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수방관자가 아니다. 나는 스팀잇의 주체이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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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일단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하지만, 쉽게 글의 순서를 잡기가 어렵다. 이미 좋은글들이 앞서 나와서 더욱 그러하다. 스팀잇의 대표적 달필가들께서 일필휘지하셨으니 나는 그저 내 입장을 대변하고자 한다. 플랑크톤으로서 말이다.

나는 플랑크톤이다. 고작 어제로 스팀잇을 시작한지 70여일만에 스파 500(그나마 임대스파 포함)을 채웠을 뿐이다. 그렇다고 나에게 발언권이 없는건 아니다. 나에게 스파가 없지 입이 없냐. 나는 이렇게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에 나서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런 경우 대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상관없다. 나에게는 55의 명성과 500의 스파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500명의 든든한 지원자도 있다.



시작


작금의 사태, 그러니까 유명한 고래 두분이 증인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돌아온 몇일전부터 오늘까지 이 사안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왔다. 최초의 글과 반론의 글, 그로 파생된 글들 그리고 또 글들... 각 포스팅의 댓글과 대댓글까지 포함해서 전부 읽고 나니 긴 여정을 마친 기분이었다. 5일.

모니터링하는 시간 동안 나의 포스팅은 취향의 차이 이야기와 보팅게이지가 갖고 싶다는 가즈아 글을 올렸다. 외관상 나는 이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혹은 어떠한 주관이 있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러나 15시간전 나는 결심했다. 더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그래서 침묵하고 있는 대다수를 대변하고자 이 글을 쓰기로 했다. 감히 나에게 스스로 자격을 부여해 보았다.

반복되는 스팀잇 역사의 한켠에 서서


끊임없는 문제제기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커뮤니티가 건강하다는 뜻이고 발전을 논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고 필수적인 전제임은 부정할수 없다.

그러나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솔직히 실망스럽다이다. 비정기적으로 반복되는 형태의 문제제기와 반목등이 과히 생산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스팀잇 생태계를 위함이라고 표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토론의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서로 깍아내리기에 치중한듯 보이기도 한다. 또한 실제 토론의 당사자의 선택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도 보인다.

물론 플랑크톤이라는 입장에서의 경험과 수익면의 절대부족으로 인해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이슈로 이야기하는 것을 간파할 정도의 깜냥은 있다고 본다. 불과 3개월만에 돌아왔다. 차라리 그 시간동안 문제 개선을 위해 무엇을 했고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면 좀더 귀를 기울이고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리라. 그리고 사안의 토론자들이 실질적으로 변화의 핵심을 가져올만한 행동하는 사람들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리라.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공허할수 밖에 없다. 이는 허망한 영웅놀이에 불과하다.

나는 선동의 대상이 아니다


이 지지부진한 싸움에 누가 불을 붙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기름을 더 부어야 한다. 사과의 형식으로 마무리짓는 것은 생산적인 결과는 아니다. 보다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모두 공공의 이익을 위함을 표방하고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아니, 표방만이 아닌 실제 목적이 그렇다. 다만 현재 싸움의 모양새가 다분히 선동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사전적 의미로 선동이란, 남을 부추기어 어떤 사상을 갖게 하거나 행동을 하도록 조장한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여기서 "남을 부추긴다"와 "조장한다"라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가 이싸움을 선동의 목적이라고 판단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논란과 직간접적으로 관계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을, 특히 뉴비들이 침묵하는 이유를 고래에게 찍힐까봐 내지 눈치를 보고 있다라고 판단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침묵하는 다수는 그저 하나의 "선동의 대상"이 되고 만다.

대상으로 치부 된다는 것. 이것이 내가 이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다.

나는 스팀잇의 주체이다


우리는 모두 스팀잇의 창작자이자 투자자이다. 꼭 양질의 포스팅을 한다고 해서만이 창작자이고 꼭 현금 투자를 했다고 해서만이 투자자인것은 아니다.

나의 경우 짧은 경력과 미천한 글솜씨로 말미암아 하나의 포스팅을 쓰는데 그 결과물의 질적요소와는 상관없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또 거창하게 큐레이팅이라 칭하지 않더라도 이웃들과 소통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정말 최저임금도 안나오는 수익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가 쏟는 이러한 시간과 노력이 스팀잇의 가치를 창조하는데 일조하지 않는다고 감히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팀잇에서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 취급받을 때가 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대상'으로 마주 하게 한 바로 지금이다. 나의 호연지기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키워주기 위함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 침묵하고 있다고 해서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 동조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각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 경험이 적다고 해서 판단력이 떨어진다라고는 볼수 없다.

스팀잇 활동이 한달 미만인 이는 그만큼, 3개월정도인 이도 딱 그만큼 알건 안다. 다만 모르는것은 그간의 구체적인 히스토리일뿐이다. 대립하는 각의 관계의 출발점을 짐작할수 없는 것뿐이다.

나는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누구의 선동의 말에 따라 현혹되지도 않는다. 판단이 필요한 순간이 오게 된다면 - 정말 그런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학습과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판단할 것이다.

촛불정신을 계승하자


나와 같이 침묵의 길을 택한 대다수의 스티미언들은 생각할지 모른다. 영향력이 큰, 그래서 사회적인 책임감을 가진 이들이 조금더 현명하게 싸워줄 것을. 싸움이 나쁘지 않다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이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다양한 경로를 통한 발언과 수렴의 과정, 미래지향적 모델등이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진화되어야 함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니까.

