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창업기 : 6편 - 첫번째 실험

in #kr6 years ago

1편- 무모한 결정 그리고 실행
2편 - 조언과 격려 사이
3편 - 일단 실행하고 보자
4편 -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다.
5편 - 우리배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벌써 10월하고도 21일째입니다. 반팔 입고 첫출근을 하던게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긴팔에 외투까지 입어야 따뜻합니다.

요즘 마케팅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번주 금요일에 퇴근할때는 판교역 교보문고에 들러 마케팅관련 책을 샀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필요에 의한 공부는 너무나도 재미있습니다.
사실 공부라고 느껴지지도 않아요. 게임같습니다 ^^

빨리 오늘 읽은 책 내용에 대해서 공동창업자와 함께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간단한 테스트를 위해서 시작했던 커뮤니티 사이트가 하나의 큰 퀘스트가 되어버렸습니다.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이것저것 실험해보고 싶어요. 올해까지는 이 사이트를 계속해서 해보고 싶은 애정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한 것들이 실제 시장에서 유효할지 궁금합니다.

처음 시작할때의 두려움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할 수 있는게 있고, 해야 하는게 있고, 또 그것들을 지금 하고 있다는 것에서 너무나도 큰 행복을 느낍니다.

책을 읽고 나니 오늘 기술한 내용들에서 잘한 점들도 보이고, 못한 점들도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못한점들이 훨씬 많이 보이고
2주전에 우리가 저렇게 행동하지 말고 다르게 행동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자꾸 드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ㅎㅎ

2018년 10월 4일

오늘 우리는 3일 개천절날 내가 생각해냈던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애널리틱스에 잡혔던 방문자들로 인해 들뜬 감정이 가시지 않았던 터라 개천절에는 하루종일 사람들을 어떻게하면 끌어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뿐이었다.

내가 생각한건 다음과 같다.

  • 싫어하는 것을 다루는 커뮤니티인 만큼 맘에 안드는 리뷰를 적기에 컨셉이 잘 맞아떨어짐. 즉, 어떤 상거래를 진행함에 있어서 나쁜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음. 이런 정보들이 많이 쌓이면 사람들이 이런 정보를 얻어가려고 많이 들어오지 않을까?

그러나 공동창업자가 우려되는 부분을 지적해주었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결국 이 아이디어는 무산되었다.

계속해서 우리는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모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컨테스트, 짤생성기등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많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들어올 이유가 무엇일까?

답이 나오질 않았다.

우리는 그저 시도하고 데이터를 얻는 수밖엔 없다는 결론을 다시 한번 내렸다.
공동창업자는 설문조사같은 걸 넣어보는게 좋겠다고 했다. '무엇이 맘에 안드는지에 대한' 설문이었다.
데이터야 많을 수록 좋으니 나는 곧바로 좋다고하고 코딩을 했다. 그 동안 공동창업자는 물어볼 질문을 정리했다.

내일이면 우리가 생각했던 가설을 검증해볼수 있을 것이다.

2018년 10월 5일

오늘은 가설 검증을 위해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로 했다.
사람들에게 공개를 하기 전에 가입을 하지않으면 사이트의 컨텐츠가 보이지 않도록 작업을 해두었다.
내용물이 궁금하면 회원가입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추가 코딩을 오전에 끝내고 업데이트하였다.

오후가 되어 우리는 지인들과 여러 사이트에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동시접속자가 100명까지 올라갔다. 저번주에 10명도 채 안되던 걸 생각하면 10배나 많은 사람들이었다.

당시 애널리틱스 상황

나는 부랴부랴 AWS에 접속해서 혹여나 서버가 터지지는 않는지 모니터링 했다. (경험이 없다보니 100명에도 과부하가 걸릴줄 알았다.)
확인을 해보니 CPU는 5%도 쓰질 않았다.

30분이 지나자 트래픽이 다시 물밀듯이 빠져나갔다. 들어온 사람중에서 가입자로 전환된 사람은 1명뿐이었다.

퇴근 전에 우리는 마주앉아서 결과를 놓고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앞서 세웠던 1번 가설 [만약 우리 사이트가 뭐하는 곳인지를 알면 더 머무를 것이다]를 검증하려 했다.
그래서 우리는 랜딩페이지였던 메인화면에는 무얼 하는 사이트인지 큼지막하게 설명이 적어두었다. 사이트 소개 페이지인 /about 링크로 사람들을 유도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그 결과는? 사용자 흐름을 보니 메인 링크를 타고 /about 링크로 가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분명 사람들은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아냈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생각하기를
'그럼에도 저번처럼 사람들이 빠져나가는건 왜일까? '
'사람들이 뭐하는 곳인지 몰라서 나간건 아니다'

자연스레 2번 가설로 힘이 쏠렸다. [뭐하는 곳인지를 알아도 흥미와 가치를 못 느끼고 이탈해버리는 것이다] 라는 가설로...
어제 추가한 설문에도 콘텐츠가 없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주에는 콘텐츠를 열심히 쌓아서 다시한번 홍보를 해보자고하고 퇴근을 했다.


글을 쓰고 있는 현 시점에서 위 기록을 보면 정말 문제점이 많다고 느낍니다.

먼저, 가설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 단순히 링크 이동으로 우리 사이트가 무얼 하는 곳인지 알아냈다고 확신하기에는 말이 안됩니다.

설문 내용도 문제가 많습니다. 첫번째 가설에 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이곳이 무얼 하는 곳인지 아셨습니까와 같은 질문이 아니라 왜 마음에 안드셨습니까?와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그것도 객관식으로 주어졌고 객관식 지문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고민들이었습니다. 컨텐츠가 없어서 마음에 안듭니까? 사용자가 너무 없어보입니까 따위들로요. 첫번째 실험은 그냥 망한 셈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저희는 헛다리를 짚고있었습니다.

유저들과 긴밀하게 접촉해서 확인하는게 아니라 추측으로 했던 거죠


2018년 10월 6일 ~ 7일

주말동안에도 피드백은 계속 쌓였고, 가입자가 3명이 생겼다.
사람들이 반응을 해준게 너무나도 기쁘고 좋았다.

다만 이러이러한 제품이다라고 하지 않고, 이런걸 만들어보았는데 한 번 써보시고
피드백좀 남겨주세요 라는 부탁 메세지가 담긴 글로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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