎㅎㅎ 항상 혼술을 해서 건배 진짜 오랜만이군요! 고맙습니다 ㅎㅎ

통역은 정말 힘든거 같아요... 저도 처음 했을때에 내용도 미리 알려주지 않고 통역하느라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저도 이해 못하는 내용을 통역하니 서로 통할리가 없었죠... 저도 된통 당했던 기억이 나네요. 너무 마음에 두지마세요. 에빵님이 잘하셔서 또 연락온거라 그래도 잘하셨을거 같아요. 안주는 몸에 좋은걸로 드세요. ㅎ

내일 또 해야 하고, 며칠 후에 또 해야 해요 ㅠㅠ 왜캐왜캐왜캐 ㅠㅠ 돈버는걸로 만족해야 할까요? 하지 말아야 할까요? 맥주를 먹으려고 하다가 내일 일해야 해서 참고 있어요...

^^; 통역도 그렇지만 디자인일 하면서 사람 상대하는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에빵님이 잘하셔서 믿고 맡기는거 같은데요. 제 생각엔... 만약 이상했으면 다른 사람 불렀을거에요. 내일까지 해보시고 정말 안맡는거 같으면 그만 하셔도 그만일거 같아요... ^^ 파팅!

오늘은 어제보단 수월했지만 그렇다고 어제보다 잘한건 아니예요. 디자인도 제 밥벌이중 하나인데 그러고보니 그것도 잘 못하는군요 ㅠㅠ 아이쿠 ㅠㅠ

(╹◡╹)에빵님 그런건 다재다능이라고 하는거죠... ㅎ

많이힘드셨겠네요. 그래도 내일이라생각하고하세요. 저도이시간까지 일하고있는데요 아침부터...
그래도 이게내일이구나하고 합니다. 내가 내자신에게 워로하는거죠. 힘내세요. 스마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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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스마일 감사합니다! 이시간까지 일하시는 분 앞에서 징징대다니... 죄송합니다...ㅜㅜ 마무리 얼른 하시고 퇴근하시기를요!

좋은하루되세요

그와 작은 약속을 했습니다. 한번 뱉은 말은 꼭 지켜야 하는 더러운 성질 때문에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의리라고 하지만, 혹자는 강박이라 할수도 있겠네요. 적어도 오늘 뱉어버린 이 말만큼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겁니다.

한번 뱉은 말은 꼭 지켜야 하는 것을 왜 더러운 성질이라고 표현하시나요. 그렇게 표현하지 말아 주세요. 한번 뱉은 말을 가급적 지키려고 사는 저 또한 더러운 성질인가 고민하게 된단 말이죠. ^^;;

본문의 내용이 어떤 분들과의 어림짐작되는 내용으로 캐치가 되는데... 제 짐작이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KR채굴에 몇주 간 정신 없을 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이 곳에선. ^^;;

으앙~~~~~~~ 어디 갔다 이제 오셨어요? 절 잊은 줄 알았잖아요 ㅠㅠ 으앙! 다른분 포스팅에서 하늘님 댓글 을 종종 본건 안 비밀! ㅠㅠ

저도 하늘님 댓글 구경하러 다녔어요...^-^;;

ㅎㅎㅎ 저도 가끔 그러는데... 저도 다른 분들을 그렇게 따라다니고는 한답니다. ^^;;; 어찌된 것이 다들 비슷하네요. ㅎㅎㅎ

앗. 저만 그러는게 아니었군요.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비슷하지요. ㅎㅎㅎ

하늘님은 모르는 것이 없는 분이시군요
바로 캐치하시다니요!!!ㅎㅎ

바빠서 자주는 못봐도... 관심은 있어서요. ^^;;; 관심 많이 가는 분들이시니깐요.

기대란 ...
어린 시절 꿈을 키울때만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된 지금 기대란
결핍의 또 다른 이름 같다

마음이 ...
홀로 선 소나무를
어루만지고 잠시 서성인다

하늘 하늘
가을 바람이 소매를 적신다..

내안에 잠들고 있던...
꽃같은 웃음이...

길 따라 총총히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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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런 시를 읊어주실 줄은 ㅎㅎㅎㅎ 힘이 납니다! 한우님 ㅎㅎㅎㅎㅎㅎㅎㅎ

말씀대로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이웃분도 물론 알고 계실겁니다. 그래서 작성하신 댓글에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관심과 애정만 전달
된다면 그분도 힘이 되셨을 거라 믿습니다.^^

제발 잘 전달되기를 바랄뿐이죠. 참 이상하죠. 왜 이리 가슴이 아플까요? 제가 뭐라고요! ㅠㅠ 에휴!

통역도 하시다니 에빵님 능력자셔요. 아무래도 모든 일이 현장에서 시작해서 현장에서 끝나다보니 더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잘 해내시고 계신듯합니다. 반건조 오징어를 마요네즈와 청양고추,간장을 섞은 소스에 찍어먹으면 맛있어욤..

앗! 오징어가 없네요 ㅠㅠ 알려주신대로 꼭 먹어볼게요! ㅎㅎ 드뎌 일 끝나고 날아갈것 같아요 ㅎㅎ

그럴땐 아주 매콤하고 자극적인 안주로다가...입 안을 한 번 불질러보세요...

집에 불닭볶음면 있는데 일가야해서 속에 불나면 화장실을 ㅋㅋㅋㅋ 안되겠어서 다음기회로 넘겼우요 ㅎㅎㅎ

에빵님 토닥토닥 엄지척!!!
통역이라니 정말 멋있고
그에 대한 성찰도 멋있고
더러운 성질(?)도 멋있고
저에게 에빵님은 늘 멋진 분입니다!!

ㅋㅋㅋ 뭐 그리고 ㅋㅋㅋ 암튼 감사해요! 멋진 사람이 될수 있게 노력해볼게요!

그마음 백배 천배 이해 갑니다.. 저도 통역일을 가끔 할떄가 있는데.. 처음엔 후회도 많았어요.. 그래도 하다보니 나아지더라구요. 힘내세요 화이팅입니다 ㅠ

하다보면 나아질까요? 휴~ 다행네요. 그럴날이 오려면 공부해야 하는데 공부는 왜 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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