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창업기 : 2편 - 조언과 격려 사이

in #kr6 years ago

1편 - 무모한 결정 그리고 실행

1편에서 팀을 결성하고, 회사에 퇴사 통보를 한 이야기를 진행했었습니다.
무모하고 철없는 결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후에 주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을 때의 이야기 입니다.

2018년 8월 22일

다니던 회사 직원들께도 퇴사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어떻게 말해야 하나 낑낑대고 있었는데, CTO께서 먼저 회의시간에 말씀을 꺼내주셨고 수월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디자이너 분이 놀라워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뭘 하려고하는지, 팀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이 분은 이미 창업 경험이 있던지라 더 관심을 가져주었던 것 같다.

이 날은 대표님과 함께 술 한잔을 했다.
이미 퇴사 통보를 한 날부터 걱정을 많이 하셨지만, 술자리에서는 꽤나 현실적인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다.

'신의 같은 것들은 이상적이고, 계약서같은 것들이 현실적이다. '
'너는 좀 더 약아질 필요가 있다.' (표현이 이게 맞나)
'사업을 위해선 아쉬운 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공동 창업자와 공통 계좌를 터서 돈 관리를 해라'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업에 정답은 없다지만 실패를 하지 않는 길은 배워 두면 좋다는 말씀이셨다.
대표님 역시 이번이 두 번째 창업이었고, 자신의 첫 번의 경험과 주위에 있는 나와 같은 또래의 사업가들의 경험을 들어주신 것이었다.

술에 얼큰하게 취해 돌아가는 길이었다.
문득 창업을 경험했던 고등학교 동창 T가 떠올랐다. 지금은 외국계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종종 창업 관련 이야기로 통화를 했던 친구다.
T는 먼저 축하한다고 해주었다. T는 한가지 확실한 조언을 해주었다.

'요즘 오픈된 코워킹 스페이스 많잖아, 그런데 하나 잡아서 출퇴근 하듯이 해야 늘어지지 않는다. '

지금와서 보니 정말 맞는 말이었고 좋은 조언이었다. 친구의 이 말은 우리가 창조경제혁신센터 쪽에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되었다.
T는 대학생때 창업 경험이 있던 친구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금은 취업을 했지만, 본인의 삶에 굉장히 만족하는 편이었고 현재는 자신이 운영하던 페이지를 통해 다시끔 꿈틀 거리고 있다. 언젠간 본인이 생각하는 것을 실행에 옮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한명은 나의 오래된 친구 D이다.
최근에야 연락을 자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누구보다 창업을 해보겠다는 말을 많이 했었던 친구였다.
그래서 꼭 알려주고 싶었다. 생각보다 반갑게 연락을 받아주었고, 진심으로 응원해주어서 좋았다.
진심을 담은 카톡이란게 이런 거였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2018년 8월 31일

조금은 부족한 인수인계 시간을 가지고 회사 이사날에 맞추어 결국 이 날 퇴사를 했다.
2시쯤 회사에서 쓰던 모든 계정을 지우고 노트북도 공장 초기화를 하고 나니, 더 이상 할 게 없었다.
아무것도 안하고 회사에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머쓱해서 밖으로 나가 생각나는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통상 뭘 할거냐는 질문이 대다수였고, 응원을 해주었다.
이미 사업을 하고 있던 분은 경제, 경영학적 지식도 없이 시작하는건 조금은 무모하지 않느냐라며 걱정을 하셨다.
같이 하는 공동창업자가 실무 경험도 없는데,괜찮겠냐는 말도 들었다. 근데 뭐 나도 해봤자 1년 4개월 다닌게 전부인데 뭐....
조금은 극단적이지만 , 너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느냐며 내가 너보다 100배 더 나은 사람인데
이렇게 조언해주는 것도 안 듣는걸 보면 너는 나를 허접쓰레기로 보고있는 것이다 라고 해준 사람도 있었다.
물론 취했기 때문에 저런 소리를 했던 건데, 쨌든 맞는 말이었다. 그런 걱정을 들어도 이미 나는 답정너였다.
나는 하기로 했고, 이제와서 결정을 번복할 생각도 없었다. 그저 들으면서 다양한 반응을 기록해두었다.

조언과 격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조언은 주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 를 전제로 시작이 되었다.
그럼에도 선택은 너가 하는 거고, 다른 옵션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줄 뿐이라는 느낌이었다.

격려는 그런 것이 없었다. 뭘 하던 너의 선택을 존중하며 성패와 관련 없이 응원한다는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조언과 격려를 듣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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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입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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