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너는

in #kr6 years ago (edited)

Screenshot_20180316-215953.jpg닳고 닳아 내게 온 바람이
그냥 나달나달해져서

제대로 걷지 못하고
비틀비틀 불어와서

그저 닿았을 뿐, 그뿐이라고
해도
속절없이 배시시 웃고마는

그 앞에서 찧고 까불대다
힘없는 손아귀에 따귀 한 대
얻고도
속 좋게 헤헤거리고 마는

팔꿈치에 닿은 시린 손길
뿌리칠 새 없이
훅!
번지는 고요한 파장

아마, 너는 불어도 닿을 수 없는 곳에 닿은게지
그런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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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짧을 수록 천천히 읽어야하죠. 가장 짧은 시가 가장 오래 읽어야 할 시라는 걸 깨달으면, 비로소 시가 읽혀지는 것입니다.
여기 시의 공간은 시간이 한없이 늘어집니다. 쉼없던 바람이 시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군요. 이제 그만 바람을 놓아주세요 ㅎㅎㅎ 다들 천천히 천천히 읽어보시길.

카비님..
감사합니다
그만 놓아줄게요...
어차피 이제 닿을 수 없는 것 같아요..

가장 짧은 시가
가장 오래 읽어야 할 시..

감사해요!!

대학시절 시 습작 노트 찾으셨다더니~~~~
우왕...이렇게 짧고 강하게 툭 치는 뭔가 있네요...여운도 남고.
한부로 범접할 수 없는 것이 시...입니당....우왕

킴쑤님..
오늘 행복한 주말보내요!!
재돌샘이랑 아가들이랑 바깥 바람도 쐬고요
우리 오늘은 좀 편하게^-^
그리고 늘 읽어주고 댓글주고 넘 고마워요
하지만 부담은 노노!!

잘 읽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기뻐요^-^

아가랑 치대면서 이런 글은 어떻게 써지는지 대단하십니다!!!!! 최고입니다.

에빵님...
27개월 육아하며 만나는 저는 너무나 낯설어요...
제 안의 진짜 바닥을 보는구나 싶을 때도 있고
내가 이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 싶을 때도 많아요
그러다보니 정신 없는 와중에도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 제 글은 주로 내 안의 낯선 나를 마주하며 ....
혹은 익숙했던 것들과의 이별을 떠올리며 쓰는 것들이랍니다
에빵님의 극찬이 괜찮다는 위로로 느껴져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으읍.. 어려워용 ㅋㅋㅋㅋㅋ
바람이 애기 같다고 생각하다가 마지막에.. 뭐징..

유난님...
바람은...'익숙했던 과거의 나'입니다
지금은 낯선...
새로 마주하는 저도 낯설죠..
결국 지금의 저는 어디에도 발붙일 곳 없이 표류하는 기분이라 써봤어요...
설명하려니 힘들다..뭐징..ㅎㅎ

시에서부터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얼굴을 간지럽히는것 같아요^^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힐 때
자몽 한입??
ㅎㅎㅎ

찡님 즐거운 주말되세요!

시는 참 어려워요ㅠㅠ
여러번 천천히 감상하고 갑니다^^

여러번 읽어주시니 넘넘 감사해요
정말 기뻐요!

바람 바람바람 스치고 지나가는바람이 생각 났어요
ㅎㅎ
정말 바람은 여기저기 부딪치고 나에게로 왔다 가네요
좋은시 감명깊었습니다 ^^

제가 쓰는 시는 거의 '바람'에 대한 것들이 많아요
저도 몰랐는데, 얼마전 발견한 노트를 찾아 펼쳐보니 그렇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저는 어릴 때부터 바람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옐로캣님께만 살짝 말씀드리는 건데...
초등학생보다 더 어렸던 시절,

어쩌면 나는 바람이 낳은 아이일지도 몰라

생각한 적도 있어요...
비밀이예요..ㅎㅎ 너무나 오글오글거리니까요ㅎㅎ

그렇게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수가 있나요
그 어린아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오네요..
디디엘엘 님은 타고난 감성 ..영원한시인입니다

옐로캣님..어쩌죠...
저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요!
^____^

시를 쓸 수 있다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깊은 생각들이 뒷받침 하는 것이겠죠.
계속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레이라님...
그저 저의 느낌, 저의 사유를 풀어놓을 뿐이랍니다.
읽어주시니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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