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6 (Untitle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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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부산스럽게 앉아 있다가, 어둑어둑해질 때 집을 나섰다.
매번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책이 필요하다.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아직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 내가 이야기한 것들에 얼마나 많은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지 모르겠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형태를 가져갈 생각은 없지만, 불특정한 소수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것을 보고 느낀 후 깊이있게 이야기해야함은 분명하다. 주제가 바뀌어 갈 때마다 깊이있게 알지 못했고, 어설프게 아는 것들이 많았다는 것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어떤 것을 경험했을 때 그 순간의 느낌을 기억하거나 묘사하는 것이 더 친숙해서 인지 언제나 나는 팩트에 약하다. 수십번 들락날락거린 공항에서의 입국심사 순서도 헷갈려하고, 고유명사를 매번 틀리게 말한다.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면, 은유해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다. 돌려말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친구들이 말하는 직관적인 표현법이 오히려 나의 의견을 전달하기엔 불충분하다고 느꼈다. 그 모든 것들의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할 때가 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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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을 가는 이유는 어떤 책을 살지 뒤적거려보고 사기 위함도 있지만, 인터넷 배송을 이용했을 때 마다 매번 느끼는 실망감을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책의 상태에 민감한 편이 아니고 어차피 내가 가지고 다니면서 펼치다 보면 어느 정도 헐게 될테지만, 포장을 뜯자마자 손으로 아무리 펴도 회복되지 않는 상태의 구김을 확인하는 일이 유쾌하진 않다. 대형서점의 배송도 이용해보고, 인터넷으로 대행하는 곳도 이용해봤지만 마찬가지이다. 서점을 직접 방문한 손님이 선택하지 않을 법한 책들만 모아서 배송하기로 약속이라도 했나보다. 누가 지시했던지.
선반 위 책들은 서로 조금의 빈틈도 없이 빼곡히 붙어있다. 내가 찾은 책은 뒤적거려볼 수도 없이 비닐에 쌓여있었지만, 그 책들 마저 눌림 자국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었다. 가장 깨끗한 책을 고르고 골랐다. 책들이 이렇게 관리된 것은 선반 위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 것 같았다. 한 두 사람이 손으로 만들어낸 자국이 아니라, 공장에서 혹은 유통과정에서 어마어마한 무게에 짓눌렸던 흔적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빽빽한 밀도를 새 책은 견뎌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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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로 맘에 든 책이 많았는지 나의 부족한 지식의 허기짐이 너무 커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세 권이나 샀다. 잠깐 앉아서 읽었다. 집에 돌아오면서도 머릿속에 내용이 맴돌았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시작해 십년이 넘게 일하며 점장이 되고 지금은 자신의 서점을 차린 저자는 전 사장님께 감사하며 이렇게 표현했다. 판매와 상관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던 시기가 서점 입장에서는 씨를 뿌린 시기였고, 그 모든 것이 자양분이 되어 자신에겐 수확을 하는 시간이었다고.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씨를 뿌렸을까. 얼마나 비를 맞고 거름을 주었나. 어설프게 밭을 가꾸어 놓았으면서 커다랗고 비싼 열매를 바라는 것은 아닌가. 일 하나가 시작되니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된다. 그럴수록 더 빠른 성과를 눈 앞에 만들어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마치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빠르게 걷는 사람처럼.
더 많은 씨를 뿌려 대농장에서 트럭째 수확해보자.
더 많은 무제
무제-5 (Untitled-5)
무제-4 (Untitle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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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2 (Untitled-2)
무제-1 (Untitled-1)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저 찔리는데요ㅋㅋ 뿌려놓은 것도 별로 없이 수확을 맞이하려는 사람에 뜨끔..P님 나무엔 비싼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으면 해요ㅎㅎ
이미 농장의 대주주 경아님!:)
씨를 뿌리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정성스레 길러 무럭무럭 자라나고 알찬 열매를 거둘수 있길 바랍니다 :) 물론 저도! 좋은 책을 읽고 큰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네!! 씨도 뿌리고 열심히 가꾸고 싶어요 :D
앎에 대한 갈망 때문에 저도 책에 있어서 한없는 갈증을 느끼고 있어요.
정직한 확신을 바라기 때문이겠지요? ㅎㅎㅎㅎㅎ
상체를 기울인 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사람, 곁에서 함께 숙이고 열심히 걷겠어요-! :-) 아프지 말고 건강히! 화이팅입니다 몽상가님 :)
목마르지 않을때까지 조금 더 갈증을 부려볼까봐요. 우리 열심히 걸어가용:)
제 이야기를 듣는 데 바빠서 다른 이에게 귀기울일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는 저도 책을 읽고 싶습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잘 이해하고, 더 애정을 갖고 싶어요.
P님이 뿌린 씨앗들이 무럭무럭 자라 P님의 열매가 되어주고 그늘도 되어주기를. 농사짓는 P님을 응원합니다 :)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농사짓는p라는 표현 너무 좋은데요!!!ㅎㅎ
이런.. 요새 씨를 뿌려야 하는데.. 씨를 뿌리러 나가지 못하고 있네요
ㅋㅋ마구마구 뿌려주세요. 저도 수확에 급급하지 않고 마음껏뿌릴려구요!!
수확할 때 일 손 모자르면 알바 줄서봅니다. 1종보통 면허도 있어요.ㅎㅎㅎ무제도 씨앗이 되어 언젠가는 이름을 갖게 될 날이 있을 것 같아요.
하하 감사해요 이터널님 유통과 배송 부탁드려요 ㅋㅋㅋㅋㅋ
이렇게 정성으로 고른 책중 하나룰 제가 받은 거죠? ㅎㅎㅎ 이제 한달 남았네요. 그 책을 만나려면~
흐흐 에빵니임! 벌써 리뷰 기대에요:)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새책을 보내주는 줄 알았는데...
낡은 책을 배송해주기도 하는 군요..
저도 그런 책을 받게 되면 썩 기분이 유쾌할 것 같지 않아요..ㅠㅠ
네 매번 어딘가 접혀있거나 구겨져있는데 정말 매번이에요. ㅠㅠ
오랜만이에요~ 여전히 많은 생각과 살롱으로 바쁘게
지내시는 @emotionalp님 보고 많은걸 느끼고 갑니다. ㅋㅋ 남이 시키는 일에만 매달려 사는것 같은 저의 삶에 제가 원하는 진취적인 무언가를 저도 해봐야겠다 싶네요. 그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