블록체인이라는 탈중앙의 분권화된 시스템에서 그러한 변화를 얻어내는건 더욱 어려울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 커뮤니티안에서의 변화가 종국에는 전체 스팀잇에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에 용이하다는 점도 찾아낼 수 있다. 즉 더 큰 물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민주주의 정신이며 촛불정신의 계승이다.

변화를 도모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말이 아닌 행동이다. 우리 커뮤니티 안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변화발전적인 움직임이 커뮤니티의 경계를 넘어 보다 광범위적으로 논의될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라. 현재 얼마나 많은 방안들이 제안되고 논의되고 있는지를.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방안들이 실질적인 방법론으로 구현될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제기자들이 그러한 창구역할을 할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에서의 설득의 과정이 우선되어야 하고 사안에 대한 여러가지 방안을 구체화할수 있는 인재들이 모여야 한다. 외국어구사자나 개발자, 사회학자, 경제학자 등이 될수 있겠다.

사실 논의되고 있는 현안은 스팀잇의 최초 개발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아니다. 백서에도 이미 언급된 만큼 인간이 만들어가는 사회에서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발생가능한 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간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현재 시점에서 대처방안 내지 표준을 제시한다면 시스템으로 도입되는것은 시간 문제가 될수도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나는 어뷰징 방지 시스템 개발을 위한 개발자 모집을 하고 있는 @clayop님의 혜안을 응원할수 밖에 없다. 말이 아니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수 있는 방안들을 대중들로부터 이끌어내는것이 현재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


나는 존귀한 플랑크톤이다. 언젠가 나도 관망자의 입장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팔을 풀어 기꺼이 손을 잡을수 있는 날이 올것이다. 그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수도 있다. 보상이 형편없다고 불평하며 뛰쳐나가던 사람이 많던 한달전보다 후끈후끈 달아오른 현재의 스팀잇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같이 스팀형제의 도약을 기원하고 있고 스팀잇의 가치를 존중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오늘도 이곳에 족적을 남기기 위해 방문한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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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촛불정신이 감성팔이 선전선동의 대상인 것을 모르는 것이여..

내가 공산화 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글을 하나 써 줄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현실 코인 채굴하고, 존버 해야 되서리.. ㅋㅋ

공산화 운동권들이 우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어떻게 이용해왔는지 ㅋㅋ
허긴 민중민주~인민민주 도 민주화라며? ㅋㅋㅋ

잼있는 스팀 세상이여..

잘은 모르지만, 항상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느낌입니다.. 일부 적폐세력이라고 하면 지나친 일반화가 될까요?ㅎㅎㅎ 플랑크톤이라고 해서 발언권이 없는 건 아니겠죠. 참 멋진 말씀입니다. ^^

전 적폐세력이라기 보다는 자기 이익을 위해 과하게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적폐라고 하면 너무 악인 취급하는 분위기가 되고 패가 갈려 상대를 가르게 되니까요. 논쟁이 인신공격으로 진행 안 되면 좋겠지만 사람이 안 그러기도 쉽지는 않네요.

그렇군요. 맞는 말씀입니다. 척결 대상이 적폐인데, 표현이 부적절했네요^^;; 인신공격과 편가르기를 하지 않기가 참 어렵죠.. 어지 됐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었음 합니다.

두분 말씀 잘 봤습니다ㅎㅎㅎㅎ

말로만 변화해야된다고해서 달라지는건 하나도없죠.ㅎㅎ 더군다나 일방적인 의사소통이라면 더더욱. @홍보해

홍보해 감사드립니다. 이제 좀 잠잠해지는것 같지 않나요? 제가 거의 만하루를 쉬어서 그런가요 ㅋ

@energizer000님 안녕하세요. 써니 입니다. @songa0906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우리 해피랑 똑같이 생겼어요 ㅋㅋㅋ

제 댓글에 써니 글씨 눌러보시면 주인이 누군지 아실 수 있습니다. ㅎㅎㅎㅎ

나는 스팀잇의 주체이다

넘나 멋있는말이네요~ @홍보해

ㅎㅎㅎ 감사합니다. 홍보해 감사드려요! 팔로하고 놀러갈께요.

스팀잇은 주체가 되는 좋은 툴 같습니다.

엇! 플필사진 어디갔어요? 왜 안보여요? ㅠㅠ 멋진 사진이었는데...

ㅎㅎㅎ 수정 중이예요~~ ㅎ

플픽 고쳤어요. ^~

이건 더 멋진걸요!!! ㅎㅎㅎㅎ

멋진 글입니다. 백서에도 나와 있듯이, 자본을 출자한 사람 못지 않게 콘텐츠 제작 및 큐레이션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사람도 중요하고 그들 모두가 스팀잇의 주체입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 모두 주인이지요!

에빵님...좀귀한 플랑크톤 왔어요~^^
잘 정돈된 글을 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예요..
저는 스팀잇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라 뭐가 옳은지 그른지...
이 표현도 맞지 않네요...
암튼 그냥 이 곳이 좋고, 재미있어서 소중하답니다.
에빵님도 소중하고요^^
쓰고보니 저 위에 오타가 났는데...
좀 귀한 거 맞으니 그냥 둘래요..ㅎㅎ

좀귀한 이거 너무 마음에 드는데요 ㅎㅎㅎㅎ 좀 귀한 우리 사이좋게 지내요!

좋아요~~^-^♡
감사해요~빵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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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빵님 할루요~ 존귀한 플랑크톤 여기도 있어요.
작은 물고기들 모여서 큰 모형으로 큰고기 위협하는거 아시죠?
우리 모두 존귀하니까 모아모아 좋은 목소리를 내보아요~
멋져요. 공감 공감!!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우리 존귀하게 놀아볼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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