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01.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 @dianamun @yslee

in #kr6 years ago (edited)

내가 글 쓰고 네가 그림 그리고

01.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글 : @dianamun
그림 : @yslee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긴 겨울 끝에 만났기에 서로를 만난 것이 너무나 따듯했고, 두꺼웠던 옷을 집어던지고 서로를 껴안았기에 한없이 가벼웠다. 너를 보았을 때, 세상이 꽃으로 뒤덮이기 시작하여 내 마음이 설레었고, 그 꽃을 너에게 줄 수 있어서 내 마음이 벅찼다.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어 너의 손에 쥐어줬을 때, 너는 내게 사랑한다는 화답을 입술로 가져와 전해주었다. 너를 만나 나는 봄이 되었고, 너의 품 안에서 나는 더 이상 춥지 않았다.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내게 다가와준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서 나는 어찌할 바 모르는 강아지처럼 너를 따라다녔고, 그렇게 네 주위를 하루 종일 맴돌아도 나는 지칠 줄 몰랐다. 너는 나를 보며 웃어주었고, 너의 손길에 나는 아직 털어내지 못한 눈을 털어낼 수 있었다. 내 마음이 너를 향해 춤을 추었고, 너를 생각하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너는 봄이었고, 나도 너를 만나 봄이 되었다. 벚꽃이 비처럼 내리는 곳에서 우리는 손을 부여잡고 함께 걸었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우리는 오롯이 서로만을 바라보았다. 나의 머리 위에 떨어진 벚꽃을 바라보며, 너는 예쁘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부끄러워 너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고, 그런 내 곁에서 너는 아무 말 없이 웃으며 같이 걸어주었다.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봄처럼 아주 짧게 나를 스치고 간 사람이었다. 봄비에 벚꽃이 우수수 떨어지고, 찬 기운에 기침이 났다. 나의 얇아진 옷을 감싸 안을 너의 팔이 없어, 나는 결국 감기에 걸렸다. 봄이었던 너를 보내고, 너를 만나 봄이 되었던 나도 감기 몸살과 함께 떠나보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와야 했지만, 너를 보내고 나는 다시 겨울을 맞이한 채 여름과 가을을 모두 잃어버렸다.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따듯한 봄을 찾을 때마다, 나 역시 너를 찾는다.

봄이 온다.
네가 없는 봄이 오고 있다.


@yslee 작가의 시선

너는 봄날 같은 사람이었다..jpg

당신과 함께했던 봄, 그리고 당신이 없는 봄.
같은 계절이지만 분명 다릅니다.
봄이 올 때마다 같이 찾아오는
옛 추억으로 물들어가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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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나니 갑자기 오랜만에... 생각나는 노래가 있어요.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당신과 함께했던 봄, 그리고 당신이 없는 봄.
같은 계절이지만 분명 다릅니다.
봄이 올 때마다 같이 찾아오는
옛 추억으로 물들어가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무슨 마음인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요. 그 곳이 좋았던 이유는 다른 이유도 많았지만... 당신과 함께였던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좋았던 것이죠.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면 사실 장소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단지, 당신과 함께 있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큰 행복이고, 내게는 기쁨이었어요. 당신을 만나기 위해 뛰어가면서도 숨이 차지 않았던 것은 특별히 심폐능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숨이 차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당신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뛰어가고 있는 내 모습을 저 멀리서 보고 있던 당신이 얇은 미소를 띄었을 때... 잠시 시간이 멈춘 듯 했어요. 그 미소를 계속 볼 수 있다면 몇시간이라도 뛰고 싶었어요.

뛰느랴 헝클어진 머리켤을 당신의 손으로 한 번 쓰다듬어주었을 때, 머쓱거림에 "괜찮아, 자연스러운 스타일이야."라고 말했지만... 당신의 손길이 어찌나 좋던지 수 많은 주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잊었어요.

당신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늘 잘 웃었어요. 나는 그런 당신을 따라 웃다보니 웃음이 많아지게 되었고... 당신으로 인해 많이 웃을 수 있었고, 별 것도 아닌 내 행동에 많이 웃는 당신 모습에 난 행복했었는데...

하... 왜 우리의 행복한 추억은 과거형일까요...?
현재진행형이 되어보기를 멀리서 응원합니다.
저의 글은 아주 오래 전 누군가를 생각하며 써놓았었는데
이번에 @yslee 작가님이 그림으로 잘 풀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제 글이 다시 그림으로 변한다는 게 정말 좋은 거 같아요.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 소설로 표현하는 것, 시로 표현하는 것... 다들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도 그런 쪽에 재주 없는 사람들은 끄적거리는 글로 표현하는데... 그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글재주가 없어서인지... 내가 느꼈던 감정과 추억을 글로 표현하기에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어요.

달달님 글 읽으니 갑자기 뭉클하니 생각나서 지나간 추억에 저도 한번 적어봤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글이라는 게 사람마다 느끼기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그 글로 인해 누군가의 공감대를 살짝 건드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flightsimulator 님의 글도 그러해요. 참 좋은 글이에요.

달달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저는 "하늘"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

넵넵 하늘님! ㅎㅎㅎ

너무 아름다운 글 입니다. 미처 꽃이피기 전에 이별을 해서 더 가슴이 미어지네요. 글에서 위로를 얻어갑니다.

봄에 조금 더 달달한 글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당분간은 슬픈 이야기가 올라올 테지만
찬찬히 봐주세요 ^^

개인적으로yslee님 그림을 정말 좋아해요. 봄에 대한 그림과 글의 시선이 다른듯 같은 이 조합 정말 좋아요.^^

고맙습니다 ~ @yslee 작가님의 그림을 저도 참 좋아해요.
이번 콜라보 프로젝트에서는 색의 느낌을 잘 살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

사람이었다. 라는 표현이 왜이리 슬플까요..
밝은 한낮에 읽기 참 다행이네요.ㅎㅎ
당신 없는 봄이라니.. 그 봄이 와버렸네요.
노래 가사로 하셔도 넘 좋을 듯한 글.. 정말 잘봤습니다.

누군가 제가 쓴 글을 토대로 노래를 불러주면 참 좋겠어요 ~

봄이 가고 여름이 와야 했지만, 너를 보내고 나는 다시 겨울을 맞이한 채 여름과 가을을 모두 잃어버렸다.

가슴을 콕콕 찌르는 문장이네요...

오늘도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편도 그렇게 가슴을 콕콕 찌르는 문장이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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